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 맞수' 삼성전기 vs. LG이노텍…4Q 실적 희비 갈릴 듯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01.28 15:00

▲삼성전기 부산사업장 클린룸에서 작업자가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국내 대표 부품 회사인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오는 29일 지난해 4분기 경영 실적을 발표한다. 잇달아 발표될 이들 기업의 실적은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삼성전기는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수요 감소 등으로 부진한 실적이 예상되는 반면, LG이노텍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삼성전기 실적 추이(단위: 원)
구분 2016년 2017년 2018년 2019년(전망)
영업이익 244억 3062억 1조 181억 6884억
매출액 6조 330억 6조 8385억 8조 1930억 8조 3342억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에프앤가이드

◇ MLCC 비중 ‘흔들’…삼성전기 ‘흐림’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0% 가량 줄어든 1283억 원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1조 979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의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연간으로 보면 매출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지만 연간 영업이익은 지난해와 비교해 큰 폭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삼성전기의 이 같은 실적은 듀얼·트리플·쿼드 등 멀티 카메라 수요 확대로 카메라 모듈 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주력인 MLCC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2018년 전 세계적인 수요로 MLCC 덕을 톡톡히 봤지만 지난해 정보기술(IT) 업계가 수요를 줄이면서 진통을 겪을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삼성전기는 앞서 지난해 2분기와 3분기에 전반적인 MLCC 수요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7%, 59.4% 급감했다. 삼성전기에서 MLCC 사업을 담당하는 컴포넌트솔루션 사업부의 지난해 1∼3분기 매출은 2조 444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조 5501억 원과 비교해 3분의 1 가량(31.1%) 축소됐다.

MLCC는 삼성전기가 현재 세계 2위를 점유하고 있는 분야다. 현재 컴포넌트솔루션 사업부의 영업이익 비중도 회사 전체의 절반을 훌쩍 넘는다(68%). MLCC 시황에 따라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구조다.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에 따라 전기를 공급하는 부품으로 ‘전자산업의 쌀’로 불린다. 전자 기기의 전류 흐름과 신호 전달을 원활하게 하는 역할을 하며, 반도체 등 전자 회로가 있는 제품 대부분에 들어간다.

LG이노텍 실적 추이(단위: 원)
구분 2016년 2017년 2018년 2019년(전망)
영업이익 1048억 2965억 2635억 3666억
매출액 5조 7546억 7조 6414억 7조 9821억 8조 819억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에프앤가이드

◇ "땡큐! 아이폰"…LG이노텍 ‘화창’

LG이노텍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714억 원, 매출은 2조 740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5.4%, 12.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역대 분기 최고 기록이다. 연간 실적으로도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8조 원을 넘어서며 영업이익과 함께 실적 신기록을 작성할 전망이다.

주요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 판매가 증가하면서 실적에 긍정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3분기(10월 말) 출시된 ‘아이폰11’ 시리즈에 듀얼·트리플 카메라가 탑재돼 이전 시리즈에 비해 카메라 모듈 판매가 늘었다. 특히 미·중 무역 분쟁으로 부진이 예상됐던 중국 시장에서 아이폰 판매량이 급증한 것도 주효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스마트폰 업계 전반적으로 스마트폰의 고사양화와 함께 멀티 카메라 모듈 채용이 늘어나 관련 제품의 가격 상승도 호실적을 견인한 주효한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카메라 모듈 평균판매가격은 2017년에서 2018년 4.1% 상승했으며, 지난해 3분기는 2018년과 비교해 18.4%나 올랐다. 지난해 4분기 평균판매가격은 전분기보다 더 올랐을 것으로 추정된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프리미엄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중저가 스마트폰에서도 멀티플 카메라 등 고화소 카메라 모듈 채용이 확대되고 있어 카메라 모듈 시장은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여기에 차세대 이미지센서로 주목 받는 3차원(3D) 비행시간 거리 측정(ToF) 센서를 탑재한 카메라 등 신규 적용 영역도 생겨나 카메라 모듈 사업을 하는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등 기업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종무 기자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