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사모펀드 판매잔액 7월부터 감소세...증권사는 잔액 '쑥'
당국 '고위험 금융상품 종합개선 방안' 발표...격차 더 커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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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증권가.(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
금융당국이 파생결합펀드(DLF) 손실사태를 계기로 은행을 대상으로 고난도 사모펀드 판매를 제한하는 내용의 규제를 단행하면서 증권사들이 본격적으로 반사이익을 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의 사모펀드 판매는 올해 7월부터 계속해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9월 말 현재 은행의 사모펀드 판매잔액은 27조7570억원으로 전월보다 2.9% 줄었다.
은행의 사모펀드 잔액은 8월 1.4% 감소한데 이어 9월에는 감소 폭이 확대됐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이 주로 판매한 해외금리 연계형 DLF에서 수천억 원의 손실이 발생하자 예·적금 등 안정적인 금융상품을 취급하는 은행이 고위험 사모펀드를 판매하는 것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
이로 인해 은행권을 중심으로 사모펀드 판매도 위축됐다. 실제로 우리은행의 경우 사모펀드 판매 잔액이 7월 말 7조5533억원에서 9월 말 6조2122억원으로 1조3000억원(17.8%)가량 급감했고, KEB하나은행은 같은 기간 3조8301억원에서 9월 말 3조5566억원으로 2735억원(7.1%) 감소했다.
반면 증권사는 7월 이후 사모펀드 판매가 증가하면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증권사의 사모펀드 판매 잔액은 7월 말 313조원에서 8월 말 318조원, 9월 말 322조원으로 지속해서 증가했다.
보험사도 사모펀드 판매 잔액이 7월 말 2조9790억원에서 9월 말 3조1838억원으로 늘었다.
파생형 사모펀드 판매잔액 역시 은행은 올해 6월 말 5조2372억원에서 9월 말 4조4865억원으로 7507억원(14.3%) 정도 감소했다. 반면 이 기간 증권사의 파생형 사모펀드 판매잔액은 7월 말 25조3875억원에서 9월 말 26조4514억원으로 1조639억원(4.2%) 증가했다.
앞으로 은행과 증권사 간의 사모펀드 판매 격차는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최근 은행의 고난도 사모펀드 판매를 제한하는 내용의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이번 방안으로 은행은 향후 파생상품에 투자하면서 원금 손실 가능성이 20~30% 이상인 고난도 사모펀드는 판매할 수 없게 된다.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등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는 해당하지 않고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사모펀드가 주요 대상이다.
금융당국은 은행의 경우 상대적으로 투자자보호 장치가 잘 갖춰진 공모펀드 중심 판매 채널로의 전환을 유도할 방침이다. 대신 은행 고객의 고난도 사모펀드 접근성은 사모투자 재간접 공모펀드로 보완할 계획이다.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