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진로 |
[에너지경제신문=여헌우 기자] 주류 업계가 뉴트로 디자인과 체험 마케팅을 펼치며 고객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단순히 영업활동에만 힘을 쏟거나 ‘빅 모델’을 기용해 인지도를 높였던 과거의 마케팅 방식을 넘어 소비자와 접점을 늘리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류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제품들은 ‘뉴트로 디자인’을 접목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뉴트로는 새롭다는 뜻의 뉴(New)와 복고의 레트로(Retro)를 합친 신조어다.
하이트진로가 지난해 4월 출시한 소주 ‘진로’는 옛 디자인을 복원해 재해석한 뉴트로 콘셉트를 전면에 내세워 젊은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냈다. 1970년대 진로 병의 하늘색을 그대로 재현하고, 진로의 한자 로고를 새롭게 디자인하는 등 현대적이고 젊은 감각으로 뉴트로 감성을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비맥주가 뉴트로 감성으로 풀어낸 ‘OB라거’는 1952년부터 시작된 브랜드 ‘OB’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게 특징이다. 특히 친근한 시그니처 곰 캐릭터 ‘랄라베어’와 복고풍 글씨체의 제품 디자인은 뉴트로 디자인 대세를 이끌며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한 바 있다. 과거 제품 출시 초기 활약했던 원조 모델 박준형과 김응수를 캐스팅한 코믹한 광고 영상도 SNS 등 온라인 상에서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지평주조의 ‘지평생막걸리’는 지평양조장 현판의 글씨체를 그대로 살려 디자인한 패키지를 사용하고 있다. 세로쓰기에 왼쪽으로 행갈이를 한 예스러운 글씨가 젊은 소비자들에게 낯설면서도 신선한 매력을 선사한다. 지평생막걸리의 라벨은 지난 2015년 리뉴얼 한 후로 지금까지 사용 중이다. 리뉴얼 당시 1925년부터 이어져오는 지평막걸리의 오랜 역사와 전통을 담아내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지평주조 측은 설명했다.
제품과 함께 마케팅 역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주류 업계는 초창기 영업소와 영업직원간 다양한 관계를 통해 매출을 관리했고, 이후에는 연예인 등을 앞세운 ‘빅 모델 파워’가 유행을 탔다. 최근에는 확고한 브랜딩을 기반으로 소비자들에게 각인되기 위한 체험형 마케팅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지평생막걸리 제품 2종과 지평양조장 현판 |
하이트진로가 ‘진로 이즈 백’을 앞세워 팝업스토어 등을 운영한 게 대표적이다. 구스아일랜드는 지난해 오토캠핑장에서 열리는 ‘고아웃캠프’를 진행해 호응을 이끌어낸 바 있다. 이밖에 스키장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브랜드 스토어를 선보여 고객 접점을 늘리고 있다. 롯데주류는 작년 모델 청하와 함께 통합형 체험을 제공하는 ‘청하 청청페스티벌’을 열기도 했다. 제주맥주는 서울의 중심 세빛섬에서 시원하게 피크닉을 즐길 수 있도록 돕는 ‘서울시제주도’ 행사를 펼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고객과 적극적으로 호흡하는 데 제약이 생기긴 했지만 전체적인 마케팅 트렌드는 체험을 강조하는 쪽으로 흘러갈 것"이라며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스스로의 가치관을 바탕으로 제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