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V80' 가격 경쟁력 앞세워 ...출시일에 판매목표 절반 달성
현대차 전국 정비망도 '강점'... "생산량 늘릴까" 행복한 고민
수입 SUV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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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V80. |
제네시스의 프리미엄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80'이 국내 시장에서 초반돌풍을 일으키면서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수입차 브랜드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그간 수요가 꾸준히 늘며 효자 역할을 해오던 대형 SUV 시장에 강력한 경쟁 상대가 나타나 해법 마련에 몰두하는 모습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가 최근 내놓은 GV80은 초반 돌풍이 거세다. 현대차는 당초 차량을 출시하며 국내 판매 목표를 2만 4000대로 정했다. 하지만 지난 15일 출시 당일에만 목표치의 절반이 넘는 주문이 몰리며 흥행몰이하고 있다.
제네시스는 이번에 GV80의 3.0 디젤 모델을 우선 선보였다. 연내 가솔린 2.5와 3.5 터보 모델 라인업도 추가된다. 가솔린 모델을 계약하기 위해 기다리는 대기 수요도 있는 만큼 제네시스는 벌써부터 생산량을 늘려야 할지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이 신차의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GV80은 수입 대형 SUV 대비 더 뛰어난 성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지만 가격이 6580만 원대에서 출발해 더 저렴하다. 모든 옵션을 더해도 8000만 원대 후반에 구매할 수 있다. 반면 경쟁 상대로 분류되는 벤츠 GLE, BMW X5, 아우디 Q7 등은 시작가가 8000만~1억 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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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Q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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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GLE. |
다양한 신기술도 세계 최초로 적용됐다. 주행 중 길에서 나는 소음을 실시간 분석한 뒤 반대 음파를 발생시키는 ‘능동형 노면소음 저감 기술’ 등이 대표적이다. 덕분에 정숙성이 크게 향상됐다는 게 제네시스의 설명이다. 자율주행 성능은 깜빡이를 켜면 차로 변경을 도와주거나 시속 20km 이하 정체상황에서도 끼어드는 차량에 대응하는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그간 국내 프리미엄 대형 SUV 시장은 수입차들의 독무대였다. 국산 브랜드도 모하비, G4 렉스턴 등 대형 SUV 라인업을 갖추고 있긴 했지만 프리미엄 라인이 아니라 직접적인 경쟁 상대는 아니었다.
실제 지난해 국내에 등록된 수입 프리미엄 SUV는 1만 9644대로 집계됐다. 전년(1만 7006대) 대비 15.5%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전체 수입차 판매는 24만 4780대로 오히려 6.1% 감소했다. 랜드로버 디스커버리(4345대), 아우디 Q6(4155대) 등이 선전했고 BMW X5(2205대), 벤츠 GLE(2003대), 볼보 XC90(1416대) 등도 고객들의 마음을 잡았다.
수입차 브랜드들이 가장 긴장하는 포인트는 사후 서비스 분야다. 제네시스의 경우 현대차 정비망을 활용하는 만큼 전국 어디에서나 간편하게 차량 관련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벤츠, BMW, 아우디 등 모두 지난해 새로운 모델 판매를 시작한 만큼 GV80 대비 ‘신차효과’의 장점을 앞세우기도 힘들다.
업계 한 관계자는 "GV80 가솔린 라인업이 추가되고 난 뒤부터는 프리미엄 대형 SUV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며 "한 체급 낮은 SUV인 GV70 역시 출격을 앞두고 있는 만큼 수입차 브랜드들은 각종 프로모션 등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신문=여헌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