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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한에서 온 승객들을 대상으로 한 베이징 공항 당국의 체온 검사 (사진=AP/연합)


우한 폐렴(이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 중국 전역은 물론 전 세계로 빠르게 퍼지자 중국 당국은 급기야 진원지인 우한과 일대 여러 도시들을 동시에 봉쇄하고 나섰다. 하지만 우한 폐렴이 발생한지 이미 한달이 지난 시점에 취한 조치로 지나친 늦장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4일 중국 당국에 따르면 중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숨진 사람이 26명으로 급증했으며 확진자 수는 860명이 넘었다. 우한시의 환자만 500명에 가깝고 후베이성 전체 환자는 550명가량이다. 광둥성 환자는 50명을 돌파했고 저장성은 40명이 넘는다. 충칭시와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의 환자도 각각 20명 이상으로 늘었다. 중국 본토 외에 특별행정구인 홍콩과 마카오의 환자도 각각 2명이다.

중화권을 제외한 나라들의 환자는 한국과 일본에서 2번째로 확진자가 나온 것을 포함해 두 자릿수로 늘었다. 싱가포르에서도 확진 환자가 처음으로 나왔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중국 정부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오전 10시부터 우한의 모든 대중교통을 중단시켜 주민 간 이동을 막기로 했다. 우한으로 통하는 후베이 지역 고속도로 톨게이트 역시 전면 통제에 들어갔다. 이로써 우한을 출입하는 통로 대부분이 차단된 셈이다. 후베이성의 성도인 우한에 이어 인근의 어저우시, 황강시, 츠비시, 첸장시 등 후베이성의 다른 도시들에서도 외부로 이어지는 대중교통 수단 및 도시 내 대중교통 수단 운행이 모두 중단되는 우한시와 유사한 봉쇄성 조치가 잇따라 단행됐다. 아직 명확한 감염 경로와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우한 폐렴을 차상급 전염병으로 지정한 뒤 대응 조치는 최상급으로 높이기로 하면서 사실상 전쟁을 선포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재 전세계로 우한폐렴이 퍼지고 춘제를 앞두고 많은 우한 시민들이 이미 우한을 떠난 상태에서 내려진 조치라며 늦장 대응을 지적했다.

바이러스학 연구 분야 전문가로 지난 21일에서 22일 우한을 방문했던 관이 홍콩대학 신흥전염병국가중점실험실 주임은 우한 폐렴에 대해 "폭발하는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관 주임은 2002∼2003년 세계적으로 8000명 이상을 감염시키고 800명 가량의 목숨을 앗아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가 사향고양이에서 왔다는 것을 밝힌 팀의 일원이다.

그는 우한 폐렴을 일으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원인 규명을 돕기 위해 지난 21일 우한에 갔지만, 다음날 바로 돌아왔다.

그는 이날 차이신 인터뷰에서 "나조차도 탈영병이 되는 것을 택했다"며 "극도의 무력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통제 불능의 상황"이라면서 "보수적으로 추산해도 감염 규모는 최종적으로 사스보다 10배는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관 주임은 또 백전노장인 자신은 사스와 N5N1, 아프리카돼지열병 등을 겪었지만 대부분은 통제 가능했다면서 "이제까지 두려웠던 적이 없었지만, 지금은 두렵다"고 털어놨다.

그는 봉쇄 조치가 너무 늦었다면서, 이미 많은 사람이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앞두고 도시를 떠나 고향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이 17∼18일에 귀향길에 나서기 시작했다며, 잠복기를 고려하면 25∼26일 이후 각지에서 환자가 급증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관 주임은 우한 봉쇄 조치와 관련 "이미 황금 방역기는 놓쳤다"면서 "결과에 대해선 낙관적이지 못 하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사스는 감염자의 60~70%가 ‘슈퍼 전파자’들로부터 온 것이어서 전파 사슬이 분명했으며 슈퍼 전파자들을 접촉한 사람만 막으면 됐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감염원이 이미 넓게 퍼져 역학조사를 하기 어려워졌다.

'우한 폐렴' 환자들이 격리 수용되어 있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漢)시의 진인탄 병원 입원 병동.


외신들 역시 일제히 중국 당국의 미온적인 대응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CNN에 따르면 미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은 중국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정보 공개 투명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이 지난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대유행 때처럼 마찬가지로 사태의 심각성을 은폐·축소하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사스는 2002년 11월16일 중국 광둥성에서 처음 발병했지만, 중국 정부는 그로부터 5개월 뒤인 2003년 4월에야 이를 공식 발표한 바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24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첫 한국인 확진 환자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국내 확진판정을 받은 사람은 총 2명이다. 이 환자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근무하는 도중 중국인 동료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보이며 현재 인후통(목 통증)은 있으나 안정적인 상태라고 보건당국은 설명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이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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