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회장 별세로 ‘한강의 기적’ 일군 재벌 1세대 역사속으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01.20 10:57

이병철·정주영·구인회 회장 등과 기업 만든 창업 1세대
2세 경영인도 건강 이상신호…이건희·정몽구 등 건강관심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빈소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빈소에 고인의 영정이 놓여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김민준 기자]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폐허가 된 땅 위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룬 ‘창업 1세대’ 경영인중 마지막 생존 인물이었던 신격호 명예회장이 별세하면서 창업 1세대 기업인들의 시대가 저물었다.

매출 83조원, 한국 재계 5위 재벌 기업인 롯데그룹의 창업주인 신 명예회장은 100세 맞이를 1년 앞두고 지난 19일 세상을 떠났다. 신 명예회장은 한국과 일본에서 롯데를 식품·유통·관광·석유화학 등 분야 대기업으로 키운 인물이다. 맨손으로 껌 사업을 시작해 롯데를 국내 5위 재벌기업으로 만드는 토대를 만들었다. 말년에는 평생 숙원이던 국내 최고층(123층·555m)인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완공해 집무실 겸 거처를 옮겨 생활하는 등 숙원을 풀었다.

신 명예회장은 ‘창업 1세대’ 경영인 가운데 유일한 생존 인물이었다. 그와 비슷한 시기에 태어나 굴지의 재벌 기업을 일군 이병철 삼성 회장과 정주영 현대 회장, 구인회 LG 회장 등은 이미 오래전 세상을 떠났다. 불과 한달여 전인 지난달 14일에는 LG그룹 2대 회장으로 1970년부터 25년간 LG를 이끈 구자경 LG 명예회장이 세상을 떠났다. 향년 94세였다. 구 명예회장 별세 닷새 전에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부고가 전해졌다.

이 때문에 2세대 기업인의 근황에도 관심이 쏠린다. 재계 1위 삼성을 이끌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을 일으켜 심장 스텐트 시술을 받은 뒤 6년째 병상에서 쾌차하지 못하고 있다. 이병철 선대 회장에 이어 그룹 경영을 진두지휘하던 2세 이건희 회장이 쓰러지자 삼성은 3세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을 주도하고 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올해 82세로 고령인 편이지만,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을 맡아 활발히 ‘재계의 어른’ 역할을 하고 있다. 범현대가에서는 정주영 창업주 회장의 아들인 2세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83세로 고령에 속해 안팎에서 건강에 대한 우려가 있다. 정 회장은 2016년 말 최순실 청문회에 참석한 이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건강 이상설도 제기되고 있으나 현대차 측은 "건강에는 이상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다만 대외적인 활동은 3세인 정의선 부회장이 전담하며 점차 경영 보폭을 넓혀가는 중이다. 정몽근 현대백화점그룹 명예회장 역시 79세로 고령이다.

LG그룹에서는 지난달 별세한 구자경 명예회장 형제인 구자학(91) 아워홈 회장과 구자두(89) LB인베스먼트 회장, 구자일(86) 일양화학 회장이 80세를 넘겼다. 구자원 LIG그룹 회장과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도 올해 모두 86세로 나이가 많은 편이다.

LG가와 ‘아름다운 이별’을 한 GS그룹 허창수 회장도 나이가 들자 지난해 경영에서 물러나는 선택을 했다. 하지만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이끌며 재계 원로로써 활동은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허창수 회장은 GS 창업주인 고 허만정 선생의 3남인 허준구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3세 경영인이지만 현재 재계 최고참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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