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 1단계 합의로 시황 회복 기대에 찬물
중소형 선형의 경우 일일 용선료 5000달러로 침체
▲현대상선.
중소형 건화물 운반선의 용선 시황 회복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다시 뒷걸음 치고 있다.
미국과 중국 양국이 지난 15일 무역 문제 관련 제1단계 합의 문서에 서명함으로써 세계 경제 정세의 호전에 따라 시황 반전 기대가 컸지만, 신종 코로나의 등장으로 침체가 우려되고 있다.
29일 관련 업계와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중국에서 확산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해운업 경기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당초 중소형 건화물 운반선 시황은 대형 선형의 케이프사이즈와 함께 지난해 가을철 이후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중국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등장하면서 시황 회복 기세를 꺾어 놓았다.
실제 지난 28일 기준으로 3만~5만DWT(재화중량t)급인 핸디사이즈의 건화물 운반선 스팟 일일 용선료는 5000~6000 달러(약 588~705만원)을 기록, 1만 달러(약 1176만원) 대로 알려진 채산 분기점을 크게 밑돌았다.
중화권의 춘절이 시작되는 1월 중순 이후 시황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외부적 요인이 발생하면서 건화물 운반선의 시황 개선이 지체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중소형 건화물 운반선의 화주와의 수송 계약은 주로 단기 계약으로 진행되고 있다. 사업 수지가 스팟 시황 변동의 영향을 받기 쉬운 구조인 셈이다. 세계 주요 건화물 운반선사들이 경영수지의 안정화를 목표로 해 시황 노출을 줄여온 이유가 여기 있다.
건화물 운반선사들의 시황 내성은 꾸준히 강화되고 있지만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의 발발로 인해 건화물 시황의 회복이 늦어지면서 경영수지가 악화될 우려가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특히 추가 감염 확대를 막기 위해 사람의 이동뿐 아니라 공장 가동도 일정 수준 제한될 전망이라, 세계 경제활동의 정체에 의한 수송 수요 둔화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세계 주요 건화물 운반선 시황 변동이 예고되는 지점이다.
이에 따라 해운 선사들은 경영수지 압박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화물 무역에 미치는 파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유럽연합(EU) 건화물 운반선 관계자는 "중소형 건화물 운반선은 석탄·곡물·비철 등 다양한 품목을 취급한다"면서 "세계적인 경기변동의 영향을 가장 받기 쉬운 선종으로 꼽히는 것 중 하나가 중소형 건화물 운반선"이라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에 우려를 표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송재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