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 버즈’ 출시 1년…무선이어폰 시장 생존 전략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04.01 16:00

1년 채 안 돼 740만 대 판매

▲삼성전자의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 플러스’ 5종.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삼성전자가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를 처음 출시한 지 1년여 시간이 흘렀다. 반도체 칩과 모바일, 오디오 기술 등 무선 이어폰 제조에 필수 요소를 모두 갖춘 제조사가 이 시장에 뛰어든 경우는 삼성전자가 처음이다. 기술 경쟁력과 제품 차별화로 시장을 파고들고 있는 삼성전자가 ‘무선 이어폰=아이팟’이라는 공식을 깨면서 애플 주도의 ‘판’이 흔들리는 모습이다.


글로벌 무선 이어폰 시장 점유율

순위 기업명(국가) 시장 점유율(단위: %) 출하량(단위: 대)
1 애플(미국) 54.4 5870만
2 샤오미(중국) 8.5 910만
3 삼성전자 6.9 740만
2019년 기준. 자료=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

◇ ‘선 넘는 전쟁’ 무선이어폰 춘추전국시대

1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지티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현재 글로벌 무선 이어폰 시장은 ‘1강 다약’의 구조다. 2016년 일찌감치 시장을 선점한 미국 애플이 6000만 대 가량 출하하며 전체 시장의 절반 이상(54.4%, 출하량 5870만 대)을 점유하고 있다. 이어 중국 샤오미가 2위(8.5%, 910만 대), 삼성전자 3위(6.9%, 740만 대)로 뒤를 잇는다.

언뜻 수치로만 보면 삼성전자의 현재 무선 이어폰 시장 인지도는 미미한 수준으로 평가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무선 이어폰 출시 10개월도 채 안 돼 달성한 것이라는 점에서 삼성전자가 향후 시장에 미칠 파장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애초 단단해진 애플의 독주 체제를 비집고 들어가 자리잡을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기존 스마트폰에서 이어폰 잭 단자를 없애야 무선 이어폰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데 삼성전자가 이를 바꾸기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애플이 무선 이어폰 ‘아이팟’을 내놓은 지 3년여 만인 지난해 초에야 갤럭시 버즈를 처음 출시했고, 이어 하반기에 처음으로 이어폰 잭 단자를 없앤 ‘갤럭시 노트10’을 내놨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뚜껑을 열기도 전에 시장은 반응했다. 아이팟이 나온 이후 시장 환경이 이어폰 잭 제거를 수용할 수 있는 상태로 접어든 것도 한몫을 했다. 이런 흐름에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갤럭시 버즈 출시 이후 그 해에만 700만 대 이상을 판매하며 시장 점유율 3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무선 이어폰 시장 규모 추이

(단위: 대)
구분 2018년 2019년 2020년(전망) 2021년(전망) 2024년(전망)
규모 3500만 1억 700만 2억 2000만 3억 7000만 12억
자료=업계 종합

◇ 삼성전자, 무선이어폰 제조에 최적화

업계가 꼽는 삼성전자의 강점은 무선 이어폰 제조에 최적화된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무선 이어폰 구동에 필요한 반도체 칩과 관련 모바일 기술, 이어폰의 핵심인 오디오 기술을 제품에 동시 구현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이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최근 세계 최초로 통합 전력 관리칩(PMIC)을 내장한 ‘갤럭시 버즈 플러스’를 선보이며 무선 이어폰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의 2세대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 플러스’는 PMIC 탑재로 전작인 갤럭시 버즈보다 배터리 성능이 크게 개선됐다. 갤럭시 버즈는 한 번 충전으로 음악 재생이 최대 6시간 가능했지만, 갤럭시 버즈 플러스는 한 번 충전으로 11시간 동안 음악을 재생할 수 있다. 배터리 용량이 기존 58밀리암페어시(㎃h)에서 85㎃h로 늘어난 덕분이다.

여기에 오디오 전문 기업 하만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것도 이점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하만을 인수한 이후 자사 TV, 사운드 바, 스마트폰 등 음질을 개선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갤럭시 버즈에는 하만의 오디오 브랜드 AKG의 음향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션 올리브 하만 인터내셔널 수석 연구원은 삼성전자 뉴스룸을 통해 "이미 하만과 삼성전자는 라이프스타일, 전장 부문 등에서 협업을 진행중"이라며 "하만과 삼성전자의 전문 지식, 기술, 시장성 등에 대한 상호 협업은 지속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무선 이어폰 시장의 잠재력도 삼성전자에 좋은 자극제가 되고 있다. 글로벌 무선 이어폰 시장은 과거 연평률 성장률이 80% 수준이던 스마트폰 시장과 같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세계 무선 이어폰 시장은 1억 2000만 대 수준으로 올해는 전년 대비 90% 성장한 2억 3000만 대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도권 확보를 위한 업체 간 ‘선 넘는’ 시장 경쟁도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 샤오미, 삼성전자 외에 현재 LG전자, 소니코리아, 아마존 등이 무선 이어폰 제품을 보유중이며, 올 상반기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정보기술(IT) 업계도 경쟁에 가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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