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르노삼성 파업 찬반투표 가결···한국지엠 임단협도 ‘가시밭길’


[에너지경제신문=여헌우 기자] 미국-중국간 무역전쟁에 따른 수출 불확실성 확대. 신흥국 경제 불안으로 인한 판매 감소. 더욱 치열해진 글로벌 업체간 경쟁. 친환경·자율주행차 등 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 압박.

우리나라 산업의 버팀목 중 하나인 자동차 업계를 덮친 파도들이다
.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지만 주요 기업들은 당장 노조 리스크탓에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다. 회사가 존폐기로에 섰는데 자신들의 월급은 올려야겠다며 파업 깃발을 드는가 하면 근무 중 동영상을 시청하게 해달라고 몽니를 부리는 상황까지 연출된다


◇ 회사는 존폐기로···노조는 ‘남의 일’ 취급

11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조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에 난항을 겪다 결국 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이 회사 노조는 지난 10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에 들어가 66.2%의 찬성률로 통과시켰다.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이미 쟁의 중재 중지 결정을 내린 상태다. 노조는 추후 대의원대회 등을 열어 파업 시기나 수위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르노삼성 노사가 갈등을 겪는 근본 원인은 협상에 대한 여지없이 무조건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는 노조의 무리한 태도 때문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2018년 임단협 협상을 두고 파업과 직장폐쇄라는 극한 대치를 이어가다 올해 6월 극적인 타결을 이룰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프랑스 르노 본사는 ‘닛산 로그’의 위탁생산 후속 물량을 부산공장에 배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내년 출시 예정인 신차 XM3의 유럽 수출용 위탁생산 물량도 아직 배정받지 못하고 있다. 르노삼성의 올해 1~11월 자동차 판매는 16만 485대로 전년 동기(20만 9126대) 대비 23.3% 급감했다. 

최악의 경우 부산공장의 생산량이 절반 이하로 떨어질 수 있는 상태다. 르노삼성이 지난 10월부터 시간당 생산 대수를 60대에서 45대로 줄이고 직원 대상 희망퇴직을 받기 시작한 것도 이 같은 절박한 상황과 맞닿아있다. 사측은 부산공장의 고정비용을 낮춰 경쟁력을 갖추려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노조 리스크’가 회사를 존폐기로로 몰아넣고 있는 셈이다. 

군산공장 폐쇄 이후 경영 정상화가 절실한 한국지엠의 처지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지엠 노사는 아직 올해 임금협상을 둘러싸고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 차기 노조 지부장 선거에서 강성 성향의 후보가 당선되며 앞으로 협상 전망은 더욱 어둡다. 

한국지엠의 모회사인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장은 과감하게 버린다’는 모토로 경영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앞서 국내 산업계와 전북 지역경제를 패닉에 빠트린 ‘군산공장 폐쇄’ 결정도 이 같은 전략에 따른 것이다. 회사를 둘러싼 ‘노조 리스크’가 더욱 심각해질 경우 남아있는 부평·창원 공장이 문을 닫을 확률이 높아지는 셈이다. 한국지엠의 올해 1~11월 판매는 37만 840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42만 447대)과 비교해 10% 줄었다.

현대차의 경우 올해 임단협을 일찍 타결하긴 했지만 노조의 목소리가 여전히 강력하다. 최근에는 울산 공장 내 ‘와이파이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사측이 생산라인 근무자의 와이파이 사용을 제한하자 노조가 특근을 거부하며 발끈한 것이다.

기존 24시간 사용할 수 있던 공장 내 와이파이를 쉬는 시간과 식사 시간 등에만 사용하도록 한 게 핵심이다. 일부 공장에서 근무 시간 중 작업자가 동영상을 보는 행위가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다만 노조의 몽니에 결국 사측은 
이 같은 결정을 철회했다


◇ 시장 점유율 해마다 추락 

재계 한 관계자는 "유튜브를 보며 작업을 할 경우 차량 상품·안전성에 치명적인 결함이 생길 수 있다"며 "평균 연봉 1억 원의 귀족노조가 어떻게 일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기아차 노사는 최근 기본급 4만 원 인상, 성과급 150%+320만 원 지급 등을 골자로 하는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만들어냈다. 

한편 지난해 우리나라의 자동차 생산량은 402만 9000대로 전년대비 2.1% 감소했다. 국가별 순위는 멕시코에 밀려 기존 6위에서 7위로 내려갔다. 앞서 2016년에는 인도에 5위 자리를 내줬다. 전세계 10대 자동차 생산국 중 생산량이 3년 연속 줄어든 나라는 우리나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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