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화수소·수전해, 빠른 속도로 전략 업그레이드 계획…수소사업, 선제적 나서야
미국에 대한 전략적 투자 고려 시점…가스배관망, 차별 없는 이용 환경 만들 것
[에너지경제신문 김연숙 기자] 한국가스공사 채희봉 사장이 발표자로 나선 9일 에너지미래포럼 간담회에는 약 200여명의 업계 관계자들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이날 채 사장은 'KOGAS(한국가스공사)의 신사업 전략'을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하지만 청중의 관심은 어느 하나에 국한되지 않았다. 가스공사와 LNG산업을 둘러싼 다양한 이슈가 연단과 플로어 사이를 풍성하게 오갔다. 이날 제기된 다양한 질의와 채 사장의 답변을 인터뷰 형식으로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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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열린 에너지미래포럼에서 LNG산업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고 있는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 |
◇ 오늘의 주제가 'KOGAS 신사업 전략'이다. 신사업을 추진하면서 가스공사 사장으로서 느낀 소회는.
신사업 측면에서 가스공사는 공기업으로서 단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 프로세스가 오래 걸린다. 내·외부 절차가 강화되면서 새로운 사업 진출에는 1년 이상의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신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가질 수밖에 없다. 민간보다 빠른 의사결정으로의 회복, 새로운 사업기회 포착, 더 빠른 인식의 변화, 환경에 대한 중요한 판단에 선행돼야 한다. 적자생존이 아니라 흑자생존이 필요하다.
가스공사는 친환경에너지 사업 관련 비즈니스에 효과적으로 진출하는 게 중요하다. 미세먼지와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 LNG벙커링, LNG화물차, 수소연료전지 사업 등을 신사업으로서 추진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특히 수소사업의 경우 국내 정책적 측면도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이와 관련된 발전과 진전이 있었다. 수소사업에 대한 보다 선제적인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 수소인프라는 가스공사의 공급관리소, 생산기지 등을 이용하고 배관 통한 수송비용 절감에 초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액화수소, 수전해의 경우 조금 더 빠른 속도로 전략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 부분에서 추가적으로 검토, 보완할 계획이다.
새로운 길은 개척하는 자의 몫이고 개척은 우리의 DNA에 새겨져 있다. 앞으로 가스공사의 성장과 함께 더욱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 개별요금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가스공사의 정책방향이나 보완계획에 대해 설명해 달라.
개별요금제 문제는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쟁점이 됐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현재의 풀요금제(평균요금제) 아래서는 가스공사가 새로운 직수입 수요와 경쟁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신규 발전용 가스수요와 효과적으로 경쟁하기 위해서는 개별요금제가 필수불가결한 선택이다. 그 과정에서 직수입사업자, 기존 풀요금제를 적용받는 사업자들이 어려움 호소하는 것 또한 잘 알고 있다. 연말까지 개별요금제 방향을 마무리하는데 있어서 제기된 사항들을 논의해 가면서 어려움 해소방안을 찾고, 이를 정부에 건의해 개별요금제 도입이 안착할 수 있도록 CEO로서 최선을 다하겠다.
◇ 가스공사는 해외에서 국가 차원에서 많은 역할을 할 것 같다. 가스공사의 해외사업에 대한 계획은.
무엇보다 해외사업에 대해서는 국회나 정부에서도 상당히 비판적 시각이 있고, 국민적 우려도 있기 때문에 (관심 있게) 들여다봤다. 그 결과 그동안 해외사업과 관련해 투자결정 과정에서 미스가 있었고, 막대한 손상 및 손해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현재는 다양한 구조조정 과정을 거쳐 어느 정도 손상은 덜어낸 상태다. 해외사업에 대한 흑자구조, 기본적인 구조조정은 완료된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
해외사업은 과거 가스공사가 새로운 사업을 선점하는 의미에서 경제성에 대한 정밀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고 진행돼 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러한 실수나 잘못된 의사결정을 다시 되풀이 하게 되면 치명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과거 가스공사가 독점적 지위를 유지할 때는 (손상부분을) 전가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 경쟁체제가 되면 더 이상 전가할 수 없다. 효율적인 경쟁에 대한 정밀한 판단이 중요하다.
가스공사가 갖고 있는 해외사업 성공 케이스는 모잠비크 사업인 것 같다. ENI와 함께 탐사에 들어가 좋은 성과 거뒀고, 엑손모빌 참여하면서 효율적인 비즈니스 구조를 만들었다. 모잠비크 사업은 상당히 중요한 성과를 가져온 사업으로 평가하고 싶다. 향후 제2의 모잠비크 사업을 발굴하는 게 중요하다. 탐사 단계에서부터 메이저기업과 같이 참여하고, 중하류사업까지 이어지는 성공스토리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민간의 직수입 사업과 차별되는 부분으로 가스공사의 전략적 역할이 미흡하다는 생각이 든다. 가스공사는 공기업으로서 어떠한 국가적, 전략적 분야에 초점을 맞춰 접근하는 게 필요하다.
미국의 경우 셰일가스라는 기회가 있었다. 2007년부터 셰일가스 붐이 일었는데 이에 대한 가스공사의 전략적 투자가 없었다는 판단이다. 미국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고려해야 하는 시점이다.
미국은 러시아나 타 국영석유회사가 주도하는 LNG프로젝트와 다른 모습으로 전개된다. 플레이어가 다양하고, 엑손모빌 등 다국적기업이 참여하며, 펀드 및 EPC 등도 함께하는 등 다양한 특징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각자 진출분야에서 경쟁력을 바탕으로 다른 분야의 리스크를 헷지하고, 어떻게 비용의 안정성을 가져오느냐는 치열한 비즈니스 이노베이션이 전개되고 있다. 파나마 운하와 관련된 수송문제 등 기본적인 한계는 있지만 미국시장은 대규모 셰일가스를 비즈니스로 활용하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좋은 옵션으로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카타르, 러시아 등의 경우는 실제 LNG 도입에 초점을 맞추고, 미국은 운영 및 투자와 관련된 다른 옵션을 가질 수 있다. 미국과의 전략적 접근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러시아의 경우도 가즈프롬 일변도의 시장화가 아니라 플레이어의 다양화를 보이고 있다. 로즈네프트 등에서 LNG프로젝트의 효율적인 추진이 이뤄지고 있고, 민간 차원에서 LNG 프로젝트 추진 노력도 벌여진다. 효율적인 다양한 플레이가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시장의 변화다.
이러한 노력들이 아시아 시장에서의 LNG 수요 증가부분을 겨냥하면서 타겟팅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카타르, 미국, 러시아 등은 과거 경쟁적 조건으로 LNG를 도입(수출)할 수밖에 없었으나, 최근의 다변화와 경쟁 등은 아시아 시장에서의 기회포착의 움직임과 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시장도 변화하고 있다.
앞으로는 국내 기업과 협력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팀코리아로서 상호간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가스공사는 그동안의 LNG 도입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로 시야를 돌릴 수 있는 경험이 축적됐다고 생각한다. 다른 민간기업과 함께 공동으로 (해외에) 진출하면서 공기업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며, 민간이 사업기회를 찾는데 사업 파트너로서 기여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하겠다.
◇ 배관망 등 인프라 사용에 있어서 보다 공개적인 운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가스공사의 인프라 운영방안에 대해 설명해 달라.
가스배관망의 경우 산업 속성상 민간이 참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가스공사가 계속 할 수밖에 없는 분야다. 훨씬 투명하고 차별 없는 접근, 시기의 유연한 접근이 보장되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LNG) 도입도 마찬가지지만 가스공사는 공기업으로서 일종의 코리아팀의 중요한 역할(리더)을 해야 하는 기업이다. 외부 시각에서는 가스공사가 지나치게 진입제한에 목적을 두고 정책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다. 시장영역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의 타 플레이어와 협력하면서 공동사업 해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공기업으로서의 책무는 다양한 민간기업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도록, 정책을 소비자 지향적으로 해 나가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직수입 활성화에 따라 배관 관련 중요한 사안이 대두되고 있는 만큼, 향후 공격적으로 해 나가도록 하겠다.
◇ 수소 원가경쟁력에 대한 논란이 있다. 상대적으로 비싼 천연가스로 수소를 생산하면 문제가된다는 시각이다. 연구개발 차원의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수소 관련 사업의 경우 보다 정밀하게 사업계획을 다듬고 있는 단계다. 수소와 관련해 국가적으로 논란이 있는 것 같다. 수소가 전체 에너지에서 어느 정도의 역할 할 것이냐, 시기상조 아니냐 하는 회의적 시각이 있는 게 사실이다.
현대자동차를 생각해 보자. 현대차의 수소차에 대한 막대한 드라이브는 단순히 정책 때문 아니라 시장에서 수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물론 천연가스 개질을 통한 수소생산은 한계다. 온실가스 저감, 비용 면에서 문제가 있다. 현재 단기적인 전략은 거점형 생산시설 통한 대형화를 통해 수소생산비용 낮추고, 수요 밀집지역에는 배관 통해 저렴한 비용으로 수소를 보내는 것이다. 수도권 등 수요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해 나가는 전략이 중요하다.
2030년 이후 수소액화 사업에 대한 계획은 있지만 정밀한 전략은 없다. 일부는 자체 개발하고, 일부는 아웃소싱 등을 할 생각이다. 수전해, 액화 부분은 정밀하게 설계 중이다.
현재 전기차, 수소차 중 어떤 것이 더 효과적인 전략이냐 하는 문제가 있지만, 수소산업 측면에서는 선제적인 투자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KC-1(한국형 화물창)도 마찬가지다. LNG선 화물창에 대해 설계비 100억 원씩을 지급하던 상황에서 현재는 KC-1 개발을 통해 8억 원 정도 받고 하는 수준이 됐다.
◇ WGC(세계가스회의) 2021에 대한 준비상황은 어떠한가. 업계에 부탁이 있다면.
올해 미국 가스텍을 가 보니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중간 CEO들이 네트워킹을 형성하고, 관련 기업들이 비즈니스 맺는 등 짜임새 있게 진행되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미국기업에게 비즈니스 기회를 준 것이라 생각한다.
WGC 2021은 한국 가스 산업계가 글로벌 밸류체인 있는 인터네셔널 플레이어들과 중요한 비즈니스를 맺을 수 있는 중요한 자리가 될 것이다.
미국에서 자국 내 기업에게 비즈니스 기회를 주기 위해 짜임새 있게 진행되는 게 인상 깊었다. 우리도 전 가스 산업계가 결집해서 함께 펀딩에 나서고, 비즈니스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가스공사가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