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개 단지 1순위 ‘미달’…연내 2700가구 분양 예정
"올해 공급량 많아서 입지적 조건 따른 편차 심화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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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단신도시에서 분양한 아파트 단지의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사진=오세영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검단신도시에 다시 미분양 그림자가 드리운 모습이다. ‘악성 미분양’에서 벗어난 지 3개월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최근 공급된 단지들에서 잇따라 청약 미달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4월 3000여가구에 달했던 검단신도시 미분양 물량은 9월이 되서야 비로소 해소됐다. 이에 건설사들이 지난 10월부터 다시 분양을 재개했다. 하지만 공급과잉 우려가 나오면서 미달 단지들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 올 들어 현재까지 검단에 공급된 아파트는 총 1만684가구다. 4분기에만 45% 수준인 4778가구가 쏟아졌다.
8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 자료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인천 검단신도시에서 분양에 나선 일부 단지에서 미달이 발생했다. 청약자 모집에 성공한 단지도 미달을 겨우 피할 정도의 저조한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 5일 진행된 대방건설의 ‘검단신도시2차 노블랜드 에듀포레힐’ 청약에서는 특별공급 분을 제외한 1397가구 모집에 1218명이 접수(1·2순위 포함)해 최종 179가구가 미달됐다. 앞서 지난 4월 공급한 1차 때도 미분양을 경험했던 대방건설은 이번에도 입지적 조건 때문에 미달이 이어졌다.
검단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대방건설이 분양한 노블랜드 2차 단지를 보면 입지적으로 불리하다"며 "지하철 역을 이용하기에 불편한 위치다. 교통이 불편하니 상업시설과도 동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청약접수를 진행한 대광건영의 ‘검단신도시 대광로제비앙’도 732가구 모집에 364가구가 미달됐다. 모아건설의 ‘모아미래도 엘리트파크’도 2순위 청약까지 갔지만 643가구 중 144가구가 미달됐다.
청약 접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단지여도 낮은 경쟁률로 겨우 미달을 피했다. ‘호반써밋 인천 검단Ⅱ’는 696가구 모집에 1286명이 접수해 평균 경쟁률이 1.85대 1에 그쳤다.
검단에서 반복되는 미분양 공포는 신규 공급을 앞둔 건설사에게도 적신호다. 조만간 △검단2차파라곤 1122가구 △신안인스빌 어반퍼스트 1073가구 △검단 모아엘가 510가구 등 2700여가구도 분양을 앞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공급량이 많은 만큼 입지 조건에 따라 미분양 단지가 또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최근 인근 공급도 꽤 많았고, 인근에 3기 신도시인 부천 대장지구나 계양신도시도 있어 최근 검단 내 부동산 시장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내년까지 공급량이 상당한 편인 만큼 입지적 여건에 따라 경쟁률 차이가 뚜렷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하철 역 접근성, 브랜드나 단지규모 별로 경쟁률 편차가 심화되는 게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분양 해소를 위해 다시 금융혜택을 제공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될 수 도 있다.
김성환 부연구위원은 "상반기 대규모 미분양이 해소될 수 있었던 것은 ‘계약금만 내면 입주 때까지 추가 부담이 없다’는 등 수요자가 관심을 가질만 한 금융 조건을 제시했기 때문"이라면서 "이미 좋은 조건으로 미분양 물량을 팔았기 때문에 비슷하거나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총 면적 1118만1000㎡인 검단에서는 3단계에 걸쳐 7만5000여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