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만료 이대훈·홍재은·오병관·이구찬 검증 진행…이 행장 '3연임' 무게
NH벤처투자 강성빈 대표 '외부수혈'…새 CEO간 시너지 기대감
▲NH농협금융지주.(사진=농협금융) |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NH농협금융지주가 27일 3차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자회사 4곳의 차기 최고경영자(CEO) 선임 과정을 진행한다.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을 비롯해 홍재은 NH농협생명보험 대표, 오병관 NH농협손해보험 대표, 이구찬 NH농협캐피탈 대표의 임기가 다음달 만료돼 변화냐 안정이냐를 두고 어떤 선택을 할 지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농협금융은 내달 말 NH벤처투자를 출범하며 새로운 변신을 시도한다. 농협금융이 새 조직을 구성하는 만큼 이번에 선임되는 자회사 대표들 간 시너지도 중요한 상황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27일 3차 임추위를 열고 농협은행, 농협생명, 농협손보, 농협캐피탈 차기 CEO 후보군 검증 과정을 이어간다. 농협금융은 15일 첫 임추위를 시작으로 21일 2차 임추위를 열었다. 임추위에서는 약 10명 내외로 숏리스트를 추린 것으로 알려졌으나, 농협금융은 아직 확인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연임 여부에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인물은 이대훈 행장이다. 이 행장은 농협금융 최대 계열사인 농협은행 수장으로, 농협은행은 물론 농협금융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에 ‘1+1’로 2년 임기를 주는 관례를 깨고 3연임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보고 있다. 이 행장은 2017년 12월 1년 임기로 처음 행장에 발탁된 후 지난해 말 1년 연임에 성공해 2년 임기를 채운 상태다.
다만 2012년 농협중앙회 신경분리로 농협은행이 출범한 후 1대 신충식, 2대 김주하, 3대 이경섭 농협은행장 모두 2년 임기를 채우고 자리에서 물러난 터라 이 행장도 같은 수순을 밟을 것이란 예상도 있다. 농협금융만의 특유한 문화가 있는 데다, 은행의 실적 개선이 개인 능력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관례를 따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행장과 함께 최창수 농협금융 부사장, 이창호 농협은행 수석부행장도 후보군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창수 부사장은 임추위 구성원이지만 이번에 농협은행장 후보군에 오르며 임추위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최 부사장은 1988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기획조정실, 금융지점장, 농협은행 지점장 등을 지냈다. 이후 농협중앙회 비서실장 등을 맡았으며 지난해 1월 농협은행 경영기획부문장(수석부행장)으로 발탁된 후 같은해 12월 농협금융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최 부사장은 농협의 대표적인 전략통으로 꼽힌다. 앞서 농협금융 부사장이 농협은행장으로 선임된 전례가 있고, 최 부사장이 농협중앙회와 농협은행을 두루 거치며 경력을 쌓아 차기 행장으로 발탁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임추위 내에서는 이 행장 연임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 행장의 최초 3연임에 긍정적인 얘기가 오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종 선임까지 여러 절차가 남은 만큼 최종 발표가 있을 때까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재은 농협생명 대표와 오병관 농협손보 대표 연임 여부를 두고는 의견이 갈린다. 홍 대표의 경우 농협금융 사업전략부문장을 맡다 지난해 12월 1년 임기로 농협생명 대표로 선임됐다. 농협생명은 지난해 투자 손실로 123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홍 대표가 자리를 옮긴 후 올 들어서는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3분기까지 247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지난해 동기(268억원)와 비교했을 때는 소폭 감소한 수치지만, 지난해 말 대규모 적자와 비교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홍 대표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오 대표는 지난해 말 1년 연임에 성공하며 2년 임기를 채운 상태다. 오 대표는 농협금융 부사장을 맡다 2017년 12월 농협손보 대표로 발탁됐다. 농협손보는 지난해 정책보험 손실로 20억원 흑자를 내는 데 그쳤고, 올해는 3분기까지 40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큰 폭의 실적 개선을 하지는 못하고 있다. 오 대표의 교체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되는 가운데, 외부 인사보다는 내부 인사 중에서 새 대표 후보자를 검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구찬 농협캐피탈 대표는 1년 연임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된다. 이 대표는 지난해 말 농협상호금융 자산운용본부장에서 농협캐피탈로 자리를 옮겨 1년 연임 기회가 있다. 농협캐피탈 순이익은 올해 3분기까지 402억원으로, 전년 동기(416억원)와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연체율은 2%로, 지난해 말(2.43%)과 비교했을 때 건전성이 좋아지는 등 질적 개선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농협금융이 내달 NH벤처투자를 설립하고 변화를 꾀하는 만큼 계열사 새 수장들이 어떤 시너지를 낼 지도 중요한 상황이다. 농협금융은 지난 7일 NH벤처투자 신임 대표로 강성빈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 상무(CIO)를 선임하며 외부수혈을 단행했다. 농협금융의 사상 첫 70년생 CEO다. NH벤처투자는 농업이나 바이오, 신기술 등 특화 스타트업 등에 투자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내달 출범한다.
농협금융 임추위는 내달 24일까지 자회사 대표 후보를 선정해야 한다. 농협금융은 이르면 내달 초나 중순께면 최종 후보자가 선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차기 자회사 대표 최종 후보자는 동시에 발표될 것"이라며 "임추위에서 선정된 후보자들은 농협지주 이사회 보고 후 자회사 임추위와 이사회를 거쳐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된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