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매물 없어요"…규제 피한 노도강 부동산 활기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01.29 16:38

하루 평균 4∼5명 매수 문의...호가도 5000만∼1억원 상승

▲서울시 노원구 아파트(사진=오세영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요즘 매물이 없어요. 확실히 이전에 비해 전화나 방문 상담도 꾸준한 편이고요. 지금도 상담 전화 계속 오고 있잖아요."(노원구 상계동 공인중개사)

9억원 이하 주택이 주를 이루는 서울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띄는 모습이다. 정부가 고가주택을 겨냥해 규제 하자 이를 피하려는 수요자가 노도강 지역으로 향하고 있어서다.

29일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노원(0.02%)·도봉( 0.04%)·강북구( 0.04%)의 아파트 값은 모두 전주보다 올랐다. 수요가 몰리면서 간혹 나오는 매물들은 즉시 거래되고 있고, 신규 매물의 호가는 이 거래가에 맞춰지다 보니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노원구 중계동 주공5단지 84㎡ 주택형은 지난해 12월 7억9000만원에서 8억원 사이에 거래 됐지만 한 달 사이 5000만원 오른 8억5000만원에 매물이 나와있다.

상계동 주공6단지 59㎡ 주택형도 지난해 12월 4억8000만원에 거래되다가 이달 5억3000만원에 집이 팔렸다. 현재 매매가 5억5000만원으로 형성돼 있다.

주공3단지 73㎡ 주택형의 실거래가도 지난해 12월 7억원에서 이달 7억3000만원으로 올랐다. 한 달도 지나지않았지만 1000만원 오른 7억4000만원에 매물이 나와있다.

도봉구와 강북구도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지난해 12월 2억5000만원에 거래된 도봉구 창동 신창아파트 59㎡ 주택형의 현재 매매가는 2억8000만원이다. 강북구 수유동 수유벽산1차 84㎡ 주택형도 이 달 4억3000만원에서 4억9000만원에 거래된 뒤 5억원에서 5억3000만원대에 매물이 나왔다.

노원구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보니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매물이 한 두개씩 나오지만 수요자가 많아서 금방 사라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루 평균 4∼5명이 매수 문의를 할 정도로 수요가 많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노도강의 주택시장이 활기를 띄는 것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사정권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12·16 대책을 통해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서 9억원 이상의 주택 구입시 LTV 20%로 강화, 15억원 이상 주택 구매시 주택담보대출 금지 등을 내놓자 9억원 이하 주택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것이다.

특히 9억원 이하 주택은 12·16 대책 이후에도 종전 대출한도가 유지된다. 무주택자가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1년 이내 전입 요건을 지켜지 않아도 된다. 또 지난 20일부터 적용된 전세자금대출을 통한 갭투자 규제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정부 규제로 노도강 등 서울에서 상대적으로 집값이 낮은 지역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면서 "강남권은 상승세는 주춤했지만 노도강의 경우 당분간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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