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금감원 "DLF 판매 금융사 투자자 손실 최대 80% 배상" 결정

11월 독일국채금리 강세...80% 배상 가정해도 충당금 수백억원 그쳐

내년 예대마진 축소, 사모펀드 판매 규제 등 겹악재 본격화

"마른수건 쥐어짜기...영업점 통폐합 등 비용절감 주력할듯"

(사진 왼쪽부터) 우리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KB금융그룹.(사진=각사)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하나금융지주 등 국내 4대 금융지주들이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대규모 손실 사태에도 4분기 견조한 실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DLF 충당금 적립 규모가 수백억원 수준으로 생각보다 크지 않은데다 대체상품 개발로 손익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내년부터는 금융당국의 사모펀드 관련 규제가 본격화되는 만큼 ‘비용절감’이 국내 금융권의 최대 화두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에서는 하나금융지주가 올해 4분기 영업이익 6893억원, 당기순이익 471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4.1%, 34.8% 증가한 수치다. KB금융지주는 4분기 순이익이 전년보다 193% 급증한 5667억원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신한지주 순이익 추정치는 1년 전보다 16.8% 증가한 6115억원이다. 올해 2월 지주사로 전환한 이후 국제자산신탁 등 4건의 인수합병(M&A)을 단행한 우리금융지주는 4분기 영업이익 4460억원, 순이익 363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하나금융, 우리금융의 경우 올해 DLF 불완전판매로 원금손실이 발생했음에도 4분기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10~11월 독일 국채금리 등 DLF 기초자산 가격이 강세를 보이면서 DLF 수익률도 상당부분 회복한 점이 긍정적이었다. 실제 11월 12일 만기인 독일 국채금리 연계 DLF 상품은 2.2%의 수익이 발생했다. 이는 올해 8월 초부터 지난달 8일까지 손실이 확정된 독일 국채금리와 미국, 영국 이자율스와프(CMS) 금리 연계 DLF 상품 2080억원 규모의 평균 손실률이 52%에 달한 점을 감안하면 양호한 성과다.

금융감독원이 이날 분쟁조정위원회를 열고 DLF 판매 금융사들이 투자손실의 40~80%를 배상하라는 결정을 내리긴 했지만, 배상비율 80%를 가정한다 해도 하나·우리은행이 쌓을 4분기 충당금 적립 규모는 수백억원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나금융지주에 대해 "해외 금리 연계 DLF 판매 잔액 3940억원 가운데 연내 만기상환/중도환매 규모는 약 1000억원 이고 손실률은 약 50% 수준이다"며 "분조위의 배상비율과 불완전판매 비중까지 고려해도 4분기 충당금 적립 규모는 최대 150억원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독일 국채금리가 강세를 보이면서 손실 폭이 많이 축소됐다"며 "개인에 따라 배상비율은 달라지겠지만, 수백억원대의 손실금이 국내 금융지주의 실적의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 금융사들은 2020년이 경영의 최대 ‘고비’라고 보고 비용 절감을 위해 다양한 방안들을 강구하고 있다. 초저금리 시대로 예대마진이 급감하는데다 금융당국이 DLF 사태를 계기로 은행들의 사모펀드 판매를 규제하면서 비이자이익에도 ‘빨간불’이 켜졌다는 평가다. 이에 은행들은 당국의 규제안에 들지 않는 다양한 비이자이익 상품을 개발하는 동시에 인근에 있는 영업점들을 통폐합하는 식으로 ‘비용절감’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한지주의 내년 순이익 추정치는 3조6699억원으로 올해(3조7030억원)보다 소폭 둔화될 것으로 추정된다. KB금융은 내년 순이익 3조3159억원, 하나금융 2조3675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0.9%, 6.3%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발표한 DLF 제도개선 방안과 관련해 은행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조만간 최종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국내 은행들은 공모상품을 담은 신탁상품도 은행 창구 판매를 허용해줄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국내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 당국이 은행들의 입장을 청취하는 기간이긴 하지만, 지난달 발표했던 선에서 크게 바뀔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며 "은행권을 대상으로 상품 판매를 규제하게 되면 비이자이익을 늘리는데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결국 국내 주요 은행들은 앞으로 점포를 통폐합하고 해당 인력들을 디지털금융에 투입하는 식으로 비용절감에 드라이브를 걸 수 밖에 없다"며 "초저금리 시대 등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운신의 폭이 더욱 좁아진 만큼 모든 은행들이 수익 다변화를 위해 고심에 고심을 거듭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내년에는 국내 은행들이 마른 수건을 쥐어짜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비용 절감을 단행할 것"이라며 "비이자, 비은행부문을 강화하고 인근에 있는 중복 점포를 통폐합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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