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한달새 감염자 폭증 전 세계서 가장 많아...사망자도 중국 앞질러

뉴욕 7만5983명으로 최고...뉴저지·캘리포니아 등도 확진자 늘어

트럼프, 지난달 27일 3단계 예산법안 통과시켰지만 추가 검토 촉구

2조달러 규모로 통과 시 총 4조3000억달러로 韓 예산의 10배 넘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AP/연합)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18만명을 돌파하면서 전염병 대응을 위한 향후 방안이 주목된다. 미국은 지난 한 달에만 예산 관련 법안을 세 차례나 통과시켰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경기부양을 위한 추가 예산이 필요하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공포 장세’에서 안정을 되찾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미국 증시의 향배에도 관심이 쏠린다.


◇ 미국 코로나19 환자 18만명 돌파…"최대 24만명 사망 예측" 경고도 나와

31일(현지시간) 미 존스홉킨스대학에 따르면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전일대비 1만 8000명 급증한 18만1099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 수는 3440명으로 집계돼 미국은 환자 수에 이어 사망자 수에서도 중국(3천309명)을 앞질렀다. CNN도 이날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환자 수를 18만 1326명으로 파악했다. 사망자는 3662명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1일 기준 미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100명 미만에 달했던 점을 고려하면 불과 한달 이내 확진자 규모가 두 자릿수에서 18만명까지 늘면서 미국은 세계에서 감염자가 가장 많은 나라가 됐다.

미국 내 코로나19의 최대 확산지가 된 뉴욕주에서는 환자가 7만 5795명으로 늘어 조만간 8만명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CNN은 뉴욕주에서 신규 환자 증가율은 다소 완화했다고 평가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언제 코로나19 관련 제한 조치들이 끝나고 생활이 정상으로 되돌아갈지 아무도 모른다면서 그런 일이 금세 닥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가설을 세우거나 예측을 하거나 의견을 제시할 수 있겠지만 아무도 모른다"며 "하지만 이것은 말할 수 있다. 그것이 금세는 아닐 것이다"라고 말했다.

뉴욕경찰서(NYPD)에서는 경찰관 1048명 등 직원 1193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또 경찰 인력의 약 15%인 5674명이 병으로 결근 중이다. 이웃한 뉴저지경찰서에서도 경찰관 383명이 코로나19 양성으로 판정됐다.

뉴욕과 뉴저지에 이어 미시간, 캘리포니아, 플로리다가 미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가장 많이 나온 상위 5개 주로 꼽혔다. 미시간주에서도 하루 새 1117명의 환자가 새로 나오며 총 환자가 7615명으로 증가했고, 캘리포니아주의 코로나19 감염자는 6932명으로 늘었다. 또 감염자가 1천명이 넘은 곳도 24개 주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런 악화일로의 확산세 속에서도 ‘사회적 거리 두기’의 효과가 희미하게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보건 당국자 진단도 나왔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우리는 그것(사회적 거리 두기)이 실제로 완화 효과를 내고 있다는 기미를 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그러나 이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는 코로나19로 미국에서 10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현실에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 관계자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유지된다고 하더라도 10만명에서 24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 모델을 소개했다. 또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면 150만명에서 220만명이 사망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파우치 소장은 "이 숫자가 정신을 번쩍 들게 하는 만큼 우리는 그것에 대해 준비돼 있어야 한다"며 "그렇게 높게 치솟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 회견에서 "우리는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매우 힘든 2주를 앞두고 있다"며 "미국인들이 다가올 30일간 지침을 따르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그것은 삶과 죽음이 달린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2주에 대해 "매우 고통스러울 것이다. 매우, 매우 고통스러운 2주가 될 것"이라며 "나는 모든 미국인이 앞에 놓인 힘든 기간을 준비하길 원한다. 터널의 끝에는 빛이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10인 이상 모임 회피, 여행 자제 등이 담긴 코로나19 관련 지침을 발표하고 이를 당초 15일간 실행하기로 했다가 코로나19 급증세가 이어지자 4월 말까지 한 달 더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지침에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고 집에서 머물되 아플 경우 의사를 부르는 내용 또한 담겨 있다. 또 식당이나 술집에 가는 것을 피하고 음식의 경우 배달이나 테이크아웃을 선택하며 노인을 보호하라는 지침도 포함됐다.


◇ 코로나 대응에 2.3조 달러 확보한 미국, 추가로 2조 달러 인프라 논의


코로나19 사태로 10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사진=AP/연합)


이렇듯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규모가 계속 늘어나자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경기부양책을 촉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트윗을 통해 "지금은 수십 년간 기다려온 인프라 법안을 처리할 때"라며 2조 달러(2448조원) 예산법안을 거론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오로지 일자리와 한때 위대했던 인프라를 재건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 한달에만 벌써 예산 법안을 세 차례나 처리했지만 그것도 모자라 추가 경기부양을 위해 대규모 예산 법안이 필요하다고 밝힌 것이다. 의회는 1단계 83억달러, 2단계 1000억 달러 규모의 긴급 예산 법안을 처리하고 지난 27일에는 무려 2조 2000억 달러의 3단계 법안을 통과시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까지 마쳤다. 법안 서명 4일 만에 또다시 대규모 예산을 요구한 셈이다.

이 법안까지 통과하면 미국은 코로나19에만 4조 3000억달러(5263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돈을 쏟아 붓는 격이 된다. 한국 올해 예산 513조원의 10배가 넘는다.

지금까지 처리된 법안이 코로나19 검사 확충, 미국민 현금지급, 피해기업 구제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대규모 건설 공사 등 인프라 사업을 통한 인위적 경기부양과 일자리 창출을 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인프라 확충은 과거에도 거론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때 1조달러의 인프라 사업을 통해 수십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도로와 교량, 항구, 공항을 재건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작년 5월 백악관 회동을 하고 2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재건 계획에 합의한 만큼 민주당도 긍정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펠로시 하원 의장은 지난 30일 기자회견에서 4단계 예산법안을 이미 검토 중이며 대형 인프라 예산을 포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공화당 지도부는 3단계 법안이 통과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인 만큼 추가 법안 논의가 시기상조라며 상대적으로 신중한 입장을 취해왔다.

이와 관련,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대대적 인프라 패키지는 공화당과 민주당 초당적으로 지지하는 몇 안되는 정책 중 하나라고 평가한 반면 예산 확보 문제에 대한 불일치로 교착상태에 빠졌다고 전했다.

공화당은 인프라 예산 재원으로 세금을 더 걷는 것을 망설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트윗에서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가 ‘제로’(0%)라고 언급한 것은 세수 늘리기보다 국채 발행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본격적인 논의가 4월 하순께에야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원과 하원 공히 지난주 3단계 예산 법안을 통과시킨 후 4월 20일까지 휴회에 들어간 상황이다. 다만 코로나19 급증세가 이어지는 위기 속에 트럼프 대통령까지 재촉한 상황이라 이보다 빨리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질 수도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많은 민주당 의원들의 요구와 일치한다"고 평가했고,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예산법안 지지는 주저해온 공화당 지도부가 이런 조치를 지원하도록 압박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 1분기 ‘최악 성적’ 보인 미 증시…향후 흐름은?


한편, 코로나19 사태로 기록적인 낙폭을 보여왔던 미국 증시가 공포 장세에서 벗어나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고 있다.

3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410.32포인트(1.84%) 하락한 21,917.16에 마감했다. 장 초반 오름세를 보였지만 결국 하락 반전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2.06포인트(1.60%) 내린 2,584.5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74.05포인트(0.95%) 하락한 7,700.10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1분기(1~3월) 다우지수는 23.2%, S&P500지수는 20.0%의 낙폭을 각각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14.2% 빠졌다. 분기 기준으로 다우지수는 이른바 ‘블랙먼데이’ 충격이 있었던 1987년 이후로, S&P500지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이후로 최대 폭으로 급락했다고 경제매체 CNBC방송은 전했다.

특히 지난달 미국에서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면서 낙폭은 10%를 웃돌았다. 월간 기준으로 다우지수는 13.7%, S&P500지수는 12.5% 각각 내렸다.

다만 뉴욕증시가 반등을 시도하는 흐름도 포착돼 주목을 받고 있다. 기록적인 낙폭을 보였지만, 일단 극심한 출렁임은 진정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다우지수는 지난주 12.8% 오르면서 주간 기준으로는 1938년 이후로 최대 상승 폭을 기록한 바 있다. S&P500지수는 지난주 10.3% 상승했다. 이번 주 들어서도 비교적 차분한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WSJ는 기존의 변동성과는 대조적이라고 평가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53선에 머물고 있다. 역대 최고치인 85선까지 치솟았던 이달 중순 상황과 비교하면 상당 부분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잦아들었다는 뜻이다.

일각에선 뉴욕증시가 바닥을 찍은 것 아니냐는 기대 섞인 분석이 나오지만, 미국내 코로나19 발병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CNBC 소속 짐 크래머는 "1분기처럼 2분기 증시도 나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그렇게 나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월가에서 ‘채권왕’이라고 불리는 더블라인캐피털의 제프리 군라흐 최고경영자(CEO)는 미 증시가 "저항선에 도달했을 뿐"이라며 4월에 새로운 바닥을 찍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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