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 사장단 인사 '장고'...임원 깜짝 발탁 나올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12.11 18:00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 걸린 삼성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연말 사장단 정기 인사를 앞두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내주 내년도 사업 계획을 논의할 글로벌 전략회의를 진행하는 만큼 업계에선 당초 지난 주나 이번 주 중순 이 회사의 사장단·임원 인사를 점쳤다.

하지만 이달 중순이 다되도록 삼성전자가 침묵을 지키면서 임원 교체 폭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고위 임원 1명의 교체 여부를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대내외 환경 급변…고심하는 JY

11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이 내년도 사장단·임원 인사 문제와 관련해 고심을 거듭하는 분위기다. 당초 이르면 이번 주중 발표가 유력하게 전망됐으나 이 부회장은 이날까지도 결정을 보류한 채 내부 여러 의견을 청취하는 등 장고 모드에 돌입했다. 삼성 사정에 밝은 재계 고위 관계자는 최근 본지와 만나 "최종 결정이 빨리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인사가 늦춰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그간 그룹과 자신을 둘러싼 의혹 속에서도 외부 활동을 흔들림 없이 진행해왔다. 특히 ‘국정농단’ 사건 관련 파기환송심 추가 재판이 내년 초로 미뤄진 만큼 이르면 지난 9∼10일이나 늦어도 이날 정기 임원 인사 발표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돼왔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인사에 대해 오늘도 결론을 내지 않으면서 그 배경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그룹을 둘러싼 대내외 경영 환경이 변하면서 내년도 계획과 각종 현안에 변수가 추가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주력’ 사업인 반도체 등 시황이 내년에 큰 폭의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인 데다 미·중 무역 분쟁, 일본의 수출 규제가 지속되고 있는 등 경제 불확실성이 큰 것이 대표적인 이유로 거론된다.

삼성그룹 내부에서는 이미 내년도 인사의 큰 틀은 완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복수의 소식통에 의하면 이미 임원 인사의 윤곽이 나왔고 ‘보고’가 마무리됐다.


◇ IT·모바일 부문장 교체설 수면 위  

이 부회장이 장고를 거듭하면서 깜짝 인사를 발탁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불확실성이 산적하지만 각종 미래 투자 사업의 원년이 될 2020년대를 맞아 이를 안정적으로 이끌 적임자를 발탁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본지와 만난 재계 고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고위 임원 1명의 교체 여부를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안다"면서 "특히 내부에선 서두르지 않고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차기 사장단의 면면을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분위기가 있지만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5세대(5G) 이동통신과 스마트폰 사업 등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부문장 고동진 사장을 교체하는 쪽으로 어느 정도 여론이 기운 상황이다. 실제 고 사장이 교체될 경우 후임으로는 노태문 IM부문 개발실장(사장)이 거론된다. 노 사장은 지난해 인사에서 유일한 사장 승진자였으며, 줄곧 고 사장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 평가받아왔다.

한편 일각에선 삼성전자의 사장단·임원 인사가 이달 중순이 다되도록 연장되면서 글로벌 전략회의 등 내년도 사업과 중장기 경영 계획을 논의할 기간이 속절없이 줄어들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재계 한 관계자는 "예년에 비해 경영 전략회의 일정이 차질을 빚는 것은 복합적인 변수들이 워낙 많기 때문"이라면서도 "글로벌 시장 분석에 대한 철저한 예측이 요구되고 있는 만큼 인사 등 사업 계획 설정이 늦춰지고 있더라도 이는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 활동"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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