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초격차의 시작’…삼성전자, EUV 적용 D램 양산 준비 완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03.25 10:19

세계 최초…고객사에 모듈 100만 개 공급 마쳐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D램 모듈’.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삼성전자가 극자외선(EUV) 공정을 적용한 1세대(1x) 10나노급(1나노=10억 분의 1m) D램을 생산하며 양산 준비를 마쳤다. D램에 EUV 공정을 적용한 것은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D램 제품부터 EUV 공정을 전면 적용해 "D램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고 공언했다.


◇ 업계 유일…연내 평택 신규라인 가동

삼성전자는 최근 EUV 공정을 적용해 생산한 1세대 10나노급 더블데이터레이트4(DDR4) D램 모듈을 글로벌 고객사에 공급, 평가를 완료했다고 25일 발표했다. 규모는 100만 개 이상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EUV 노광 기술을 적용할 경우 회로를 새기는 작업을 반복하는 ‘멀티 패터닝’ 공정은 줄이면서 패터닝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이에 따라 성능과 수율을 향상시키고 제품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EUV 공정으로 14나노 초반 대 ‘4세대 10나노급(1a) D램’ 양산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4세대 10나노급 D램은 1세대 10나노급 D램보다 12인치 웨이퍼당 생산성이 2배 이상 높다. 그만큼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내년에 성능과 용량을 높인 4세대 10나노급 D램을 양산하고 5세대·6세대 D램도 선행 개발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의 기술 주도권을 강화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고객과 기술 협력도 강화하고 업체 간 표준화 활동을 추진해 차세대 시스템에서 신제품 탑재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여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올 하반기 경기 평택사업장의 신규 라인을 가동해 증가하는 차세대 D램 수요에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양산 체제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D램개발실 부사장은 "업계 최초로 EUV 공정을 D램 양산에 적용해 글로벌 고객들에 더욱 차별화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차세대 제품을 선행 개발해 글로벌 IT 시장이 지속 성장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

(단위: %)
기업명(국가) 점유율
삼성전자 43.5
SK하이닉스 29.2
마이크론(미국) 22.3
난야(대만) 2.8
윈본드(대만) 0.9
파워칩(대만) 0.4
2019년 4분기 매출 기준.  자료=D램 익스체인지

◇ 예고된 초격차…"이제부터가 실력"

삼성전자의 이러한 초격차 행보는 일찌감치 예고된 바 있다. 지난해 1월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회동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반도체 경기가 안 좋은데 요즘 어떤지 묻는 문 대통령 질문에 "좋지는 않지만 이제부터 진짜 실력이 나올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같은 해 6월에는 화성사업장을 찾아 전자 관계사 사장들을 불러 모은 자리에서 "단기적 성과에 일희일비 하지 말고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라"고 주문하며 초격차를 거듭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그동안 메모리 시장에서 압도적인 주도권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감안해 이번 EUV 공정 적용을 ‘새로운 초격차 시대’가 개막한 것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차세대 D램 기술 개발을 앞당기고 이를 통해 경쟁사와 격차를 더욱 벌릴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전략은 2018년 하반기부터 이어지는 메모리 업황 악화 등 대외 악재를 기술 초격차로 돌파해 나가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점유율 43.9%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이 각각 29.5%, 23.5%로 뒤를 잇고 있다.
이종무 기자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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