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SW업계 "출혈로 산업기반 붕괴"
삼성SDS "제도적 아무 문제 없어"
"기업보국 취지 어긋나"

삼성SDS, LG CNS


[에너지경제신문 김민준 기자] 2022년까지 총 1200억원을 투입하는 정부의 ‘차세대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디브레인) 구축 사업’이 최근 유찰되면서 차질을 빚게 됐다.

24일 IT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의 디브레인 구축 사업이 IT서비스 업계 라이벌 삼성SDS와 LG CNS가 치열한 눈치 싸움을 펼치면서 결국 LG CNS가 입찰을 포기해 유찰됐다. 기재부는 오는 26일까지 마감을 연기해 다시 사업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디브레인 사업은 올해부터 2022년까지 총 1191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17개 분야 재정업무 처리 시스템을 전면 재구축하는 프로젝트다. 연말 공공 IT 시장의 ‘대어’로 꼽히는 이 사업은 삼성SDS·대우정보시스템과 LG CNS·아이티센 컨소시엄이 입찰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져 ‘2파전’이 예상됐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LG CNS가 입찰에 참여하지 않아 결국 사업자 선정이 2주 가량 미뤄졌다. 26일 예정된 재입찰에도 삼성SDS만 단독으로 참여할 경우 기재부는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이에 대해 LG CNS 측은 "경쟁사의 최저가 입찰 등을 고려한 프로젝트 수익성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한 결과 입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서 "26일 재입찰 여부도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이는 삼성SDS가 최저가를 써낸다고 가정해 자신들도 입찰가를 정하면 막상 수주를 해도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려워 입찰을 고민하고 있다는 의미다.

앞서 삼성SDS와 LG CNS는 지난 8월 행정안전부의 ‘차세대 지방세정보시스템 구축 1단계 사업’ 수주전에서 맞붙은 바 있다. 당시 삼성SDS는 공공 소프트웨어 사업의 입찰가격 낙찰 하한율인 80% 수준의 최저가를 써내 가격 점수에서 LG CNS를 큰 차이로 따돌리며 사업을 수주했다.

그동안 소프트웨어 업계는 공공시장에서 적정대가를 받으려면 입찰가 하한율을 90% 수준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 때문에 올해 6년 만에 공공시장에 돌아온 삼성SDS가 첫 사업부터 최저가를 써내면서 저가 출혈 경쟁에 다시 불을 붙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삼성SDS는 제도상 가능한 범위에서 입찰가를 제시했을 뿐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업계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LG CNS는 이번 디브레인 사업에서도 삼성SDS가 최저가를 써낼 경우 서로 출혈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와 관련 IT업계는 정부가 공공 소프트웨어 사업 낙찰 하한율을 80%에서 최소 90%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공공 소프트웨어 사업에서 두 회사 간 기술점수 차이는 1점이 채 되지 않을 것이다. 평가에서 가격 비중은 10%밖에 되지 않지만 불과 소수 점 차이로 성패가 갈리기 때문에 가격에서 승부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정부가 가격으로 눈치작전을 벌이는 상황이 안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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