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이나경 산업부 기자


"데이터 3법이 국회를 통과한 뒤 업무를 볼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연락을 받았지만 이 개정안을 통해 우리가 실제로 느끼는 변화는 아직 없습니다. 이번 개정안이 제대로 된 실효성을 갖추려면 의료법, 생명윤리법와 같은 관련규제 완화 및 전문가 육성, 구체적인 적용 범위 기준 등의 후속 조치가 빨리 마련돼야 합니다."

최근 취재 중에 만난 한 의료정보 헬스케어 기업 관계자는 데이터 3법 통과로 인한 시장변화에 대해 묻자 이렇게 답했다. 최근 개인정보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 등 이른바 ‘데이터 3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자 제약 바이오 업계는 화색이 돌았다. 이번 개정안은 특정 개인을 못 알아보게 처리한 ‘가명정보’ 개념을 도입해 개인정보를 개인동의 없이도 활용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제약바이오업계는 이러한 가명정보를 활용해 헬스케어· 신약개발 사업 부문 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역시 개정안 통과와 동시에 잇따라 환영의 뜻을 담은 논평을 쏟아냈다. 금방이라도 업계의 변화와 혁신이 불어닥칠 것처럼 느껴졌지만 관련 기업들은 이제 시작이라는 차분한 입장이다.

실제 이번 개정안은 처리 목적을 ‘통계 작성, 과학적 연구, 공익적 기록보존 등’에 한하도록만 규정할 뿐 가명 정보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기준 마련은 미흡한 수준이다. 기업이 상업적 목적으로 어디까지 써도 되는지 좀 더 명확한 하위 법령이 마련 돼야 한다.

전문인력도 부족하다.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산업 종사 인력 총 31만8062명 중 직접적인 데이터직무 인력은 8만2623명으로 전체 인력의 26.0%에 불과하다. 또 빅데이터 관련 인력은 8560명으로 전체 데이터 직무 인력의 10.4%에 그치고 있으며, 향후 5년 내 빅데이터 관련 데이터직무 인력의 평균 부족률은 32.7%로 전망된다고 제시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정부가 분야별 가이드라인이나 해설서 개정안 등 데이터3법에 대한 후속조치를 발빠르게 내놓았다는 점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발 맞춰 변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둘러야 한다는 점에만 매몰돼 드러난 문제들을 덮어두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속도보다는 방향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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