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 지분 확대…신한·우리금융 3대 주주

강성노조 출현 후 기업은행장 임명부터 '결사 반대'

주주제안 사외이사 등 경영참여 요구 커져

신한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KB금융지주, KEB하나금융지주, IBK기업은행.(사진=각사)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금융업계 '직원' 파워가 커지고 있다. 우리사주조합이 회사 지분을 확대하며 입김이 세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강성 노동조합까지 출현해 노조 목소리가 더 강경해졌다. 

금융회사들은 직원 중심의 금융사를 만들 것을 다짐하면서도, 직원들 경영 참여 시도까지 이어지자 강해지는 직원 파워를 달갑지만은 않게 보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각 국내 주요 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은 지분을 점점 확대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의 경우 올해 1월 기준 우리사주조합이 가지고 있는 주식은 2403만6170주로, 지분율은 5.07%다. 1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의 9.95%, 2대 주주인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 Fund Advisors)의 6.13%에 이어 3대 주주다. 2018년 12월 말 우리사주조합의 지분율은 4.68%였는데, 지난해 5%를 넘어섰다.

우리금융지주의 우리사주조합도 현재 3대 주주다. 올해 1월 기준 우리사주조합은 4392만2005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분율은 6.08%다. 1대 주주는 예금보험공사로 17.25%, 2대 주주는 국민연금공단으로 7.89%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2018년 말 우리은행 우리사주조합은 우리금융지주 전환을 앞두고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자사주 매입 신청을 받아 당시 5.63%의 지분율을 6%대 이상으로 높였다. 우리금융 노조는 은행법상 우리사주조합이 가질 수 있는 10% 수준까지 지분율을 높이고 향후 최대 주주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 지분율은 올해 1월 기준 0.55%(229만6489주)다. KB금융 노조는 지난해 3월 조합원 주식지분을 확대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KB금융 노조위원장으로 새로 선출된 류제강 위원장이 당시 우리사주조합장으로 앞으로 이같은 계획을 실행하는데 동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은 257만1141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분율은 0.86% 수준이다. 

우리사주조합이 지분율을 확대하고 있는 것은 경영참여 의지를 드러내기 위해서다. 직원들 목소리를 크게 내는 것 뿐만 아니라 투명하게 경영할 수 있도록 주주로서 지배구조를 감시하겠다는 의도도 있다. 한 금융회사 노조 관계자는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기 위해 우리사주조합 지분율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10만명의 금융노동자를 대표하는 전국금융산업노조 위원장에 대표적인 강성인사 박홍배 국민은행 노조 위원장이 당선되며 금융사들은 더욱 노조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박 위원장은 당선 후 곧바로 IBK기업은행 노조와 윤종원 신임 기업은행장 출근을 저지하면서 청와대에 낙하산 임명을 반대한다는 강경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윤 행장은 지난 3일 취임한 후 아직 노조 반대에 부딪혀 본점으로 출근하지 못하고 있다.

시중은행에서는 강성으로 분류되는 류제강 국민은행 노조 위원장과 최호걸 KEB하나은행 노조 위원장이 새로 선출되며 금융노조에 힘을 더하는 분위기다. 특히 류제강 위원장은 현 국민은행 노조 수석부위원장으로 박홍배 위원장과 함께 19년 만에 국민은행 총파업을 이끌고, 주주제안 사외이사를 추진하는 등 국민은행 노조의 강경 태세를 이끈 인물이다. 현재 국민은행 임금단체협약이 류 현 부위원장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어 노조 측이 원하는 내용을 강하게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 노조 관계자는 "올해 임단협은 지난해 만큼 대립되지는 않는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급여, 연장 근로시간 문제 등 다양한 내용들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다 국민은행 노조가 3월 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 사외이사를 한번 더 시도할 가능성도 나온다. 국민은행 노조는 민간 금융회사 중 처음으로 2017년부터 주주제안 사외이사를 시도하고 있다. 당시에는 은행권에서 국민은행이 나서서 하는 분위기였으나, 그동안 기업은행, KDB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 노조에서도 도입을 시도하며 주주제안 사외이사 시도가 익숙한 모습으로 바뀌었다. 국민은행 노조는 새로운 집행부가 누가 선출되는지에 따라 올해 주주제안 사외이사 시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었는데, 류 수석부위원장이 당선되며 3월 주주총회에서 다시 안건으로 올릴 가능성이 커졌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그동안 채용비리, 낙하산 인사, 지배구조 등에서 금융사들의 흠결이 발견되며 깨끗한 경영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며 "주인 없는 회사라는 인식, 공공성에 대한 요구 등에 따라 노조나 직원들이 더 큰 목소리를 내려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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