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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현지시간) 미시시피에서 유세 랠리를 펼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내년 11월 3일에 치러질 미 대선이 1년 남은 가운데 주지사나 주의회 의원을 선출하는 지방선거가 미국 4곳의 주에서 시작됐다.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과 민주당의 대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이번 지방선거는 민심의 현주소를 가늠할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를 의식한 듯 주요 선거지역을 직접 방문해 지지유세를 벌이는 등 후보자 지원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자신의 경제적 성과를 부각하는 반면 민주당의 탄핵 추진이 부당하다며 보수층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민주당 역시 이번 선거를 민심의 향방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이벤트로 보고 존 바이든 전 부통령을 비롯한 주요 대선 주자들이 유세에 나서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실정을 적극 부각하는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투표가 시작된 곳은 버지니아, 뉴저지, 미시시피, 켄터키 등 4개 주(州)다. 미국의 50개 주 대부분은 짝수 연도로 선거일정을 통일시켰지만 이 4개 주에 이어 오는 16일에 주지사 선거가 치러지는 루이지애나 주까지 합한 총 5개 주는 홀수해에 선거를 고집하고 있다.

특히 이번 선거에 주목할 지역은 주의회 선거가 치러지는 버지니아 주로 꼽힌다. 뉴욕타임스(NYT) 등의 주요 외신들은 버지니아 주를 이번 지방선거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끄는 지역으로 거론했다. 대선을 1년 앞두고 실시되는 버지니아 선거는 대선 전초전이란 평가를 받아왔다. 실제 지난 2007년 민주당은 상원 다수석을 차지했는데 그 이듬해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된 바 있다. 반면 버지니아 주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대선 때 미국 남부 주 중 유일하게 패배한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재 버지니아에서 상원 20 대 19, 하원 51 대 48 등 공화당이 다수석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버지니아가 공화당, 민주당 어느 쪽에 일방적으로 기울어 있는 주가 아니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법원의 선거구 개편 지시에 따라 버지니아의 몇몇 선거구가 민주당에 유리하게 바뀌었다며 민주당 우세를 예상했고, NYT도 상하원 모두 민주당이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주요 선거지 유세에 나섰지만 버지니아 주는 방문하지 않았다.

같은 날 선거가 시작된 미시시피와 켄터키 주는 공화당 강세 지역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공화당 우위가 재확인되는지 아니면 민주당의 반전 가능성이 나올 수 있는지 주목된다. 2016년 대선 당시 두 주에서 승리를 거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과 4일에 각각 미시시피, 켄터키를 찾아 유세 랠리를 펼쳤다.

미시시피는 1999년 이후 민주당이 주지사 선거에서 승리한 적이 없는 곳으로, 현재 공화당 테이트 리브스 부지사와 민주당 짐 후드 주 법무장관이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더힐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리브스가 근소한 차로 앞서고 있다며 후드의 이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시시피 유세 랠리에서 주지사 선거에 대해 "이가(주지사 선거) 공화당과 민주당의 박빙 양상으로 펼쳐지고 있는 게 믿기지가 않는다"고 밝혔다. 미시시피는 이날 주 의회 선거도 치른다.

공화당 우세지역으로 거론되는 켄터키 주에서는 현역인 공화당 매트 베빈 주지사와 민주당 앤디 베셔 주 법무장관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자당 후보가 앞섰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주 의회 하원 선거를 하는 뉴저지는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지역이며 현재 민주당이 주 하원 80석 중 54석을 차지하고 있다. 더힐은 "뉴저지 선거의 관심사는 민주당의 다수석 여부가 아니라 ‘압도적’으로 다수석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여부"라고 평가했다.

다가오는 16일에 실시되는 루이지애나 주지사 선거도 주목해볼만 하다. 루이지애나는 전통적인 공화당 텃밭이었지만 과거 2015년 주지사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당 상징인 파란색 깃발을 꽂는 이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인 존 벨 에드워드 주지사와 사업가 출신인 공화당 에디 리스폰 후보가 맞붙을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에디 리스폰 공화당 후보자는 성공한 사업가이며 앞으로 나와 함께 일자리를 창출하고 수정헌법 제2조(총기 소지의 자유를 보장하는 조항)을 보호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에드워드 주지사는 6일(현지시간) 밤에 각각 랠리를 펼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들 5개 주 선거의 투표율이 20~30%대로 너무 낮아 정확한 민심을 확인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례로 2016년 대선 때 버지니아 투표율은 72%였지만 1년 전인 주 의회 투표율은 29%에 불과했다. 켄터키 역시 2015년 주지사 투표율은 31%였지만 이듬해 대선 때는 59%로 올라갔다.


◇ 美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 양자 가상대결서 패배"


(왼쪽부터)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이렇듯 미국 민심의 향방을 확인할 수 있는 지방선거가 개시됐지만 정작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전 부통령,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 민주당 주요 대선주자들과의 양자 가상대결에서 약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이 지난달 27∼30일(현지시간) 전국 성인 1003명을 대상으로 유·무선전화(오차범위 ±3.5%포인트) 방식으로 실시, 5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선두권 후보 5명과의 양자 가상대결에서 모두 진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든 전 부통령과의 맞대결에서는 56%대 39%로 17%포인트 격차를 기록했고, 워런 상원의원과는 55%대 40%(15% 포인트 차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는 55%대 41%(14%포인트 차이)로 각각 뒤졌다.

성별로는 남성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전 부통령의 지지율이 47%로 ‘동률’이었다. 여성의 경우 바이든 전 부통령 지지율이 64%로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33%)을 크게 앞질렀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92%, 트럼프 대통령이 5%의 지지를 각각 얻었고, 공화당 지지층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이 80%, 바이든 전 부통령 지지율이 17%로 조사됐다.

무당파의 경우 바이든 전 부통령 지지율이 56%,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이 39%로, 전체 평균치와 같은 수치를 기록했다. 무당파가 지난 대선에서는 46%대 42%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승리를 안겨주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전 대통령에 17% 포인트 차이로 밀리는 등 무당파의 이탈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졸업장이 있는 백인 고학력층에서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57%대 41%로 앞섰고, 백인 저학력층에서는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57%로 바이든 전 부통령(39%)을 앞질렀다. 백인이 아닌 유권자 가운데서는 바이든 전 부통령 지지율이 79%로,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16%)을 큰 차이로 따돌렸다.

이와 관련 WP는 "지난 대선 당시 백인 저학력층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36% 포인트의 큰 차이로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압도, 대선 승리의 주요 공신이 됐지만 이번에는 그 차이가 절반(18% 포인트)으로 줄어든 게 특징이다"고 평가했다.

또한 ‘정직과 신뢰’, ‘대통령직 수행에 적절한 성격과 기질’ 등에서는 각각 31%, 36%의 응답자만 긍정적으로 답했다. ‘정치적 거래에 능함’, ‘워싱턴에 필요한 변화를 가져옴’ 등의 항목에서는 각각 40%, 42%가 ‘그렇다’고 답변했다. 반면 경제분야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을 얻었다. 응답자 중 44%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경제가 호전됐다고 답했고 불과 22%만 더 나빠졌다고 답변했다.

현재 민주당이 하원에서 진행 중인 탄핵 조사가 지지 성향 변화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 연장 선상에서 공개 청문회를 비롯, 이후 진행될 탄핵 추진 과정에서 트럼프 진영 및 반(反)트럼프 진영 내에서 각각 균열이 생길 것인가 여부도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실제 이번 조사는 지난달 31일 하원의 ‘탄핵 조사 절차 공식화’ 결의안 가결을 앞둔 시점에서 이뤄졌다.

다만 미국 대선은 유권자가 대통령을 직접 투표하지 않는 대신 선거인단을 뽑고 이들이 대통령을 선출하는 간선제인 만큼 여론조사만으로 대선의 향방을 가늠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2016년 대선 당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지만, 결과는 트럼프의 승리라는 이변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힐러리는 일반 국민 총득표 수로 트럼프보다 280만표 이상 앞섰지만, 트럼프가 선거인단 투표에서 304대 227로 힐러리를 누르면서 결국 제 45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 요인으로는 여론조사에서 감지되지 않은 지지층 ‘샤이 트럼프’가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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