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아시아나항공 인수 HDC현산 ‘계약파기설’···제주항공도 ‘고심’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에너지경제신문=여헌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국제선 항공노선이 사실상 셧다운 위기에 내몰리면서 아시아나·이스타항공 인수계약을 체결한 HDC현대산업개발과 제주항공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일각에서 꾸준히 제기되는 ‘계약 파기설’을 강하게 부인하지만 시장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고 본다. 


◇ HDC현산 아시아나항공 인수 지연···유상증자 계획 ‘차질’


24일 재계에 따르면 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기업결합심사가 늦어지며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중국, 일본 등에서 승인이 나지 않아 발이 묶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HDC현산이 코로나19를 ‘핑계’삼아 아시아나항공 인수에서 발을 뺄 수 있다는 얘기마저 나돈다. HDC현산과 금호산업의 주식매매계약서에는 본 계약 체결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거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딜이 무산된다는 조항이 담겼기 때문이다. 효력을 연장하더라도 12개월은 절대 초과할 수 없다는 규정도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본계약 체결일은 지난해 12월 27일이다.

HDC현산이 최근 아시아나항공 주요 이사진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도 코로나19로 기업결합심사가 늦어지는 것과 맥이 통한다. 2조 원대에 달하는 유상증자 계획도 늦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코로나19로 아시아나항공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 ‘경영 정상화’가 힘들 수도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연결 부채는 12조 5921억 원인데, 시간이 지날수록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부채비율은 1400%를 넘어섰다.

당초 HDC현산은 2조 1772억 원을 유상증자에 쏟아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을 200%대로 만들겠다는 구상이었다. 다만 현재 상태에서는 유상증자 이후에도 부채비율이 400~500% 대에 머물 것으로 추정된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의 첫 단계인 재무구조 개선 작업부터 어긋날 수 있다는 뜻이다. ‘빅딜’을 성사시긴 HDC현산이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배경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다음달부터 직원의 50%만 출근시키는 고강도 자구책을 실시한다. 모든 직원들은 4월에 최소 15일 이상의 무급휴직에 들어간다. 직원이 최소 10일 이상 무급휴직을 실시했던 지난 달보다 더욱 강화된 조치다. 휴직 대상도 조직장까지 확대된다. 임원들은 급여 10%를 추가 반납해 총 60%를 반납한다.

제주항공 항공기

제주항공 여객기


◇ 직원 월급 못 주는 이스타항공···코로나19 장기화할까 ‘노심초사’

저비용항공사(LCC) 업계 1위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 추진에는 현재까지는 큰 차질이 빚어지지 않고 있다. 지난 13일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했고, 아시아나항공과 달리 중국의 승인이 필요하지 않아 걸림돌이 많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공정위는 기업결합을 30일 내에 심사하고 그 결과를 통지하도록 돼있다. 필요 시 최대 90일을 연장해 120일까지 가능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업황이 좋지 않은 만큼 심사가 조기에 종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항공은 공정위 기업결합심사가 마무리되면 잔금 납부 후 이스타항공 주식 취득을 통해 경영권을 인수하게 되고 이스타경영 정상화에 직접 나설 계획이다.

문제는 코로나19로 사업에 먹구름이 가득하다는 것이다. 이스타항공은 24일부터 한달간 국내선을 포함한 모든 노선의 운항을 중단하는 ‘셧다운’을 실시했다. 사업량을 최소화해 적자 폭을 최소화하겠다는 궁여지책이다. 다음달에는 최소한의 운영 인원을 제외한 모든 인원은 휴직에 들어가기로 했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는 23일 사내게시판에 "국내 LCC들과 힘을 모아 정부의 긴급운영자금 지원요청 등 특단의 대책을 찾아봤지만 현재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없어 부득이하게 이달 25일 예정됐던 급여 지급이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제주항공 입장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정부와 모기업 애경그룹의 자금 지원 등이 가능해 유동성 위기를 겪지는 않겠지만, 업황이 계속 좋아지지 않을 경우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제주항공은 앞서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결정 공시를 통해 이스타홀딩스와 이스타항공 주식 497만 1000주(51.17%)에 대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인수가액은 545억 원이다. 

제주항공은 향후 운영효율을 극대화, 위기를 넘겠다는 전략이다. 규모의 경제를 활용한 원가절감,노선 활용의 유연성 확보,점유율을 바탕으로 하는 가격경쟁력 확보 등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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