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래서 더 간절하다. 하지만 당장의 ‘매출’보다 중요한 건 ‘팬덤’이라고 본다. 오늘의 넥슨도 그렇게 만들졌으니까."
넥슨의 주요 경영진이 최근 넥슨아레나에서 열린 넥슨의 새해 첫 타이틀 ‘카운터사이드(Counterside)’ 미디어쇼케이스 현장에서 전한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카운터사이드는 신규 IP(지식재산권)에 기반 한 모바일 판타지 RPG(역할수행게임)으로, 대중보다는 마니아층을 공략하기 위해 만들어진 작품이다. 서브컬처(subculture, 하위문화) 장르의 게임 개발로 유명한 스튜디오비사이드 류금태 사단이 개발을 맡았다.
의외였다. 익숙한 IP, 대중을 타깃으로 한 게임을 내놓아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게임 시장 아니던가. 한편으론 ‘넥슨다운’ 선택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지난해 경쟁사들은 기존 IP를 기반으로 한 게임을 출시해 1위를 석권하고 비게임 산업에 투자해 덩치를 키워나갔다. 그런데 넥슨은 안팎으로 뒤숭숭한 상황을 겪는 와중에도 묵묵히 제 갈 길을 갔다. ‘트라하(TRAHA)’ ‘V4(브이포)’ 등 신규 IP를 기반으로 한 게임들도 출시했다. 이날도 김현 부사장은 "올해 넥슨은 오롯이 게임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넥슨 측은 카운터사이드로 당장의 ‘매출’을 올리기보다 ‘팬덤 형성’에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던전 앤 파이터’를 언급했다. 던전 앤 파이터는 지난 2005년 네오플이 제작해 넥슨이 서비스하는 RPG 게임으로, 오늘날 넥슨에 연간 1조 원 가량의 로열티 수입을 가져다주는 주 수익원이다. 서브컬쳐 장르 게임인 ‘던전 앤 파이터’가 넥슨을 오늘 날의 위용을 갖춘 거대 기업으로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쩌면 이날 넥슨이 발표한 것은 단순히 새해 첫 타이틀 하나가 아니었을 지도 모르겠다. 15년 전 만든 ‘던전 앤 파이터’가 오늘날 넥슨을 만든 것처럼, 이날의 ‘카운터사이드’로 멋진 ‘카운터펀치’를 날려줄 거라는 걸 미리 선포한 것일지도.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