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예탁원 차기 사장에 '행정고시 33회' 이명호 수석위원 유력

'내부출신 CEO 전무' 예탁원 노조 출근저지 투쟁 에고

사무금융노조 등 금융권 노조 '낙하산 근절' 투쟁 가세할듯

한국예탁결제원.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IBK기업은행이 노동조합의 '윤종원 행장 출근저지 투쟁'으로 노사가 마찰을 빚는 가운데 한국예탁결제원 역시 '낙하산 논란'으로 노사가 정면 충돌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예탁원 노조는 사실상 차기 사장으로 낙점된 이명호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을 ‘낙하산 인사’라고 규정하며 출근저지 투쟁에 나설 것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정부 들어 주요 공공기관에 낙하산 출신 인사가 속속 선임되면서 예탁원 노조, 기업은행 노조가 소속돼 있는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도 낙하산 인사 근절을 위한 공동 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예탁원 임원추천위원회는 차기 사장으로 관료 출신인 이명호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을 단일 후보로 추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은 행정고시 33회 출신으로 금융위원회 증권감독과장, 자본시장과장, 행정인사과장, 구조개선정책관 등을 지냈다.

예탁원 노조는 일찌감치 예탁원 신임 사장에 ‘낙하산 인사’가 내정되는 것을 반대했다. 노조는 금융권에 이 수석전문위원이 예탁원 신임 사장에 내정됐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달 16일 성명서를 내고 "사장 공모 절차에 대한 모든 과정 및 정보에 대한 접근이 차단된 채 낙하산 인사의 사장 만들기를 위한 절차가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다"며 "엄연히 임원추천위원회라는 별도의 중립적 공식기구를 구성했음에도 금융위의 사인에 따라 관료 출신 특정인을 낙하산 사장으로 내리꽂는 상황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장 내정을 취소하고 재공모를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최근 IBK기업은행 노조도 윤 행장을 ‘낙하산 인사’로 규정하며 20일 넘게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지만, 기업은행과 예탁결제원의 ‘낙하산 CEO’는 그 성격이 다소 다르다.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의 경우 2010년 조준희 전 행장부터 24대 권선주 전 행장, 25대 김도진 전 행장까지 최근 10년간 세 명의 내부 출신 인사를 수장에 앉힌 전례가 있다. 

기업은행의 경우 시중은행과 달리 별도의 행정추천위원회를 열지 않고 금융위원회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즉 기업은행은 정부의 ‘낙하산 출신 인사’ 유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대표적인 기관 중 한 곳이다. 그러나 그간 정부는 IBK기업은행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존중하며 내부 출신 인물들을 기업은행 수장으로 선임했다. ‘금융’과 ‘중소기업 대출 특화 전문은행’이라는 국책은행으로서의 전문성에 주목하며 ‘분위기 쇄신’보다는 ‘조직 안정’을 택한 것이다.

그러나 이달 초 행정고시 27회로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등을 지낸 윤종원 행장을 새 IBK기업은행 수장으로 선임하면서 노조는 정부와 여당을 향해 이번 사태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반면 예탁결제원의 경우 1974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내부 출신 CEO가 선임된 사례가 없다. 이병래 사장 역시 행정고시 32회 출신으로,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을 거쳐 지난 2016년 예탁결제원 사장으로 선임됐다. 이처럼 정부가 예탁결제원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무시한 채 언제나 ‘외부 출신 인물’을 사장으로 선임하다보니 노조 측의 불만도 극에 달할 수 밖에 없다는 상황이다.

특히 기업은행 노조가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예탁결제원의 노조 역시 ‘낙하산 CEO 반대’ 투쟁에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캠코, 수출입은행, 한국자금중개 등 작년 말부터 시작된 공공기관 CEO 인사에 줄줄이 ‘외부 출신’ 인물이 선임되면서 예탁원 노조가 소속돼 있는 사무금융노조와 기업은행 노조가 소속돼 있는 금융노조 역시 정부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로 이미 사무금융노조는 이재진 신임 위원장이 아침 기업은행 노조 투쟁 현장에 방문하고 있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 당선자는 "기업은행 투쟁 현장이 사무금융노조 측이 참석해 주면서 힘을 받고 있다"라며 "만약 예탁원의 낙하산 저지 투쟁이 이뤄지게 된다면 이 위원장과 공동 대응에 대해 상의해볼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예탁원 임추위는 오는 29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사장 후보를 추천한다. 주총 의결과 금융위 승인을 거쳐 사장이 최종 선임된다.


윤하늘 기자 yhn7704@ekn.kr

     
[저작권 ⓒ에너지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드로이드앱 다운로드

Copyright ⓒ ekn.kr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