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美 원유생산 급증에 코로나 강타
OPEC+ 추가감산 여부도 불투명
잇단 악재에 WTI 사흘연속 하락
차이나오일 수출량 확대시 유가 추가↓

(사진=연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공포감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국제유가가 또다시 휘청이고 있다. 현재 상황에서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합체인 OPEC+가 유가반등을 위해 추가 감산을 단행할지에 대한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국이 원유를 기반으로 한 정제유의 재고 소진을 위해 해외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여파로 중국에서 원유 수요가 위축되자 해외수출을 통해 손실을 방어하겠다는 전략인데, 이것이 현실화될 경우 국제유가는 추가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 또다시 붕괴된 50달러 선…"지난 주 상승분 반납"


지난 3개월간 국제유가 (WTI) 추이.


2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2.3%(1.17달러) 내린 48.73달러에 거래를 마치면서 올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WTI는 지난 24일 3.7%, 25일 3.0% 각각 하락한 바 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4월물 브렌트유역시 전날보다 배럴당 2.77%(1.52달러) 하락한 53.43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WTI와 브렌트유가 각각 2.3%, 1.8% 오르는 등 오름세를 보였다. 중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속도가 주춤해지면서 원유 수요에 대한 우려가 일시적으로 완화된 데 이어 미국의 원유 재고 증가가 예상치를 하회했다는 소식까지 나오면서 국제유가를 끌어올렸다. 실제 중국 전역의 신규 확진자는 지난 13일 5090명을 기록한 이래 16일까지 사흘째 2000명 선을 유지하다가 17일부터 1000명대 이하로 떨어진 상황이다.

중국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둔화하고 있지만, 한국과 이탈리아 등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확산 공포가 심화하기 시작했다. 이란에서도 사망자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고, 쿠웨이트와 바레인 등 다른 중동 국가들에서도 확진자가 나오는 등 세계 곳곳에서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이렇듯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원유시장의 투자심리도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즈호은행의 에너지선물 부문 밥 야거 책임자는 "수요위축에 대한 우려로 국제유가는 지난 주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며 "이러한 상황이 앞으로 갑자기 개선될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 OPEC+ 추가감산 논의는 아직도 난항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우)


이렇듯 유가가 급락세를 이어가자 원유시장에서는 OPEC+의 추가감산 여부를 주목하고있다. OPEC+은 미국의 ‘셰일 붐’으로 넘쳐나는 원유공급에 대응하기 위해 2018년 말부터 감산 정책으로 유가 끌어올리기에 힘쓰고 있다.

현재 OPEC+은 올 1분기까지 하루 170만 배럴을 감산하기로 합의했고 3월 초 다시 만나 추가감산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현재는 원유 추가감산을 놓고 OPEC의 맹주격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주요 산유국인 러시아의 갈등이 계속 지속되고 있다. 사우디는 추가 감산을 검토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거부 입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추가 감산조치에 대한 회의론도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코메르츠방크의 유젠 와인버그 애널리스트는 "감산규모 확장과 감산기간 연장에 대한 OPEC+의 의지에 의구심이 커져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장관은 25일(현지시간)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컨퍼런스에 참석해 "OPEC과 동맹국들은 글로벌 원유시장의 재균형을 위해 다양한 옵션들이 있다"며 "여전히 잘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재균형을 위한) 아이디어들이 고갈되지 않았다"며 "우리는 동맹국들과 지속적인 소통을 이어가고 있고 모든 기회를 동원해 대화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압둘아지즈 장관은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장관은 추가 감산에 대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OPEC+ 협력체에 대한 우리의 파트너십을 확신한다. OPEC+에 참여하는 모든 회원국들은 책임감이 있고 시장에 잘 대응하는 산유국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노박 장관의 입장은 아직까지 전해진 게 없다. 러시아 국영매체 타스통신은 "러시아는 OPEC+ 감산합의에 대한 입장을 아직 전하지 않았다"며 "회원국들과의 논의는 이어지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 원유시장 위협하는 새로운 요인, ‘차이나오일’


추가 감산에 대한 OPEC+의 갈등은 국제유가의 하방 리스크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이 가운데 시장에서는 중국이 정제유 수출확대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가뜩이나 현재 글로벌 원유시장은 최고치를 경신하는 미국의 원유생산량으로 인해 공급량이 넘치는데 ‘차이나오일’까지 시장에 풀리면 국제유가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27일 로이터통신은 관계자들을 인용해 "중국이 정제유 수출이 작년 수준을 훨씬 상회할 정도로 급증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자국 내 정제유 수요가 급감하자 이를 해외로 돌려 어떻게든 이익을 챙겨보겠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실제 27일 글로벌 금융정보회사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중국은 이번 달에 약 117만8000 톤의 가스오일(경유)를 수출했고 이 중 54만 5000톤은 싱가폴, 19만 8000톤은 홍콩, 18만 7000톤은 호주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레피니트브는 중국의 2월 수출량이 220만 톤까지 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1월 수출량인 133만 5000 톤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 내 수요둔화가 장기화되면서 중국의 수출량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 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CNPC)의 리서치 부문인 중국석유집단경제기술연구원에 따르면 1분기 중국의 석유제품 국내 소비량은 전년 동기 대비 35.7%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2708만 톤의 제품들이 자국 내 시장에 잉여분으로 남겨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와 관련 컨설팅업체 에너지에스펙츠의 애널리스트는 "2월 중국의 항공연료에 대한 수요위축분이 생산감축분보다 하루 10만 배럴 가량 더 많을 것"이라며 "이는 중국의 3월 수출량이 2월분을 훨씬 웃돌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베이징 소재 SIA에너지 역시 "춘제가 끝난 2, 3월에 수출량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IA에너지에 따르면 올 1분기 전반적인 석유제품에 대한 중국의 수출량이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저작권 ⓒ에너지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드로이드앱 다운로드

Copyright ⓒ ekn.kr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