제약업계, 年 9조원 '글로벌 통풍치료제' 시장 잡아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10.31 13:59
[에너지경제신문 이나경 기자] 통풍치료제 시장이 제약업계의 새로운 블루오션 시장으로 떠오르면서 제약사들이 앞다퉈 통풍치료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통풍 환자는 매년 빠르게 증가해 지난 해 기준 45만명 이상이 앓고 있는 병이다.

글로벌 통풍 치료제 시장 역시 빠르게 커가고 있는 추세다. 10월 31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그랜드 뷰 리서치’에 따르면 현재 3조원 선인 글로벌 통풍 치료약 시장 규모는 오는 2025년엔 약 9조 6000억원 대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풍은 ‘바람만 닿아도 엄청난 통증을 느낀다’는 뜻으로 잦은 육류 섭취와 과음ㆍ과식 등으로 관절 부위 등에 요산이 쌓여 염증 반응과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식습관이 주된 원인으로 남녀노소 연령대에 상관없이 걸릴 위험이 있지만 국내엔 아직까지 마땅한 치료약이 없는 상태다.

하지만 최근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통풍치료제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국내 기업들이 하나 둘 씩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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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W중외제약은 지난9월 27일 중국 난징시에 위치한 난징 심시어 동유안 파마슈티컬 본사에서 심시어와 통풍 치료제 URC102에 대한 라이선스-아웃 계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JW중외제약 이성열 개발본부장, JW중외제약 신영섭 대표, 심시어 회장 런찐성, 심시어 COO 장쳉, 심시어 개발총괄책임자 왕펭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JW중외제약은 최근 자사가 개발 중인 통풍치료제 ‘URC102’를 중국 심시어 파마슈티컬 그룹의 계열사인 난징 심시어 동유한 파마슈티컬에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JW중외제약에 따르면 URC102은 요산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는 ‘배출저하형’ 통풍에 유효한 신약후보물질로 요산 배출을 촉진하는 작용기전을 갖고 있다. 또 총 140명의 통풍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URC102의 임상 2a상에서 높은 안전성과 혈중 요산수치 감소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현재는 국내에서 임상 2b상을 진행 중에 있다.

중국은 전 세계 통풍치료제 시장에서 약 4%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인 만큼 이번 기술수출로 중외제약은 다른 국가에 대한 기술 수출 역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성열 JW중외제약 개발본부장은 "잠재적 성장성을 고려해 중국을 1차 타깃으로 전략적 기술 제휴 사업을 전개해 왔다"며 "최근 통풍 치료제의 부작용 이슈로 안전하고 효과적인 신약에 대한 수요가 높고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만큼 URC102의 글로벌 진출 기회를 더욱 다각적으로 모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LG화학도 통풍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화학 생명과학 사업본부는 지난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통풍치료제 신약 후보물질 ‘LC350189’의 임상 2상 시험 계획을 승인 받았다.

LC350189는 요산 형성에 관여하는 단백질인 잔틴산화효소를 억제하는 신약이다. 전임상과 임상1상에서 1일 1회 복용으로도 최적화된 효능을 보여줬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또 LC350189는 반복된 약물 복용에서도 간독성과 심혈관 질환 위험도가 상승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높은 안전성을 보일 것으로도 기대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올해 안에 임상 2상 시험에 착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임상시험은 미국 보스턴에 있는 LG화학의 글로벌 이노베이션 센터에서 주도한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설립된 글로벌 이노베이션 센터는 임상개발, 보스턴 바이오 인프라를 활용한 혁신기술 도입과 글로벌 신약개발 교두보 역할을 맡고 있다.

LG화학은 이러한 바이오 인프라를 활용해 자체 개발 및 외부 도입 신약과제의 글로벌 상업화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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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은단

고려은단과 광동제약은 통풍 치료제를 대체할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을 개발 중이다.

우선 고려은단은 천연물을 통해 통풍을 유발시키는 요산 농도를 억제할 수 있는 ‘섬쑥부쟁이’를 이용해 제품개발에 나서고 있다. 섬쑥부쟁이는 울릉도에서 자생하는 식물로 동물에게 섭취하게 한 결과 혈중과 소변에서 요산이 억제되는 것을 확인됐다고 회사측이 설명했다. 현재 고려은단은 이러한 섬쑥부쟁이 기능을 바탕으로 기전 연구와 안전성을 비롯한 다양한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고려은단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통풍 환자가 늘어나며, 이와 관련한 제품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는 만큼 자사에서도 섬쑥부쟁이를 이용한 제품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그 필요성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시간이 걸리더라도 신뢰성 있는 연구 결과를 선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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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동제약

광동제약은 한약 약재로 쓰이는 익지인을 활용해 요산 배출에 도움을 주는 건강기능식품을 개발하고 있다.

광동제약이 요산 수치를 조절하기 위해 선택한 익지인은 생강과 식물인 익지의 익은 열매를 말린 약재다. 한방에서는 익지인이 신장을 따뜻하게 하고 소변량을 줄여주는 효능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익지인은 천연물에서 유래됐기 때문에 안전하고 원료 공급이 쉽다"면서 "이 건기식이 기존 통풍 치료제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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