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OPEC+ 화상회의 앞두고..."러시아가 감산 거부" 비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04.04 14:36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우)



[에너지경제신문 나유라 기자] OPEC+(석유수출국기구인 OPEC과 러시아 등 10개 산유국의 연대체)가 원유 가격 안정을 위해 이달 6일 화상회의를 열기로 결정한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 합의가 결렬된 책임이 러시아에 있다고 맹비난했다. 이에 이달 6일 열리는 감산 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우디 외무부는 4일 국영 SPA통신을 통해 ‘러시아 대통령실의 발표는 진실을 왜곡했다’라는 제목으로 낸 성명에서 "그 (감산) 합의를 거부한 쪽은 러시아였다. 사우디와 나머지 22개 산유국은 감산 합의를 연장하고 더 감산하자고 러시아를 설득했다"라고 주장했다.

또 ‘사우디가 미국의 셰일오일을 제거하려고 했다’라는 러시아의 주장에 대해서도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외무부에 이어 사우디 에너지부도 "우리가 미국의 셰일오일을 겨냥해 감산합의에서 발을 뺐다는 러시아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 압둘아지즈 빈 살만 왕자는 "언론에 대고 ‘협상에 참여한 모든 산유국이 4월부터 감산 의무에서 벗어난다’고 처음 말했던 장본인이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이다"라며 "이 때문에 각 산유국이 저유가와 손해를 메우려고 증산하게 됐다"라고 지적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이처럼 러시아를 맹비난한 것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발언 때문이다. 푸틴 대통령은 3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감산 제의에 일단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도 "(지난달 6일) OPEC+의 감산 합의를 결렬시킨 쪽은 러시아가 아니었다"라며 사우디에 책임을 돌렸다.

이어 "사우디가 OPEC+ 합의에서 탈퇴해 산유량을 늘리고 유가를 할인한 것은 셰일오일을 생산하는 경쟁자들(미국)을 따돌리려는 시도와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주장했다.

사우디와 러시아는 지난달 원유 감산 합의에 실패하면서 가격 인하와 증산 예고 등을 통해 유가 전쟁에 돌입했다. 이 영향으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20달러 수준까지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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