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내우외환···韓 '양 날개' 휘청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02.19 16:08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국내 대표 국적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안팎으로 악재를 만나 휘청이고 있다. 일본제품(여행) 불매운동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 등으로 경영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경영권 분쟁, 자녀 특혜 입사 논란 등이 불거져 시끄럽다.


◇ 대한항공 한진칼 경영권 분쟁에 눈치···주인 바뀌는 아시아나항공도 ‘시끌’

19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경영권을 두고 ‘남매의 난’이 벌어져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조원태 회장의 연임안 등이 논의되는 다음달 25일 주주총회에서 누나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사장과 KCGI·반도건설 ‘3자 연합’과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된다.

대한항공 입장에서 가장 불안한 점은 한진칼 주총 표대결의 결과를 섣불리 예측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조원태 회장과 특수관계인, 델타항공, 카카오 등이 지분 33.45%를 확보한 가운데 3자 연합도 31.98%까지 표를 모아 격차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연금(4.11%)을 비롯한 소액주주들이 어떤 표를 던지느냐에 따라 그룹 경영 방식에 큰 변화가 생길 수도 있는 셈이다. 조현아 전 부사장 등 3자연합은 한진그룹을 전문 경영인 체제로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한항공 내부에서는 ‘조원태 체제’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크다고 전해진다. 대한항공 노조 역시 3자연합이 전문 경영인을 추천한 다음날인 이달 14일 "3자연합이 허울 좋은 전문 경영인으로 내세운 인물은 항공산업의 기본도 모르는 문외한이거나 그들의 꼭두각시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조 전 부사장의 수족들로 이뤄져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다만 주총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고, 내년에는 조원태 회장의 대한항공 이사 임기가 만료돼 경영권 관련 불확실성은 한동안 계속 높아질 전망이다.

HDC현대산업개발로 주인이 바뀌는 아시아나항공 내부에서도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임원진이 전원 사표를 제출할 정도로 ‘비상경영’의 상화이 엄중한데, 한창수 사장의 아들 2명이 회사에 들어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특혜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특히 경영 위기가 가장 심각한 가운데 이달 한 사장의 첫째 아들이 운항부문 직원으로 입사한 것으로 전해져 일각에서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 코로나 19로 항공 업계 위기···외풍까지 ‘쌩쌩’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항공 업계는 최근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이번 코로나 19 사태로 인한 항공여객 감소는 과거 사스, 메르스 당시보다 훨씬 빠른 속도다. 사스의 경우 발병 4개월 후인 2003년 3월 여객이 전년 대비 8.4% 줄어든 정도였고, 메르스 때는 한 달 뒤인 2015년 6월 12.1% 빠졌었다. 이번 코로나 19는 한 달만에 여객이 32.2% 급감할 정도로 여행 심리 위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초 주 546회 중국을 오가던 우리 항공사의 운항 횟수는 2월 첫째수 주 기준 380회로 30% 가량 줄었다. 이달 셋째주에는 주 126회로 77% 쪼그라들었다.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2일까지 항공권 환불액은 대한항공 1275억 원, 아시아나항공 671억 원으로 집계됐다. 중국에서 인천공항을 경유해 미주·유럽·동남아로 향하던 항공화물의 물동량도 급감한 상태다.

상황이 심각해 정부에서 대한항공 1400억 원, 아시아나항공 1100억 원 등을 긴급경영안정자금으로 융자해줬을 정도다.

코로나 19 이전에는 일본여행 불매운동, 고환율(원화약세)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909억 원으로 전년 대비 56.4% 급감했고 당기순손실은 5708억 원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작년 4274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손실액은 8378억 원으로 확대됐다.

대한항공은 작년 말 15년 이상 근속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임원 수를 20% 넘게 줄인 데 이어 6년만에 희망퇴직까지 실시할 정도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18일자로 대표이사 이하 모든 임원이 일괄사표를 제출했다. 전 임원들은 급여를 30%(사장 40%) 반납하고, 모든 조직장들 역시 급여 20% 반납에 나선다. 전직종(일반직, 운항승무직, 캐빈승무직, 정비직 등) 무급휴직 10일도 실시한다.


[에너지경제신문=여헌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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