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경의 눈] 코로나19에 편승한 '공포마케팅' 상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03.26 15:56

이나경 산업부기자


국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지 3개월째에 접어들었다. 확진자가주춤하면서 감염병에 대한 두려움이 가득찼던 초기와 달리 곳곳에서 이어지는 따뜻한 손길에 극복에 대한 희망의 기운이 감돈다. 착한 임대료 운동에서부터 대기업들의 기부행렬,위험을 무릅쓰고 나선 의료진까지 ‘히어로’들의 맹활약 덕분이다.

밝은 면에는 항상 그늘도 있다. 코로나19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과 공포를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하는 ‘공포마케팅’도 활개를 친다. 한국소비자원은 공정거래위원회와 코로나19 관련 부당광고를 살펴보니 공기청정기·가습기 등 코로나19 차단 효과를 과장해 광고한 사례가 급증하는 것으로 확인했다.

소비자원과 공정위는 1차 조사 결과 소비자를 오인시킬 우려가 있는 53개 광고(45개 사업자) 중 40건을 즉시 시정조치했다. 나머지 광고에 대해서도 조속한 시정을 요청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사례로는 검증되지 않는 코로나19 예방효과를 광고하거나 제한된 실험결과를 실제 코로나19 퇴치효과로 오인시키는 광고가 많았다.

이들 광고에는 대부분 마스크로도 막지 못하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공기청정기로 막을 수 있다거나, 제한된 실험조건 하에 얻은 바이러스 및 세균 감소 효과를 토대로 소비자가 실제 사용 환경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퇴치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치료제가 없다는 코로나19의 상황적인 특성을 고려해 일부 인터넷 사이트와 SNS 등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물품을 허위·과장 광고가 넘처나고 있다. 코로나 예방에 면역력이 중요하다며 유산균부터 마시는 차까지 모두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고 광고한다. 하지만 이 중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코로나19 예방 효과를 인증받은 제품은 하나도 없다.

이에 정부가 나서 코로나19 관련 거짓 정보에 대한 팩트체크를 제공하고 적발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인터넷 검색창엔 코로나19 예방에 관련된 거짓정보와 과장 광고가 버젓이 판치고 있다.

소비자의 불안한 감정을 이용한 공포 마케팅은 지금 당장은 잘 먹힐 지 모르나 그 피해는 결국 고스란히 우리 모두에게 돌아올 것이다. 불신보다는 희망이 싹틀 수 있게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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