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우울한 韓경제...다음주 '경기대책 패키지' 주목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02.22 10:14

2월은 반등하나 했더니...1~20일 수출 9.3% 감소

멈춰버린 중국경제, 정유 등 수출물량 급감 우려

文대통령, 경제현장 행보..."특단의 추가대책 발표"

▲22일 대전에서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코로나19)가 발생한 가운데 중구 보건소 관계자들이 중앙로 지하상가에서 소독약을 뿌리며 방역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적으로 일파만파 퍼지면서 대한민국 경제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미 애플을 비롯한 해외 기업들이 1분기 실적 목표치를 하향 조정한 가운데 이달 들어 수출이 1년 전보다 9% 넘게 감소하는 등 대한민국 역시 '경제감염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다음주 소상공인 임대료 지원 등을 포함한 1차 경기대책 패키지를 발표한다고 예고해 해당 내용과 그 실효성에 관심이 집중된다.


◇ 이달에는 기대감 높았는데...코로나에 2월 수출 9% 감소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은 것은 대한민국의 수출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은 263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4%(29억1천만달러) 늘었다.
   
하지만 조업일수(15.5일)가 작년 동기(12.5일)보다 3일이나 많았기 때문에, 1일 평균 수출액은 오히려 9.3% 줄었다.

국가별로 보면 이달 들어 코로나19로 중국의 경제 활동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중국 수출이 3.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 싱가포르(-26.7%)도 수출 부진이 컸다. 

반면 미국(24.2%), 베트남(19.8%), EU(12.8%), 일본(7.1%) 시장에서 호조를 보였다. 
    
앞서 지난 1월 1~20일 1일 평균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0.2% 감소하는 데 그치면서 2월 수출지표에 대한 반등 기대를 높였다. 1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6.1% 감소했지만, 조업일수 영향을 배제한 일평균 수출은 4.8% 늘어난 20억2000만달러로 14개월 만에 처음 상승한 점도 이같은 기대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국내 수출에는 또 다시 비상등이 켜졌다. 


◇ 국내도, 해외도...'코로나19'에 실적 목표치 '↓'

▲중국산 부품수급 차질로 인해 가동중단한 기아차(사진=연합)


실제 국내를 비롯해 글로벌 기업들도 '코로나19'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인포맥스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추정치가 있는 국내 상장기업 63곳 중 43곳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됐다.

아직 반도체 분야에서는 공급과 수요 모두 코로나19에 따른 악영향은 크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스마트폰과 TV 등 세트 공장을 중심으로 가동률 저하에 따른 반도체 수요 감소 우려가 점차 나오고 있다. 춘제 이후 자가 격리 인원 등에 따라 인력 복귀가 제한적이고, 확진자나 격리 인원이 추가로 발생할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공급망 충격에 따라 트렌드포스는 1분기 주요 IT 제품의 글로벌 생산량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스마트폰(-10.4%)과 노트북(-12.3%)은 기존 전망보다 두 자릿수로 낮췄고, TV는 4.5%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정유사들 역시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중국의 석유 소비가 감소하면서 1분기 수출 물량이 급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정유사들은 내수보다 수출 비중이 높고, 특히 중국 수출 비중이 20% 선으로 알려져 있다.

해외 기업들은 일찌감치 실적에 대한 목표치를 하향 조정했다. 애플은 17일(현지시간) 낸 자료에서 "애초 예상보다 중국 현지 공장의 정상화가 늦어지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1분기 매출 전망치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중국에서 아이폰 등 주력 상품을 생산할 뿐만 아니라 전체 매출의 20%가량을 중국 시장에서 내는 만큼 미국 대기업 중 비교적 중국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여기에 유럽 최대 항공사인 에어프랑스-KLM은 20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4월부터 점진적으로 운항이 정상화되는 상황을 가정하면 코로나19 사태의 영업이익에 대한 영향은 2~4월에 1억5천만~2억유로가량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다시 말하면 코로나19 사태로 오는 4월까지 최대 2600억원 가량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의미다. 중국을 왕래하는 노선은 에어프랑스-KLM의 연 매출의 5.5%를 차지한다.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에어프랑스-KSM을 비롯해 전 세계 각국이 중국 노선 운항을 중단항 상태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추산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전 세계 항공사들의 매출 감소액은 총 40억~50억유로(최대 6조5000억원 상당)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 정부, 다음주 '1차 경기대책 패키지' 발표...실효성있을까

▲사진=연합


이렇듯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국내 경제가 몸살을 앓으면서 정부는 다음주 '1차 경기대책 패키지'를 발표하고 현장에 도움되는 사업들을 직접 발굴하는데 총력전을 펼치겠다고 예고했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 소상공인 임대료 지원 등 금융, 세제, 예산, 규제 혁신을 비롯한 실효성 있는 안들을 담을 방침이다.현재 정부는 생산, 소비, 투자, 수출 등을 진작할 수 있는 대책을 각 부처에서 모아 검토 중이다. 특히 해당 사업이 현장에서 피해 극복에 도움이 되는지, 경기의 흐름을 살려 나갈 수 있을지를 중심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한 정책 수단 총동원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서울 남대문시장 방문(12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의 주요 경제인들과의 간담회(13일) 등 경제 현장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문 대통령은 21일 내수·소비업계 관계자들과 함께한 간담회에서 정부의 업종별 맞춤형 대책을 소개하기도 했다. 해당 대책은 ▲ 소상공인·중소기업을 위한 2조원 규모 신규 정책자금 공급 ▲ 중소 관광업계를 위한 500억원 규모 무담보 신용보증부 특별융자 ▲ 외식업계를 위한 육성자금 지원규모 확대 ▲ 저비용 항공사를 위한 긴급 융자지원 ▲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규모 확대 등이다.

문 대통령은 "저는 이것도 충분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지금까지 제시한 대책에 그치지 않고 특단의 추가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과도한 불안을 극복해야 한다"며 "국민들께서도 정부의 대응을 믿고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경제활동에 임해 줄 것을 다시 한번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에너지경제신문 송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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