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게임, 글로벌서 잇달아 성과…코로나19로 기대감 더해져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04.05 17:48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오히려 게임사에게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해외 시장에 출시된 우리 게임들이 최근 잇달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pop(케이팝)에 이어 K-Game(케이게임)의 이 같은 성과가 국내 게임사의 1분기 실적에 얼마만큼 기여할지 주목된다.


◇ 넷마블 ‘일곱 개의 대죄’·넥슨 ‘V4’ 글로벌 시장서 ‘대박’

5일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이 지난달 3일 세계 170여 개국에 출시한 모바일 RPG(역할수행게임) ‘일곱 개의 대죄: GRAND CROSS(이하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가 글로벌 빅 마켓으로 꼽히는 북미 앱스토어를 비롯해 전 세계 주요국가 앱 마켓에서 매출순위 상위권에 오르며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모바일 앱 마켓 분석 사이트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는 지난 1일 북미 애플 앱스토어에서 매출 순위 6위를 기록했다. 이 게임은 프랑스와 대만, 홍콩 등에서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했다. 독일과 이탈리아, 스페인, 싱가포르 등 글로벌 19개 주요 시장에서도 매출 순위 10위 권 재진입에 성공했다.

넥슨이 지난달 26일 대만·홍콩·마카오 시장에 출시한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V4(브이포)’도 출시 일주일 만인 지난 1일 대만과 홍콩에서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에서 각각 5위와 6위에 올랐다.

넷마블과 넥슨이 글로벌 시장에서 거둔 이 같은 성과는 ‘한류 콘텐츠 확산’을 더욱 공고히 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9년 상반기 콘텐츠 산업 동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국내 콘텐츠 산업 수출액은 전년 대비 6.4% 성장한 48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그중 게임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국내 콘텐츠 수출액의 69.2%인 33억3033만 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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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크로스’ 글로벌 버전 대표 이미지.

[넥슨] V4 글로벌 버전 대표 이미지

▲넥슨 ‘V4’ 글로벌 버전 대표 이미지.


◇ 넷마블-넥슨, 글로벌 흥행했어도 실적상승 기대감은 엇갈려 

넷마블과 넥슨 모두 글로벌 흥행에는 성공했으나, 이것이 곧장 실적상승으로 이어질지에 대한 기대감은 사뭇 다른 분위기다. 넷마블의 경우 대만, 홍콩, 싱가폴 등 아시아 국가와 더불어 서구권 주요 시장에서도 매출 순위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지만, 넥슨의 경우 상대적으로 파이가 작은 대만·홍콩·마카오 시장에만 출시해 실적 상승에 대한 큰 기대를 갖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만 시장은 매출 기대감으로 접근하는 시장이라기보다는 향후 타 지역 출시를 위한 테스트베드 성격이 강한 시장”이라면서 “대만 등의 시장에서 높은 성과를 거두었다는 것은 분명 유의미한 성과지만, 향후 V4가 다른 지역에서도 이 같은 성과를 낼 수 있는지가 실적에는 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넥슨은 V4의 추가적인 글로벌 출시 계획을 갖고 있으나, 출시 지역과 시점 등은 미정인 상태다. 

반면 넷마블의 경우,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의 글로벌 흥행이 회사 실적에 많은 도움이 될 전망이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연구원은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는 한국과 일본 지역에서만 서비스했던 지난 4분기 일평균 매출액 5억 원을 기록했다”면서 “이번 글로벌 출시로 일평균 매출액은 11~13억 원 수준까지 상승한 것으로 파악된다. 일 매출 10억 원 이상이면 넷마블 게임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 이익 기여가 상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코로나19 덕 볼까…주요 게임사 ‘표정관리’


다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게임사들 실적이 일제히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유효하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개학 연기 등으로 게임 이용자와 이용시간이 늘어났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실제 세계보건기구(WHO)는 게임 플레이를 통해 코로나19 확산을 막자며 ‘플레이어파트투게더(#PlayApartTogether)’ 캠페인을 시작했다. 친구들과 함께 게임플레이를 즐기되, 물리적으로 떨어져 각자의 집에서 즐기는 문화를 확산하는 것이 해당 캠페인의 목표다.

하지만 게임업계는 코로나19와 자사의 매출 증가 기대를 연결짓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 사망자 수가 수만 명에 이르는 상황에서 팬데믹(Pandemic)을 이용해 실적을 챙긴다는 부정적 인식이 생길까 하는 우려다.

업계 관계자는 "이용성 지표가 상당히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일일활성이용자(DAU)와 재방문율이 높다고 매출이 많이 발생한다고 단언하기는 힘들다"면서 "실적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없지는 않지만, 유저들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성실하게 잘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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