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하다. 일부 기업들은 도산 위기에 놓였고 대부분 자영업자들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니 집안도 시끄럽다. 재난 영화에서나 볼 법한 상황이 우리 주위에서 연출되고 있다. 대부분 이슈를 코로나19가 집어 삼키고 있음은 물론이다.
온 세상이 뒤숭숭한 가운데 오는 15일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펼쳐진다. 우리의 선택을 통해 지역구 253석, 비례대표 47석 등 국회의원 300석이 선출된다. 후보자등록을 마친 상태로 재외투표가 시작됐고, 10~11일에는 사전투표가 진행된다.
코로나19 사태가 워낙 심각하다보니 선거에 대한 관심이 예년보다 크게 줄었다. 당장 먹고 사는 게 걱정인데 선거철에만 허리를 숙이는 이들의 목소리가 들릴 리 만무하다. 등록된 후보·정당도 너무 많다. 주요 공약을 보다 보면 헛웃음만 나온다. 북한 정권을 교체한다거나 전 국민 전과기록을 말소하자는 제안이 눈에 띈다. 무작정 현금을 뿌리겠다는 이는 또 왜 이리 많은지. ‘정치 혐오증’에 빠져 투표를 건너뛰기 딱 좋은 분위기다.
그럼에도 유권자의 권리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산으로 가는 정치판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한 표가 소중하다. 국회의원 300명은 각각 1억 5000만 원이 넘는 연봉을 받아간다. 코로나19 정국에 허리 띠 졸라매며 우리가 낸 세금이다. 올해 총선에 후보자들이 낸 공약을 모두 실천하려면 4000조 원이 넘게 필요하다고 한다. 올해 우리나라 예산(512조 원)의 8배에 달하는 돈이다.
모든 표는 소중하다. 정당별 공약을 꼼꼼하게 살피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무게감 있는 후보들의 토론회도 본격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 재난지원금이 공평하게 지급되는 지,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합리적인지 등 투표를 통해 의견을 내야한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이 말했다.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다."
[에너지경제신문=여헌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