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웅진그룹의 웅진코웨이 매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달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넷마블을 선정해 매각 협의를 진행중이지만 웅진코웨이 측과 노조가 설치·수리 기사의 직접 고용 문제를 두고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매각 추진에 발목이 잡혀 있기 때문이다.


◇ 노조 "CS닥터 직접 고용" vs. 사측 현실적 어려움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의 웅진코웨이 인수 협상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 당초 이들 양사는 회사 매각·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지난달 10일까지 확정해야 했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체결 소식이 들리지 않으면서 사실상 연내 SPA 체결이 물 건너갈 가능성이 커졌다. 업계 일각에선 매각이 불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웅진코웨이 매각이 지지부진한 데에는 노사 갈등이 대표적인 이유로 꼽힌다. 웅진코웨이 설치·수리 기사로 구성된 CS 닥터 노조(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조 웅진코웨이 지부)는 전면 파업으로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파업에 참여하는 인원만 1540여 명으로 이는 전체 CS 닥터 1560여 명의 98.7%에 달한다.

여기에 제품을 점검·판매하는 코디(여성 방문판매원)과 코닥(남성 방문판매원)도 노조에 가입할 경우 웅진코웨이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던 이들 전체가 파업 태세를 갖추게 된다. 코디와 코닥 규모는 1만 3000여 명으로 이들은 웅진코웨이 렌털 사업에 ‘일등공신’ 역할을 해왔다.

이들의 전면 농성으로 소비자 불편도 가중될 전망이다. 실제 설치 업무를 제외한 수리 등 다른 업무를 거부하고 있는 CS 닥터의 무기한 파업으로 웅진코웨이 제품 서비스를 제때 받지 못한 소비자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S 닥터 노조는 회사 매각이 마무리되기 전에 사측인 웅진코웨이가 자신들에 대한 원청 직접 고용을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이에 따른 미지급 임금도 지급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반면 사측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노조의 요구대로 이들을 직접 고용에 나선다면 퇴직금과 기타 수당 등을 포함해 1000억 원 이상의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무조건적으로 노조 요구를 받아들이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다. 웅진코웨이 측은 또 노조가 우선 파업을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웅진코웨이

지난 6일 서울 구로구 넷마블 본사 앞에서 전국가전통신서비스 노동조합 웅진코웨이 지부가 천막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 노조는 8일 현재 농성을 40일째 진행중이다.


◇ 31번의 교섭, 지지부진…극적 타결 가능성 남아

이런 가운데 웅진코웨이와 CS 닥터 노사 양측은 지난 6일 20차 실무 교섭을 진행했다. 하지만 우선 파업 철회를 원하는 사측은 노조와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특히 이날 실무 교섭에서 사측은 노조 측에 "파업을 우선 철회하면 매각이 되더라도 원청 직접 고용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지만, 노조는 "구두상 약속이 아닌 서류상 확약을 하자"며 노사 간 극명하게 갈린 입장만 다시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오는 9일 재차 협상 테이블에 앉으며 실무 교섭을 이어간다. 현재 양측은 11차례의 대표 교섭까지 포함해 모두 31번의 교섭을 진행해왔다. 노사는 끝까지 교섭을 한다는 방침이지만 지속해서 입장을 좁히지 못하는 만큼 교섭 동력이 떨어졌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다만 노사 양측은 매각이 철회되는 최악의 상황을 원치 않는다. 이에 따라 이들이 향후 극적인 타협점을 찾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교섭에 들어가는 웅진코웨이 노조 핵심 관계자는 "노사 모두 ‘새로운 주인’을 맞이하는 것에 의견을 같이 하고 있고 파국으로 가는 절망적인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향후 언제든 최종적인 타협의 길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노사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시장에서도 이들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일부에선 종국에는 넷마블이 웅진코웨이를 인수하더라도 계속해서 노조 문제로 발목이 잡힐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게임업계 특성상 그동안 노조가 결성된 곳이 거의 없었던 탓에 넷마블이 이종 산업인 웅진코웨이 노조를 바라보는 시선에 간극이 클 것이라는 점이다. 실제 CS 닥터들은 넷마블과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지만 넷마블 측은 여전히 문을 굳게 닫아 놓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서로 다른 산업 생태계에 속해 있는 양사에 협력적이고 생산적인 선진 노사 관계 구축이 필수적"이라며 "양측이 고통 분담과 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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