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당국, 은행 고위험 신탁상품 판매 제한적 허용
사모펀드 잔고, 은행 줄고 증권사 늘어
"반사이익 단기간 반짝 효과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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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증권사 사모펀드 계좌수 증감 추이 및 판매 계좌 비중.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금융당국이 해외금리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대규모 손실 사태 이후 은행권을 대상으로 사모펀드 판매를 일부 제한한 것을 두고 증권사가 언제까지 반사이익을 볼지 관심이 집중된다.

DLF 사태를 전후로 증권사 내 사모펀드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긴 하지만, 이미 사모펀드에 대한 투자자들 인식이 부정적으로 바뀐 만큼 증권사들이 입는 수혜 역시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이번에 당국이 발표한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확정안이 이미 사모펀드에 대한 이미지를 실추시킨 ‘은행’ 쪽에 상당한 편의를 많이 봐준 만큼 증권사가 어떤 수혜를 입을지는 가늠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 결국 ‘은행’ 손 들어준 당국, 신탁상품 제한적 판매 허용

은성수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시중·지방은행장 간담회에서 발언을 마치고 참석자들로부터 박수를 받고 있다.(사진=연합)



금융위원회가 12일 발표한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개선방안’은 은행권에서 판매할 수 있는 ‘고위험 금융상품’의 기준을 명확하게 구분한 점이 특징이다.

당국은 지난달 14일 은행의 신탁 판매를 원천적으로 금지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결국 은행권의 요구를 받아들여 공모형 주가연계상품(ELS)을 담은 신탁상품에 한해 제한적으로 판매를 허용하기로 했다. 사모펀드 최소투자금액은 1억원 이상에서 3억원 이상으로 상향됐다.

고난도·고위험 금융상품의 기준은 파생금융상품 등이 포함된 복잡한 상품이면서 원금 손실률이 20%를 초과할 수 있는 상품으로 규정했다. 이런 기준을 적용했을 경우 상품구조가 복잡하더라도 원금의 80% 이상이 보장된다면 은행에서도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단 주식, 채권, 부동산 등 실물투자상품이나 주식형·채권형·혼합형 펀드, 주가지수를 단순 추종하는 펀드 등 단순한 구조의 상품은 원금을 20% 넘게 잃을 수 있더라도 고난도상품의 범주에 넣지 않는다.


◇ 증권사 ‘반사이익’ 단기적 현상일 가능성도

증권가

여의도증권가.(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이처럼 당국이 은행권의 요구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증권사들이 누리고 있는 ‘반사이익’ 역시 단기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DLF 손실 사태 이후 은행권의 사모펀드 판매는 위축된 반면 증권사는 사모펀드에 대한 수요가 몰리면서 상대적으로 수혜를 봤지만, 당국이 이날 발표한 규제안에서 은행들의 자율성에 힘을 실어준 만큼 증권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평가다.

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0월 말 현재 은행의 사모펀드 판매 계좌 수는 4만5147개로 지난 6월 말 보다 1만4368개(24.1%) 감소했다. 은행의 판매 계좌 비중은 6월 말 41.95%에서 10월 말 34.60%로 하락했다. 사모펀드 판매 잔고도 은행의 경우 6월 말 28조9634억원에서 10월 말 26조6119억원으로 8.1% 쪼그라들었다.

반면 같은 기간 증권사의 사모펀드 판매 계좌 수는 8만545개에서 8만3382개로 2837개(3.5%) 증가했다. 증권사 판매 계좌 비중은 56.77%에서 63.91%로 상승했고, 판매 잔고도 증권사는 307조7420억원에서 325조2930억원으로 5.7% 확대됐다.

다만 증권사와 달리 운용사의 경우 이번 대책으로 인한 자금 유출입 영향은 미미하다. 실제 소액으로도 헤지펀드에 분산투자할 수 있는 ‘공모형 사모재간접펀드’는 삼성자산운용의 ‘삼성솔루션코리아플러스알파혼합자산투자신탁’ 펀드를 제외하면 올해 들어 자금 유입 규모는 크지 않았다. 이 펀드는 올해 들어 13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사모재간접펀드는 일반투자자가 고액자산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사모펀드에도 간접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만든 상품이다. 기존에는 사모투자 재간접펀드에 투자하기 위해 최소 500만원 이상이 필요했지만, 올해 3월부터는 최소 투자금액을 폐지했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 관계자는 "초안과 달리 이번 확정안의 경우 은행들의 요구사항을 좀 더 수용한 만큼 증권사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크다"라며 "다만 은행권을 대상으로 일부 상품은 제한적 판매를 허용해서 증권사가 상대적으로 반사이익을 보기는 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운용사 관계자는 "당국이 발표한 사모펀드 규제안 내용이 다소 애매모호하다"라며 "운용사나 증권사 입장에서 은행으로 가지 못한 고객들이 우리 쪽으로 올 거라고 기대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DLF 사태를 두고 당국의 규제안 자체가 사모펀드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내 한 자산운용사 고위급 관계자는 "DLF 사태는 은행권의 불완전판매와 ‘절대 수익’을 내는 사모펀드에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것이 핵심이다"며 "펀드 판매에 규제를 가하면 사모펀드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불신은 더 커지고, 사모펀드 시장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왜 이 펀드에 손실이 났는지 보고 운용상에 문제가 있다면 해당 유형의 펀드는 조성하는 것 자체를 금지하는 등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윤하늘 기자 yhn770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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