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무거운' 오익근 대신證 대표이사...'실적부진' 털고 일어설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02.11 10:16

국내 증권가, IB 호조에 '사상 최대 실적' 퍼레이드
대신증권 3년만에 영업이익 역성장..'브로커리지' 타격
오 직무대행, '중장기 수익원 발굴-고객 보호' 중책

▲대신증권.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이사 직무대행이 다음달 정기주주총회에서 새 대표이사로 선임되는 가운데 '나홀로 실적부진'이라는 악재를 어떻게 풀어낼지 관심이 집중된다. 국내 증권사들이 기업금융(IB) 부문 호조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한 가운데 대신증권은 거래대금 감소로 수탁 수수료가 감소하면서 영업이익이 40% 가량 급감했다. 오 직무대행은 취임 직후 금융사들의 최우선가치인 ‘금융소비자 보호’를 탄탄하게 다지는 한편 IB는 물론 계열사간 시너지를 통해 증권사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 대신증권, 3년 만에 실적 '역성장'...브로커리지 '발목'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968억원으로 전년 대비 38.9% 감소했다. 매출액은 2조6996억원으로 전년보다 5.6% 증가했지만, 당기순이익은 27.3% 줄어든 1023억원을 기록했다. 

대신증권의 영업이익은 2016년 833억원에서 2017년 1330억원, 2018년 1585억원으로 최근 3년간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지난해는 오히려 실적이 '역성장'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대신증권 연간 실적 추이.


특히 지난해 증시 거래대금 감소 등 대내외적인 악재에도 국내 증권사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대신증권의 부진은 더욱 눈에 띈다.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 7272억원, 당기순이익 6637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1.95%, 43.66% 증가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7099억원으로 국내 증권사 가운데 역대 가장 높은 실적을 달성했으며, 메리츠종금증권(5546억원·27.8%↑), 삼성증권(3918억원·17.3%↑), 하나금융투자(2799억원·84.59%↑), 현대차증권(718억원·42%↑) 등도 호실적을 나타냈다. 이는 국내 증권사들이 자기자본 규모와 관계없이 증시 부진에도 IB를 중심으로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대신증권은 여전히 포트폴리오가 자산관리(WM), 브로커리지 부문에 치우친 탓에 증권사들과의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WM과 브로커리지 부문을 합한 순영업수익은 40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IB부문 순영업수익(84억원)의 무려 4배에 달하는 수치다.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현대차증권 등 국내 대부분 증권사들이 증시 상황과 관계없이 안정적인 성과를 올리기 위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중심으로 IB부문 비중을 20% 이상 유지하고 있는 것과 달리 대신증권의 경우 여전히 전체 포트폴리오 가운데 브로커리지, 자산관리 부문 수익 비중이 높아 실적 변동성도 커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대신증권은 지난해 기업공개(IPO) 주관 실적 3위를 기록했지만, 증시 거래대금 감소로 인해 IB부문에서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증권 측은 "IB와 트레이딩 부문에서는 견조한 실적을 올렸지만, 증시 부진으로 브로커리지 부문에서는 다소 성과가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 오 직무대행, 수익다변화-소비자보호 '중책'

▲다음달 정기주주총회에서 신규 대표이사로 선임되는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이사 직무대행.


이처럼 대신증권이 나홀로 실적이 역성장하면서 오 직무대행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전체 포트폴리오 가운데 IB 비중을 늘려 증시 부진에도 ‘견조한’ 수익을 달성하는 것은 물론 금융사들의 근본인 ‘금융소비자 보호’를 탄탄하게 다져 고객 신뢰도를 제고해야 한다는 중책을 맡게 됐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유상증자 등을 통해 대형화를 이루며 자기자본 4조원대 증권사에만 허용되는 ‘초대형 투자은행(IB)’ 타이틀에 속속 도전장을 내미는 점도 염두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대신증권의 자기자본은 작년 3분기 말 기준 2조원대로, 국내 증권사 가운데 10위에 머물러 있다. 이에 IB를 중심으로 수익을 다변화하고 공격적인 경영을 통해 국내 증권사들과의 경쟁에서도 뒤쳐지지 않는 탄탄한 실적을 올리는 것이 관건이라는 평가다.

아울러 주요 금융사들이 금융소비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는 만큼 오 직무대행 역시 금융업의 본질인 '고객 가치'에 더욱 주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신증권은 다른 증권사에 비해 브로커리지, 자산관리 비중이 유독 높은 만큼 개인투자자들의 신뢰도를 제고하지 못하면 실적 역시 더욱 가파르게 하락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대신증권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중 리츠 자산관리회사(AMC) 본인가를 획득하면 리츠를 중심으로 한 대체투자 비즈니스에 한층 더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달 13일 1050억원 규모 후순위채를 발행해 재무건전성을 강화하는 한편 수익 구조도 더욱 견고하게 다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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