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노노 재팬’ 열풍이 수입차 시장을 덮쳤다. 지난달 일본 브랜드 차량의 국내 신규등록대수는 1977대로 전년 동월(4756대) 대비 58.4% 급감했다. 일부 업체가 최대 1500만 원에 달하는 ‘폭탄 할인’ 공세를 퍼부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참담한 실적이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 7월 국내에서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이 시작된 이후 계속되고 있다. 8월과 9월 일본차 판매는 각각 1398대, 1103대에 머물렀다. 작년보다 각각 56.9%, 59.8% 빠진 수치다. 전시장이 ‘개점 휴업’ 상태에 돌입했다는 앓는 소리도 곳곳에서 들린다.

의아한 점은 판매가 ‘반토막’난 일본차보다 미국 브랜드의 판매가 저조하다는 것이다. 지난달 일본차가 1977대 신규 등록될 동안 미국차는 1882대 팔리는 데 그쳤다. 올해 누적으로 보면 판매가 각각 3만 634대, 1만 6575대로 격차가 크다.

11월 현재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가입한 브랜드는 총 23개다. 이 중 유럽 브랜드가 15개로 가장 많고, 판매 비중도 80%에 육박한다. 일본은 5개, 미국은 3개다. 일본의 경우 토요타·렉서스, 닛산·인피니티 등 한 지붕 아래 있는 회사들이 별도로 등록된 숫자다. 미국은 반대로 포드·링컨 브랜드를 함께 묶어 집계한다. 경쟁 환경이 비슷하다는 뜻이다.

미국차 경쟁력이 떨어지는 탓일까? 미국은 헨리 포드가 모델T를 양산했던 자동차 종주국이다. 세계 최대 자동차 그룹사 중 하나인 제너럴모터스(GM)가 버티고 있고 포드, FCA 등도 좋은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일본차와 미국차의 격차는 국내 운전자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디테일’에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대표 완성차 기업인 현대자동차는 고객들의 편의를 최우선가치로 여기며 차량을 개발해왔다. 여기에 익숙해진 우리 운전자들은 편리한 자동차를 원한다.

실내 디자인이 깔끔해야 하고 공조장치 등 버튼 조작이 쉬워야한다는 점 등이 대표적이다. 주차 이후 사이드미러가 저절로 접히는 기능이나 고품질의 내비게이션도 필수 조건이다.

이런 상황에 일부 미국 브랜드들은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을 맞추는 데 소홀했다는 평가다.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가 많은 한국의 특성을 고려해주지 않은 것이다. 미국차 불매운동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일본차에 밀리고 있다. 사이드미러가 자동으로 접히는 기능을 추가하거나 방향지시등 색깔을 노란색으로 바꾸는 ‘수고’를 귀찮아했던 결과다.


[에너지경제신문=여헌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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