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경ㅣ인터뷰] 우태희 상의 부회장 "코로나19 사태 해결 산업계도 총력"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02.20 13:43

20일 대한상의 의총 임명동의로 3년 임기 시작
"코로나19로 항공·관광업 물론 정유·화학 업종까지 피해 심각"
"미중무역분쟁 합의 韓 최대 피해…대책 마련하고 정부에 알릴 것"
"산업계·정부 가교역할 최선…국내외 상황 심각 막중한 책임 느껴"

▲우태희 신임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이 20일 대한상의 기자실을 들러 인사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김민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이렇게 국내 경제에 타격을 줄지는 상상도 못했다. 회원사와 국내 기업들의 피해와 애로사항을 적극 수렴해 대책을 마련하고 정부에 건의하겠다." 

20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에 취임해 공식업무를 시작한 우태희(58) 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현재 가장 시급한 사안으로 코로나19 사태 해결을 언급했다. 잠시 주춤한 조짐을 보였던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19일 대구에서만 10여명이 무더기로 추가 발생하고, 20일 경북지역에서도 4명이 더 늘면서 전국 확진자가 70명을 넘어섰다. 

신임 우태희 상근부회장은 "취임 일주일 전부터 회원사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업계 애로사항을 듣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사태로 항공, 관광업계는 물론 영세 소상공인까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코로나19 사태와는 거리가 멀 것 같았던 정유업계는 꽁꽁 문을 걸어잠근 중국의 영향으로 세계 석유수요 감소와 정제마진 하락에 따른 최악의 위기상황이라고 호소하고 있고, 화학업계 역시 제품가격 하락에 따른 어려움을 전했다. 생각한 것보다 피해가 크다는 것을 느꼈다"고 운을 땠다.

우 부회장은 "최근 국내 연구기관의 조사 결과 코로나19 사태가 사스나 메르스처럼 비교적 장기간 지속될 경우 연간 국내 매출액이 8% 감소하고, 수출액은 9% 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눈에 보이는 수치이고, 피부로 느끼는 피해는 더 클 것"이라면서 "대한상의는 현재 코로나19 대책반을 가동하고 기업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있고, 재계에서도 정부와 힘을 합쳐 이번 사태해결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 부회장은 이어 지난달 미중 무역분쟁 합의로 우리나라가 최대 피해국이 됐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는 "이번 합의를 통해 중국은 농산물과 공산품, 서비스, 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향후 2년간 2017년에 비해 2000억달러(231조7000억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을 추가로 구매하기로 했다. 세부적으로는 서비스 379억달러, 공산품 777억달러, 농산물 320억달러, 에너지 524억달러 등이다. 이는 세계 교역질서를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강조하면서 "중국이 미국산 제품을 추가로 구매하면 중국에 수출하는 다른 나라는 수출길이 막힌다. 중국에 많은 공산품을 수출하는 우리나라의 피해가 가장 심각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이 같은 사실을 끊임없이 정부에 이야기 하고, 대한상의 자체적으로도 중장기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면서 "언론도 중국의 미국산 제품 추가구매에 대한 부당성을 자꾸 알려야 한다"고 부탁했다.

▲우태희 신임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기업들의 목소리를 정부에 전달하고, 정부 정책 방향을 기업에 설명하는 가교 역할자인 우 부회장은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규제 개혁과 신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 마련의 필요성을 정부에 끊임없이 건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최근 "우리 경제가 구조적 장벽 때문에 성장을 멈추고 있다"고 우려하면서 "모든 법·제도, 기득권 장벽을 다 들어내야 한다. 개혁은 정치권, 정부, 사회 각계각층이 다 같이 나서서 해야 하는데 잘 안되고 있고 국내외에서 경제가 정치에 휘둘리는 상황이 상시화했다. 나라의 미래를 위해 낡은 법·제도 틀과 모든 생각을 바꾼다는 국민 공감대를 끌어낼 정도의 의식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우 부회장 역시 "20대 국회 종료까지 약 4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이대로 국회가 마무리된다면 약 1만6000개 법안이 자동폐기된다"면서 "우리 경제 활력을 위해 국회에 계류중인 서비스산업발전법 등은 반드시 통과되어야 한다. 정부는 물론 국회도 법안 통과를 위해 노력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동안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산업부 국장급 출신 인사가 맡아왔는데 차관급이 온 것은 이례적이라는 질문에 그는 "최근 각국의 통상 마찰로 세계 무역질서가 어지럽고, 경제활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과거 산업과 통상을 모두 경험한 저에게 이 같은 자리를 맡긴 것 같다"면서 "맡은 임기동안 최선을 다해 일할 것"이라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대한상의는 이날 의원총회를 열고 ‘우태희 신임부회장 임명동의안’을 의결하면서 우 부회장은 3년간의 직무수행을 시작했다. 우 부회장은 우선 각 지역에 있는 73개 대한상의 지부를 방문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우 부회장은 서울 배문고와 연세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경희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행정고시 27회 출신으로 최연소 수석으로 합격했다. 이어 통상산업부 산업정책과장, 주뉴욕 총영사관 상무관, 대통령비서실 경제정책수석실 산업정책 선임행정관, 주미한국대사관 상무공사참사관, 지식경제부 주력산업국장·통상협력국장,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통상차관보·제2차관을 차례로 역임했다.

대한상의는 "우태희 상근부회장은 통상, 주력산업, R&D, 에너지 등의 분야를 두루 경험하며 경제·산업 현안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면서 "산업현장에 대한 통찰력과 함께 통상교섭 과정에서 쌓은 조율능력을 고려해 상근부회장으로 위촉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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