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우한 폐렴 확진자 6000명 육박하며 전세계 대책마련 분주

북미 이어 유럽에서도 확진 판정자 8명 확인, 감염 차단 강화

중남미선 확진자 없지만 주변국 상황 악화로 불안감 커져

공항검역 강화·전세기로 자국민 대피 등 즉각 대응 발동

증시·유가 반등했지만 변동성 확대 등 불확실성은 여전

중국 우한 소재 병원 의료진(사진=AP/연합)


‘우한 폐렴’이라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중국을 넘어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도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우한 폐렴을 둘러싼 우려가 연일 커지자 세계 각국은 발병지인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자국민을 철수시키기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다. 한국의 경우 오는 30∼31일 전세기 4편을 투입해 현지 체류 한국인을 철수할 계획이다. 사전 접수 결과 총 700여명이 탑승을 희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렇듯 우한 폐렴에 대한 공포감이 세계적으로 확대되면서 글로벌 경제에 대한 암운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간 하락세를 타던 세계 주요 증시들은 조금씩 반등하고 있다.


◇ 북미지역에 감염환자 8명…확진자 없는 남미지역도 ‘경계’


미국에서 첫 우한 폐렴 환자가 나온 워싱턴주 에버렛의 프로비던스 지역의료센터(사진=AP/연합)


우선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 확진 사례는 29일 기준 5명으로 집계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에서 2명, 워싱턴·일리노이·애리조나 주에서 각각 1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5명 모두 우한에 다녀왔다. 감염 가능성이 있는 의심환자는 26개 주에 걸쳐 110명에 달했다. 이중 32명은 검사결과 음성으로 나타났고 나머지는 검사가 진행 중이다.

이에 공항 검역은 대폭 강화됐다. 미 당국은 의심환자 확인절차(스크리닝)를 시행하는 국제공항을 기존 5곳에서 20곳으로 확대했다. 중국발 입국자의 90%가 이들 20개 공항으로 유입되기 때문이다. 또한 미 당국은 기존에는 중국 후베이서으로부터 도착한 입국자에 대한 검역을 실시했는데 대상자를 중국 전역에서 도착한 모든 입국자로 확대했다.

미 국무부는 또한 중국 후베이성에 대해 4단계 여행경보 중 최고 수준인 4단계를 발령하면서 이곳으로 여행가지 말라고 경고했다. 중국 전역에 대해서도 방문을 자제하라는 3단계 여행경보가 발령됐다. 또한 미 백악관은 중국에 대한 여행 제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은 아직 안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미 정부는 이번 사태 해결을 돕기 위해 중국에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관리들의 파견을 중국 정부에 제안했던 사실을 공개하며 중국에 대해 더 많은 협력과 투명성을 촉구했다.

우한에서 미국인을 긴급 대피시키는 전세기도 중국에서 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중국 현지시간으로 지난 29일 동트기 전 240명의 미국인을 태운 전세기가 우한을 떠나 미국으로 향했다.

캐나다에서도 확진판정을 받은 환자가 3명으로 늘었다.

첫 확진환자는 최근 중국 우한을 다녀온 50대 남성으로, 광저우를 경유해 지난 22일 토론토에 도착했다. 이 남성의 아내도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세 번째 환자는 우한을 방문했다가 지난주 밴쿠버로 도착했다. 캐나다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는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가, 며칠 뒤 증상이 나타나면서 지난 26일 보건당국과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캐나다 보건당국은 의심환자 19명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중이다.

캐나다 정부는 우한 내 자국민 대피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으면서도 현재로선 전세기 투입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중남미에는 아직 확진자가 없지만 각국에서 의심 환자가 끊이지 않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멕시코의 경우 우한에 다녀온 후 이상 증상을 보인 의심환자가 7명 있었지만 검사 결과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 멕시코 정부는 공항 등의 검역을 강화하는 동시에 귀환을 원하는 우한 체류 자국민을 지원하고 있다.

중국과의 교류가 많은 브라질도 여러 명의 의심 환자가 나왔으나 확진자는 없다. 브라질 보건부는 현재 감염 의심 환자가 미나스 제라이스 주에서 보고된 1명뿐이라고 밝혔다. 보건부는 최근 위기 경보 단계를 ‘경계’에서 ‘임박한 위험’으로 상향하면서,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고열·기침·근육통·호흡곤란 등 증세가 나타나면 즉시 의료기관을 찾으라고 주문했다.

루이스 엔히키 만데타 보건부 장관은 "중국 여행을 금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가능성에 대비해 여행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는 등 중국 여행 자제도 촉구했다.

이밖에 의심 환자가 나왔던 콜롬비아와 에콰도르, 페루 등에서도 검역을 강화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 佛·獨에서 확진환자 4명으로 늘어…사람과 사람 간의 전염 우려


프랑스 샤를드골 공항에 입국하는 중국 관광객(사진=AP/연합)


유럽 국가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사례는 현재 프랑스 4명, 독일 4명으로 총 8명이 집계됐다.

프랑스는 유럽국가 중에서 처음으로 확진자가 확인됐다. 감염자 중 2명은 바이러스의 진원지인 중국 우한 출신의 31세, 30세 남녀 중국인 관광객이다. 이들은 지난 18일 프랑스 여행을 위해 입국했으며 발열과 기침 증세를 보여 파리 시내 병원에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다. 28일(현지시간)에 확인된 우한 폐렴 환자도 중국인 관광객으로 현재 파리 시내에서 입원 치료 중이지만 상태가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확진자 1명은 남서부 보르도에 거주하는 48세 중국계 프랑스인으로, 와인 관련 사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우한을 포함해 중국에 다녀온 것으로 파악됐다.

프랑스 정부는 확진자가 유럽 국가 중에서 처음으로 자국에서 확인되자 지난 26일 오후 총리 주재로 긴급 대책 회의를 열었다. 프랑스는 관광객들이 들어오는 주요 경로인 파리 근교 샤를드골 국제공항에 의료진 부스를 세우고 검역을 강화했다. 정부는 또한 우한에서 자국민들을 데려올 첫 전세기를 29일 보내 이튿날 귀국시킬 계획이다. 이 전세기는 증상이 없는 사람들을 데려올 것이며, 추후 유증상자를 데려올 전세기를 추가로 보낼 예정이다.

독일에서도 확진자가 4명으로 늘어났다. 독일 당국은 지난 27일 밤 남부 바이에른주(州) 슈타른베르크에 거주하는 33세 남성이 감염자로 확진되자 즉각 대응에 나섰다.

이 확진자는 지난 19일 중국 상하이에서 출장 목적으로 온 중국인 여성 동료에 의해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교육 프로그램에서 같은 조에 속했고, 당시 33세의 중국인 여성은 감염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다음날 같은 지역에서 3명이 추가로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첫 확진 환자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사람과 사람 간의 전염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주간 슈피겔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29일이나 30일께 우한에 군용 수송기를 보내 자국민 90명을 데려올 계획이다.

반면 영국의 경우 자국 내는 물론 해외 체류 중인 영국인 중에서도 아직 확진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영국 정부는 우한 및 인근 지역에 체류 중인 영국민을 철수시키기 위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다른 나라에 비해 전세기 투입 조치가 늦어지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이탈리아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된 사례는 없다. 당국은 외국인 관광객이 주로 이용하는 로마 피우미치노, 밀라노 말펜사 두 국제공항에 의료진을 배치하고 입국자들의 발열 검사를 하는 등 바이러스 유입을 막고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이탈리아 정부는 우한과 인근에 거주하는 자국민 대피를 위해 전세기를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우한에는 70여명의 이탈리아인이 체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확진자가 없는 네덜란드도 우한에서 20명의 자국민을 대피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 반등에 나선 글로벌 증시·국제유가…향후 中경제전망 의견 분분


미 뉴욕증권거래소(사진=AP/연합)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확산에 따른 글로벌 증시의 공포감은 다소 진정된 모양새다.

2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87.05포인트(0.66%) 상승한 28,722.8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32.61포인트(1.01%) 오른 3,276.2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30.37포인트(1.43%) 상승한 9,269.68에 각각 마감했다.

우한 폐렴발 약세 흐름에서는 일단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의 낙폭이 컸던 만큼 이날은 주요 지수가 낙폭을 회복하는 흐름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동안 사상 최고치 행진을 하던 뉴욕 증시는 우한 폐렴 확진자가 미국에서 처음으로 나온 21일부터 혼조세를 보이다 24일부터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특히 전일에는 다우지수가 453.93포인트(1.57%), S&P500 지수는 51.84포인트(1.57%), 나스닥지수는 175.60포인트(1.89%) 각각 급락세를 나타내기도 했는데 다우지수의 경우 연초 이후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유럽증시도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0.93% 오른 7,480.69로 거래를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도 0.90% 상승한 13,323.69로,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 역시 1.07% 오른 5,925.82로 장을 마감했다.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 50지수 역시 1.13% 오른 3,719.22로 거래를 종료했다.

국제유가도 6거래일만에 반등했다. 2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0.6%(0.34달러) 오른 53.4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3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0.32%(0.19달러) 상승한 59.51달러를 기록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시장이 진정됐지만,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US뱅크 웰스 매니지먼트의 테리 샌드벤 수석 주식 전략가는 "코로나바이러스와 글로벌 경제의 성장 속도, 밸류에이션 등으로 인해 걱정의 벽이 다시 세워지고 있다"며 "주가가 전일 투매에 이어 올랐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소한 향후 몇 주는 이같은 변동성이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확진 환자가 세계 곳곳에서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경제에 미칠 파장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에 따른 경제적 손실을 시장이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시각도 제기됐다. 29일 CNBC는 경제분석기관 애드매크로의 패트릭 페렛 그린 리서치 부문장과의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코로나바이러스에 따른 경제적인 영향을 과거 사스 때와 비교하는데 과거 2003년 이후 중국의 경제성장률 등을 고려하면 시장이 너무 안주하는 분위기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린 부문장은 "2002년 이후 중국의 GDP는 약 1조 5000억 달러(세계 GDP의 약 4%)에 달했는데 작년에는 14조 3000억 달러까지 뛰었다(세계 GDP의 16%)"며 "만약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몇 개월 지속될 경우 중국 GDP와 세계 GDP가 각각 1%, 0.5% 이상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 인구의 60% 가량이 과거 2003년에는 각 지방으로 분산된 반면 현재는 대도시로 몰린 점, 그리고 항공기로 이동하는 여행객 규모가 8000만명에서 6억 6000만명으로 급증한 점을 고려하면 중국의 도시봉쇄에 따른 경제적 손실은 아직 다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구가 도시로 몰린 만큼 정부의 통제로 인해 기업들이 과거 대비 더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우한 폐렴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UBS 글로벌 자산관리의 하트멋 이셀 신용자산 리서치 부문장은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춘제 연장에 따른 생산성 감소 등의 요인으로 인해 경제적인 손실이 있더라도 1분기를 안 넘길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신흥국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현상은 오히려 새로운 기회로 포착된다"고 설명했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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