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중국, 2년간 미국산 에너지 524억달러 추가구매키로

‘파산위기’ 美에너지기업 자금조달 숨통...시추활동 안정

美원유수입 확대시 두바이유 하방압력 가중..OPEC+울상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서명식(사진=AP/연합)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에 공식 서명하면서 일부 ‘파산 위기’까지 몰렸던 미국 에너지기업에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이 앞으로 원유, 액화천연가스(LNG)를 중심으로 미국산 에너지 제품을 수입하면서 미국 에너지기업들 역시 하이일드 발행을 늘리고 시추활동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 WTI 58.54달러 선...미중 이슈에 ‘일희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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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개월간 WTI 추이.(자료=네이버)


1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0.03%(0.02달러) 오른 58.5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3월물 브렌트유도 오후 3시10분 현재 배럴당 0.48%(0.31달러) 상승한 64.9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WTI는 작년 10월 21일 배럴당 53.31달러에서 올해 1월 6일 63.27달러로 최근 3개월간 정점을 찍은 후 58달러 수준까지 하락했다. WTI는 미중 간 1단계 무역합의로 에너지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에 16일(현지시간) 배럴당 58.52달러까지 올랐지만,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2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상승 폭이 제한됐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전년 대비 2019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6.1%로 잠정 집계됐다. 미중 무역전쟁 속에서 6% 초반대의 경제성장률을 지켜냈다는 평가도 있지만 1990년 3.9% 이후 2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 중국, 美에너지수입 확대시 ‘파산위기’ 기업들도 ‘기사회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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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이베스트투자증권)


이렇듯 국제유가가 미중 관련 소식에 일희일비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번 1단계 무역합의로 미국 에너지기업에 ‘기사회생’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15일(현지시간) 서명한 미중 1단계 무역 합의에서 중국은 향후 2년간 원유 등 미국산 에너지 524억달러어치를 추가 구매하기로 하면서 미국 에너지기업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작년 11월까지만 해도 미국 에너지기업들은 업황 악화로 에너지 하이일드 스프레드가 확대되면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미 에너지기업들의 하이일드 발행규모는 284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4.6% 감소했다.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서 미국 에너지기업들은 파산에 이르렀다.

향후 설비투자(Capex)에 대한 전망 역시 비관적이었다. 최근 미국 댈러스 연준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미 에너지기업 161곳 가운데 올해 설비투자(Capex)를 작년보다 늘리겠다고 답한 곳은 34곳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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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이베스트투자증권)


이런 와중에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문에 서명한 것은 미국 에너지기업에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역합의문은 총 96쪽 분량으로 지적재산권, 기술이전, 농산물, 금융서비스 등 총 8개챕터로 구성됐다. 특히 전문가들은 중국이 향후 2년간 원유, 정유제품, LNG, 석탄 등 524억 달러 규모의 에너지 제품을 수입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중 중국이 가장 필요로 하는 제품은 원유와 LNG다.

정유제품은 중국 산둥 민간 정유사의 경쟁품목이고, 석탄의 경우 중국이 대기오염 개선과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 등을 핵심 과제로 삼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석탄 소비량은 점차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결국 앞으로 WTI 가격이 배럴당 최소 56달러를 유지한다면 미국 에너지기업들의 하이일드 발행은 다시 증가하고 시추활동의 안정성 역시 보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 두바이유 하방압력 가중...산유국들 ‘난색’ 가능성

다만 중국이 미국산 원유와 LNG 수입액을 늘릴 경우 감산 정책을 통해 유가를 지지해온 산유국들은 수세에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018~2019년 중국의 원유와 LNG 수입액은 각각 4708억 달러, 549달러이고, 이 중 미국산 제품 수입은 각각 105억 달러와 13억 달러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결국 올해 중국의 GDP 성장률이 6% 수준에 그칠 수 있는 만큼 기존 원유, LNG 수입액을 늘리기보다는 러시아나 사우디, 앙골라 등 산유국들의 수입액을 줄이는 방향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중국이 미국산 원유 수요를 늘리면 미국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아닌 국가들은 공급이 확대되면서 두바이유의 하방압력도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감산을 통해 두비이유 가격 하방을 지켜오던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합체)는 수세에 몰릴 수 밖에 없다. 최 연구원은 "올해 미국 산유량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게 될 것"이라며 "중국의 합의 이행 여부는 리스크가 될 수 있지만, 합의 내용에 따라 거래가 순조롭게 이행된다면 미국 에너지기업들의 공급 차질 우려는 기우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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