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토막' 반도체 업계, 4분기 실적도 흐림…반등 언제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11.13 15:37

영업익 삼성전자 38%·SK하이닉스 90% 감소 전망
업계 "4분기∼내년 상반기, 흐린 뒤 갬"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홍보관 딜라이트에서 어린이들이 반도체 웨이퍼를 구경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올 들어 3분기까지 실적이 지난해의 ‘반토막’ 수준으로 줄어든 반도체 업계가 4분기 실적도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반도체 경기는 4분기에 바닥을 찍고 내년 상반기 회복세에 접어들 전망이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전망한 삼성전자의 올 4분기 영업이익 예상치 평균(컨센서스)은 현재 6조 6796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0조 8006억 원)과 비교해 38.1% 감소한 것으로 1분기만에 다시 7조 원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지난 1분기 6조 원 초반대까지 급감했다가 지난 3분기 다시 7조 원대를 넘어서며 3분기 연속 상승세를 보여왔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계 2위 SK하이닉스도 사정은 비슷하다. 시장은 SK하이닉스의 올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0% 이상(90.8%) 곤두박질하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4000억 원대를 가까스로 유지할 것으로 점쳐진다. 매출은 같은 기간 30% 이상 감소하며 수익성도 크게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업계는 미·중 무역 분쟁과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해 지난해 4분기부터 실적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경기 침체로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제품 소비가 줄어든 데다 최대 고객인 글로벌 데이터센터 기업들도 투자를 중단하면서 재고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에 직접적인 큰 영향을 주는 메모리 가격이 요동을 치며 급감하면서 방어막이 무너졌다.

여기에 해결 기미가 안 보이는 미·중 무역 분쟁은 여전히 세계 경기에 불확실성을 드리우고 있다.

반도체 업계는 다만 업황이 올 4분기를 기점으로 반등해 내년 상반기부터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세계 주요 국가에서 세계 각국의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가 본격화된다는 예상에 기댄 것이다.

미국은 올해부터 시작된 5G 연결망 구축이 내년에도 지속 확대되며, 일본은 도쿄 올림픽을 기점으로 5G 상용화에 나설 예정이다. 따라서 5G 서비스에 필요한 스마트폰과 사물인터넷(IoT) 등 IT·가전제품뿐만 아니라 데이터 사용량 증대에 따른 데이터센터 구축도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도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 내년에 경기가 회복되며 수출도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1일 ‘수출상황 점검 회의’를 통해 "반도체 가격 회복 수반, 수주 선박의 인도 본격화가 뒷받침된다면 수출은 내년 1분기에 플러스로 전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반도체 업황 반등 시기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린다. 지난 7월부터 석 달 간 하락을 멈췄던 D램 반도체 가격이 지난달 다시 추락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디램 익스체인지에 의하면 PC에 주로 쓰이는 DDR4 8기가바이트(GB) D램의 개당 가격은 이달 현재 평균 2.83달러로 지난 9월보다 4.4%나 떨어졌다. 지난해 9월 8.19달러의 3분의 1 수준이다. 이 때문에 올해 반도체 수출 물량이 전년보다 5% 늘었음에도 수출액은 26%나 급감하며 수출 실적이 11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증권가 일부에서도 D램 재고가 완화되고 있지만 본격적인 회복 국면이 늦어질 수 있다는 이유로 반도체 업황 개선에 신중론도 제기된다. 더욱이 세계 경기를 위축되게 만드는 미중 무역 분쟁과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도 업계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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