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엑손모빌, 모잠비크 LNG 투자 연기 확정…가스公·조선3사 악영향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04.08 09:36

엑손모빌, 올해 지출 대폭 축소…투자 결정 무기한 보류

한국가스공사 지분 10% 참여 중…연간 152만톤 도입 목표 차질

▲모잠비크 광구 위치도.


미국 석유기업 엑손모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로 모잠비크 로부나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투자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최종 확정했다. 지난달 미국 수출입은행(US EXIM)이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철회한 데 이어 프로젝트 핵심 참여자가 투자 연기를 결정하면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가스공사 참여' 모잠비크 로부마 자금 수혈 '급제동') 그동안 이 사업에 공을 들여온 한국가스공사의 계획이 암초를 만났으며, 우리나라 조선사의 수주 기회도 뒤로 미뤄지게 됐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엑손모빌은 모잠비크 LNG 프로젝트에 대한 최종 투자 결정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 영향으로 올해 지출 계획을 30% 줄인 데 따른 것이다. 또 과잉 공급과 낮은 수요로 인한 석유 및 석유 제품 가격 하락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엑슨모빌이 투자를 무기한 보류하면서 사업이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미국 내 신종 코로나 확산세가 더욱 가팔라지고 있어 연내 경제 회복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모잠비크 로부나 4구역은 엑손모빌, 이탈리아 국영 석유회사 ENI,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CNPC)의 합작사 MRV(Mozambique Rovuma Venture)가 지분 70%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 포르투갈 최대 에너지사인 갈프, 모잠비크 NHC(National Hydrocarbon Company)가 각각 10%씩 참여했다.

다만 엑손모빌은 "우리는 지금의 저비용 환경에서 개발 계획과 시너지 확대를 지속하기 위해 협력사, 정부와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의 사업 계획을 뒷받침하는 장기적인 기조는 변하지 않았다"면서 "인구와 에너지 수요는 늘어나고 경제는 회복될 것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회사의 자본 할당 우선순위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엑손모빌의 투자연기로 모잠비크 LNG 프로젝트에 공을 들여온 한국가스공사에 불똥이 튀게 됐다.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올해 초 모잠비크 대통령 취임식에 직접 참석할 정도로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가 컸다. 로부마 LNG 1단계 사업은 4구역 광구 내 맘바 가스전 채취 가스를 육상 LNG 트레인 2개를 통해 연 1520만톤의 LNG를 액화해 판매하는 사업이다. 2025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의 참여 지분은 10%에 불과하지만, 현재 지분만큼의 양만으로도 우리나라 국민이 3년간 쓸 수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이 사업으로 100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 또 국내 건설·금융·보험사의 참여로 50억달러 이상의 경제 유발 효과도 기대했다. 기획재정부는 작년 7월 이 사업을 기재부 핵심사업(MVP)으로 선정했다.

모잠비크 LNG 사업을 계기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던 LNG 운반선 발주도 악영향을 받게 됐다. 이미 지난해 미국 대형 정유사 아나다코가 LNG선 16척 건조 입찰 일정을 돌연 연기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은 사전심사까지 통과했지만, 엑슨모빌까지 투자를 연기하면서 수주 시기가 기약없이 미뤄지게 됐다.


[에너지경제신문 송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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