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규제에 슬금슬금 오르는 '유상옵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02.19 15:20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윤민영 기자] 정부가 신규 아파트 분양가 옥죄기를 날로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건설사들이 수익 확대를 위해 유상옵션 비중을 늘리고 있다. 민간택지보다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저렴한 공공택지도 유상옵션 비중이 분양가의 10%를 넘어가는 곳도 생기며 분양가의 규제가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지금까지 주방가구, 인테리어 등 건자재에 한정됐던 유상옵션이 앞으로 건설자재까지 확대할 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근심도 늘어나고 있다.

19일 건설업계의 따르면 발코니 확장의 경우는 구조상 옵션이 아닌 필수인 곳도 대부분이지만 여전히 유상옵션 항목에 머물러 있은 지 오래다. 옵션 품목 중 2000만 원대에 육박하는 고가 항목이기 때문에 앞으로 건설사들도 발코니 확장은 유상품목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원 팔달8구역을 재개발하는 매교역 푸르지오 SK VIEW는 지난 14일 사이버 견본주택을 오픈했다. 전용면적 84㎡ 기준 분양가는 최고 6억5200만 원이다. 여기에 발코니 확장, 주방 가전 등을 합하면 최고 3424만 원이 추가된다. 분양관계자에 따르면 매교역 푸르지오 SK뷰 유상옵션은 추후 결정되는 품목도 있으며 각종 타일, 펜트리 옵션 등이 더해지면 옵션가가 현재보다 더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택지에서 분양하는 경기 하남시 위례신도시 중흥S클래스도 지난 14일 사이버 견본주택의 문을 열고 분양일정을 시작했다. 이 단지에서 가장 작은 주택형인 101㎡의 분양가는 최대 7억5800만원으로 책정됐다. 그러나 높은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유상 옵션 품목이 많아 풀옵션을 선택할 경우 약 7856만 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 분양가 대비 옵션 비중이 10%가 넘는 것이다. 해당 단지의 특징은 타입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101㎡B 타입의 경우 인테리어 옵션만 최고 5447만 원에 달한다. 하지만 옵션 세부항목이 패키지로 묶여있기 때문에 원하는 곳만 선택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또 양주옥정 유림노르웨이숲은 전용면적 84㎡의 분양가는 최대 3억7560만 원이다. 여기에 발코니 확장, 에어컨 설치 적용실(실내기), 주방과 거실에 적용되는 인덕션이나 엔지니어드 스톤, 폴리싱 타일 등을 적용하면 최고 2360만 원의 비용이 추가된다. 타 단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양가로 책정됐지만 유상품목 비중은 분양가의 6.3%에 달한다.

건설사 분양 관계자는 "옵션은 필수 사항이 아니며 오히려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혀주는 거지 옵션을 선택하지 않는다고 해서 부실시공이나 저렴한 마감자재를 쓰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친환경 자재 등 환경과 관련된 자재 사용과 관련해서는 분양가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도 필요하다고 본다"라고 밝혔다.

한편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견본주택을 사이버로 대체하는 현장이 늘고 있다. 소비자들이 현장에서 직접 유상옵션 품목을 확인하지 못한 채 청약에 나서야 경우가 많다. 이렇게 되면 입주 시점에 유상옵션을 놓고 건설사와 소비자간 다툼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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