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팩토리·전자결제 등 디지털화 발전
코로나 인한 비대면 작업에도 불편함 없어
최근 LG화학 전세계 사업장 ‘MS 팀즈’ 구축
SK이노는 현장 기술직 사원에 온라인 교육
▲LG화학 임직원이 다양한 장소에서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 협업하고 있다. |
[에너지경제신문 김민준 기자]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훨씬 전부터 디지털화를 통해 개인간 비대면 접촉을 상당부문 줄였다. 이는 생산 효율성과 공정 안정성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으로 대표적인 것이 스마트 플랜트 사업이다. 스마트 플랜트는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을 활용해 공정의 안전성을 높이고, 인간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최소화하는 솔루션을 구축한 미래형 공장이다. 개인간 접촉이 필요없는 공정 자동화 시스템으로 안전성과 효율성을 강화한 것이지만, 최근 코로나19가 글로벌로 확산하면서 석유화학업계는 개인간 접촉을 줄일 수 있는 디지털화 작업에 더욱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LG화학은 최근 협업 솔루션, 챗봇, 인공지능 번역과 같은 업무 시스템의 디지털 전환은 물론 보고·회의 문화 개선을 통해 일하는 방식을 대대적으로 혁신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전 세계 1만8000명이 디지털 공간에서 팀을 구성해 협업할 계획이다.
5일 LG화학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의 메신저 기반 협업 솔루션인 ‘팀즈’를 지난주부터 한국, 중국, 미국, 폴란드 등 전 세계 사업장의 사무기술직 임직원 1만 8500명을 대상으로 전면 도입하기로 했다. 이는 국내 기업의 팀즈 도입 사례 중 최대 규모다. LG화학은 팀즈 도입으로 디지털 업무공간이 마련되면 비대면, 무중단, 무제한의 3U 업무 시스템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대면 업무 시스템은 실시간 채팅, 원격회의, 문서 공동 작업과 같은 기능을 활용해 구축된다. 이로 인해 업무 상황을 상시 공유해 단순 상황 보고와 같은 문서 작성을 줄이고, 회의 참석을 위한 이동 시간을 단축하는 등 업무 효율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또 무중단 업무 시스템이 구현되면 LG화학 임직원은 PC, 노트북, 모바일 등 다양한 기기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오피스 소프트웨어가 설치되지 않은 PC에서도 문서 편집이 가능해 어떤 상황에서도 끊김 없는 업무 환경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약 없이 간편하게 업무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된다.
더 나아가 LG화학은 임직원이 단순 반복적인 업무에 낭비하는 시간을 줄여주는 챗봇 시스템을 도입했다. 채팅 창에 대화하듯 관련 키워드만 입력하면 간편하게 임직원 검색, 일정 조회·등록, 회의실 예약, 근무시간 관리 등의 업무를 할 수 있다. LG화학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사내 모든 정보를 챗봇에게 학습시켜 시스템을 더욱 고도화할 계획이다.
LG화학 관계자는 "2차전지 사업처럼 전 세계에서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시장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일하는 방식도 획기적으로 혁신해야 한다"며 "일하는 방식과 관련된 제도는 물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일환인 업무 시스템까지 혁신해 글로벌 인재들이 선망하는 수준의 ‘스마트 워크’ 문화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시간과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고 영업활동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한화토탈의 ‘스마트 세일즈 시스템’. |
SK이노베이션은 2016년부터 스마트 팩토리의 일환인 스마트 플랜트 구축을 위한 TF팀을 신설하고 주력 사업장인 울산CLX에 유해가스 실시간 감지, 회전 기계 위험예지, 스마트 공정운전 프로그램, 스마트 워크 퍼밋 등 4개 과제를 선정해 1년 3개월 동안 시범 운영했다. 이를 통해 유해가스 실시간 감지 시스템을 자사 모든 사업장에 적용해 정해진 시간대별로 사람이 직접 유해가스를 측정하던 기존 방식을 버리고 가스 측정기기로 유해가스를 실시간 확인해 필요할 때 마다 작업중단과 대피 등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됐다.
이어 종이로 진행되던 작업허가서를 모바일과 전자서명 등으로 대체하는 스마트 워크 퍼밋을 확대 적용했다. 이전에는 작업 허가를 받기 위해 관련 부서 4곳 이상에 허가를 얻어야만 해 평균 1시간 이상의 시간이 소모됐지만 이 시스템 도입 이후 허가서 발급 시간이 30분 이내로 단축됐다.
또한 SK이노베이션은 지난 3월부터 울산CLX 교육훈련생 집합 교육을 온라인 라이브 교육으로 대체해 진행하고 있다. 이는 지난 30여년간 울산CLX 현장 기술직 사원 교육과정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을 예방하기 위한 ‘비대면(언택트)’ 교육을 실천하면서 교육훈련생들을 효율적으로 지도하고 학습 효과를 높이기 위해 마련했다.
한화토탈은 이미 영업활동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언제 어디서나 모바일기기에 설치된 어플리케이션만으로 처리할 수 있는 ‘스마트 세일즈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시간과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는 근무환경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시스템에 흩어져 있던 영업 관련 업무처리기능을 한 곳으로 통합해 복수의 시스템에 접속할 필요없이, 관련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 내수영업뿐만 아니라 수출영업부문까지 활용이 가능하다. 스마트 세일즈 시스템 도입으로 국내 영업을 담당하는 직원들의 업무시간이 월 1400시간 절약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국내 산업군에서 석유화학산업은 오래 전 스마트 플랜트 구축을 위해 ICT를 접목한 디지털화 작업에 익숙해 있다"면서 "이런 빠른 디지털화로 최근 코로나19 사태에도 언택트로 인한 불편함을 거의 겪지 않았고, 코로나19가 석유화학산업계의 디지털화를 더욱 앞당기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