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니 샌더스 상원 의원(사진=AP/연합) |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 선출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버니 샌더스 상원 의원은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날 생각이 있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은 '사진찍기용'이라고 비하했다.
샌더스 의원은 23일(현지시간) CBS 프로그램 '60분'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을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샌더스 의원은 "나는 이 세상에서 하늘 아래 모든 것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해 왔다"며 "그러나 내게 있어 적대적인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샌더스 의원의 이같은 발언은 자신이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한 정상회담 등 대북 비핵화 정책을 비판했지만 준비 없이 보여주기식으로 진행된 것을 문제 삼은 것이었지, 만남 자체를 거부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샌더스 의원은 "불행히도 트럼프 대통령은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그 회담에 들어갔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은 사진을 찍기 위한 기회였지만 회담을 성공으로 만드는 데 필요한 종류의 외교적 작업을 갖추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전 세계의 적들과 함께 앉는 데 대해 어떤 문제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재차 말했다.
이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자신이 대통령이 된다면 북한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충분한 사전 협의를 거쳐 합의가 도출될 정도로 협상 분위기가 무르익을 때 김 위원장을 만나겠다는 의향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개인적 신뢰'를 믿고 담판 형식의 돌파구를 모색해온 기존 '톱다운' 방식과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겠다고 거듭 강조한 것이다.
샌더스 의원은 이날 CBS 인터뷰에서 대통령 당선 후 군사 행동이 필요한 상황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다"라며 "가능한 한 하지 않으면 좋겠다. 그러나 우리는 세계 최강의 군대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보도했다.
그는 유럽 국가와의 군사 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믿는다며 미국인이나 동맹에 대한 위협이 있을 때 군사 행동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이 대만에 군사행동을 취할 때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하면서도 "우리는 전 세계에 우리가 가만히 있지 않고 침범이 일어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샌더스 의원은 민주당이 지금까지 진행한 3차례 경선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간발의 승부로 끝나 1승1패를 주고받은 1~2차 경선과 달리 3차 네바다주 경선에서는 40%대 후반 득표율로 크게 앞서는 상황이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