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금융그룹 1Q 순익 10%이상 악화 예상…JB금융 간신히 선방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04.08 16:58

3개 지방금융지주 1분기 순익 3565억 추정…전년比 10.3%↓

BNK금융 14.4%, DGB금융 12.3% 각각 하락 예상…JB금융은 유지

"중기 대출 많아 지역경기에 민감…올해 20%이상 순익 감소 전망"

▲BNK금융그룹, DGB금융그룹, JB금융그룹.(사진=각사)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지방금융그룹의 올해 1분기 실적이 1년 전보다 10% 이상 악화된 것으로 추정됐다. 이중에서 JB금융그룹이 지난해와 같은 성적을 유지하며 그나마 선방한 것으로 관측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맞물리며 금융그룹사들의 실적 악화가 본격화한 것으로 예상된다. 

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방금융지주사인 BNK금융·DGB금융·JB금융지주의 1분기 순이익은 3565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3974억원보다 10.3% 하락한 것으로 추정됐다. 매출액은 1조8420억원으로 5.1%, 영업이익은 4722억원으로 6.2% 각각 감소한 것으로 관측됐다. 

순이익 순으로 보면 BNK금융이 16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DGB금융 990억원, JB금융 975억원 순으로 예상됐다. 반면 순이익 하락 폭을 보면 BNK금융 순이익이 전년 동기의(1870억원)보다 14.4% 하락하며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됐다. 이어 DGB금융이 전년 동기(1129억원)에 비해 12.3% 하락했다. 그나마 JB금융은 전년 동기와 같은 순이익을 유지하며 선방한 것으로 예측됐다. 

올해 국내 금융그룹들의 영업환경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던 가운데 코로나19란 복병까지 겹치며 순이익 하락이 본격화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지난 2월부터 확산된 만큼 이번 1분기 실적에 어느 정도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그룹사들 순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유는 유가증권, 파생상품과 관련한 비이자이익 감소와 경기 악화로 인한 대손비용 증가, 은행들의 대출 강화 등 수익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저금리 기조에 따라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 하락이 불가피하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75%까지 내려 은행들의 예대마진은 더욱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다 지방금융그룹은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높아 경기변동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특히 DGB금융의 경우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한 대구·경북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어 지역 경기 영향에 따른 충격이 다른 곳보다 더욱 큰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대구·경북 지역은 올해 1분기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위축과 생산 차질 등으로 제조업이 직격탄을 맞았으며, 서비스업 경기도 전국에서 가장 악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경북 지역 기업체감 경기도 계속 하락하고 있다. DGB금융의 DGB대구은행에서 기업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69.3%로 이중 중소기업 대출 비중은 90.4%에 이른다. 대구·경북 지역의 경기가 악화될 수록 대구은행이 받는 직접적인 타격이 커진다. 

은행뿐 아니라 비은행부분에서도 부진이 예상된다. 대구은행 외 하이투자증권, DGB생명, DGB캐피탈, DGB자산운용 등 DGB금융의 비은행 계열사들도 코로나19 여파를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여 1분기 실적 변동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전망된다. 

BNK금융 또한 BNK부산은행과 BNK경남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높아 코로나19로 인한 지역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 부산은행의 기업대출 비중은 65.4%며 이중 중소기업 대출 비중은 90.7%, 경남은행의 기업대출 비중은 65.4%며 이중 중소기업 대출 비중은 93.1%다. 더구나 BNK금융의 경우 지난해 다른 금융그룹에 비해 금리 하락 영향을 더욱 크게 받아 이자이익이 전년 보다 감소했다. 올해 기준금리가 대폭 하락한 만큼 NIM 축소 영향이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 

지난해 성적이 좋았던 비은행·비이자이익에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지도 미지수다. BNK투자증권, BNK저축은행, BNK캐피탈 등의 비은행 계열사들이 코로나19 영향을 피하지 못한다면 순이익이 상승할 동력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JB금융의 경우 지난해 실적 상승 폭이 컸던 데다, 다른 지방금융지주사들에 비해 코로나19로 인한 직접적인 경기 타격이 상대적으로 적어 1분기 순이익 악화 정도가 낮은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다 코로나19로 인한 손실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비은행 부문이 적다는 점이 역설적으로 JB금융 순이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자본비율이 다른 금융지주사들 수준으로 높아졌다는 점도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JB금융의 지난해 말 보통주 자본비율은 9.67%,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은 13.16%로 확대됐다. 단 올해는 세계 경제가 코로나19발 금융위기 상황으로 확대되고 있어 연말까지 순이익이 10% 이상 감소할 수 있다는 게 증권가 예측이다. 

코로나19가 세계적인 확산세로 이어지고 있고 국내 경기에도 타격을 미치고 있는 만큼 1분기 이후에도 지방금융그룹의 수익성은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연말까지 국내 8개 금융지주회사 순이익은 전년에 비해 20% 이상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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