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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정보기술(IT)과 금융업계 간 ‘합종연횡’이 활발하다. 금융 시장이 디지털 플랫폼화 되면서 IT 업체들은 모바일 기기 등을 활용해 사용자 경험을 확대할 수 있고, 금융사들은 디지털 금융 시대에 소비자 접근성이 떨어지는 약점을 보완해 소비자·투자 유치 등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이다.


◇ 구글·씨티그룹, 예금 계좌 서비스 운영

14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검색 업체 구글이 내년부터 미국에서 수표 발행에 나선다. 구글이 씨티그룹, 대출업체 스탠퍼드 연방 크레딧 유니언 등 금융 기업과 손잡고 일반 소비자에게 당좌예금 계좌 서비스를 운영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해당 서비스는 구글의 이름 대신 금융기관의 이름을 붙여 출시될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다만 계좌 개설과 운용을 위한 수수료를 부과할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현지 시장에서는 앞서 구글이 운영중인 간편결제 서비스 ‘구글 페이’가 단순히 신용카드 등 결제 플랫폼 서비스 제공에 초점이 맞춰져 있던 것을 감안해 "대형 IT 기업이 진출한 금융 서비스 가운데 가장 대담한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WSJ는 미국 대형 은행 가운데 하나인 씨티그룹이 이번 구글과의 협업으로 디지털 분야를 강화해 경쟁사 JP모건 체이스보다 지점 수가 훨씬 적은 약점을 딛고 예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 네이버·카카오, 금융 사업 확장 잰걸음

국내 업계 간 움직임도 분주하다. 국내 최대 포털인 네이버는 지난 1일 자사 간편결제 사업부문인 네이버페이를 별도 법인 네이버파이낸셜로 분사하며 미래에셋대우와 손잡고 금융 시장에 본격 진출을 선언했다.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파이낸셜에 5000억 원 이상을 투자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당장 내년부터 ‘네이버 통장’을 시작으로 예·적금, 주식, 보험, 신용카드, 후불 결제 등으로 사업을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네이버페이로 음식 값을 지불하는 ‘테이블 주문’ 기능 등 네이버페이의 오프라인 시장 공략도 본격화해 금융 플랫폼이 되겠다는 복안이다.

시장에서는 네이버가 4000만 명 이상의 회원을 기반으로 국내 금융 시장에 파급 효과를 불러 일으킬 것으로 보고 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달 31일 올해 3분기 실적 설명회(콘퍼런스 콜)에서 "미래에셋과 협업해 경쟁력 있는 금융 상품을 개발하며 금융 사업의 기반을 키우겠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다만 카카오뱅크처럼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네이버는 올해 초 인터넷전문은행 등 은행업에 진출하지 않을 것임을 공식화한 바 있다.

네이버가 금융 사업을 확장하면서 ‘포털 맞수’ 카카오와의 대결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카카오는 일찌감치 국내 모바일 금융 시장에서 혁신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활용해 금융 사업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간편결제 서비스 카카오페이의 올 상반기 거래액만 22조 원에 달한다.

아울러 카카오는 여전히 금융사와 합종연횡을 거듭하고 있다. 카카오페이가 바로투자증권 인수를 목전에 두고 있다. 금융 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면 송금·결제를 넘어 증권업에도 진출하게 되는 셈이다. 최근에는 손해보험사 삼성화재와 손잡고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을 추진중이다.


◇ 생존 방식의 결과…"소비자에게 유리한 환경"

IT·금융 업계의 이 같은 움직임은 급변하는 IT·금융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터득한 생존 방식의 결과이기도 하다. IT 기업의 경우 공인인증 절차 같은 번거로운 본인 확인 절차를 줄인 편리함을 기반으로 소비자에게 맞는 금융 상품을 추천해 금융사에서 중개 수수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금융사는 모바일 금융 시대에 가속화하는 오프라인 고객 이탈을 막을 수 있어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특히 이미 국내 시장에 안착된 간편결제 서비스의 경우 ‘100조 원 시대’를 바라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의하면 지난해 기준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 전체 이용액은 80조 1453억 원에 달한다. 이는 1년만에 60% 이상 성장한(지난해 50조 510억 원)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보다 편리하고 유용한 서비스를 찾기 마련"이라며 "앞으로 금융 시장은 소비자에게 좋은 환경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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