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지의 눈] 다가오는 제75회 식목일, 2020년 나무의 의미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03.31 07:52

최윤지 에너지·환경부 기자


서울시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자투리땅과 빈 곳 등 시내 곳곳에 827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는 자료를 26일 접했다. 21세기에 그것도 대한민국에서 가장 도시화된 서울에 나무를 심는다니 아이러니했다.

다가오는 4월 5일은 제75회 식목일이다. 식목일은 그 중요성에 따라 공휴일의 자격을 얻기도 잃기도 했다.

4월 5일은 역사적으로는 신라가 삼국통일을 이룬 날이자 조선의 성종이 선농단에서 직접 농작한 날이며 계절적으로는 청명(양력 4월 5∼6일 무렵)을 전후해 나무를 심기에 좋은 시기다. 정부는 1946년, 4월 5일을 나무 심는 날로 지정했다. 식목일은 1949년 공휴일로 지정됐으며 1960년 공휴일에서 폐지됐으나 1982년에 다시 공휴일로 부활했다. 그러나 2006년 다시 공휴일에서 폐지돼 오늘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나무는 여전히 중요하다. 서울시는 지난해 생활밀착형 ‘도시숲’을 확충한다는 목표로 2022년까지 총 3000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 ‘2022-3000, 아낌없이 주는 나무심기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3000만 그루 나무심기를 통한 생활밀착형 도시숲 조성은 노후 경유차 6만4000대가 1년 동안 내뿜는 미세먼지를 줄여 미세먼지를 평균 25.6%, 초미세먼지를 평균 40.9% 저감하는 효과를 창출한다.

이와 더불어 지난해 3월 산림청과 국립산림과학원의 자료에 따르면 나무 1그루는 연간 35.7g의 미세먼지를 흡수하며, 나무 47그루는 연간 1680g의 미세먼지를 흡수한다. 1680g은 연간 경유차 1대가 배출하는 미세먼지 배출량과 같다.

나무는 도시 물순환에도 도움이 된다. 23일 국회입법조사처의 정보 소식지 ‘이슈와 논점’에 따르면 도로를 중심으로 조성된 가로수는 빗물 저장과 침투기능으로 도시 물순환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를 통해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가로수 조성을 위한 기본계획의 수립 단계부터 물순환 체계에 대한 개념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이슈와 논점에서는 지적했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신음해도 봄은 온다. 이렇듯 자연이 가진 힘은 21세기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안타깝게도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각 지자체에서는 제75회 식목일 행사를 취소하거나 축소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너무 아쉬워하지는 말자. 온라인으로도 나무를 심는 캠페인이 있다고 하니 시민의 관심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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