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칼럼] 코로나, 바이오, 기업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04.09 09:26

장민후 테라젠이텍스 경영기획 이사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전 세계가 위축된 가운데서도 꽃이 피고 봄은 찾아왔다.

그러나 아직 모든 나라가 봄은 아니다.지구 반대편의 미국,유럽에서부터 가까운 일본, 이란, 인도에 이르기까지 코로나19로 총 206개 국에서 아직 불안과 절망의 계절을 보내고 있다.

특히 유럽에서는 이탈리아,스페인을 필두로 독일,프랑스,영국, 스위스까지 심각하다.서방 선진국 의료 방역 행정 체계에 대해 가지고 있던 막연한 환상도 산산이 깨졌다.세계 최대 감염국이 된 미국은 초동 방역에 실패했을 뿐 아니라 의료보험과 행정체계가 민낯을 드러냈고,신생아 사망과 부족한 의료장비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어쩌다 이 지경이 됐냐는 자성과 탄성이 이어지고 있다.일본은 검사를 미루면서 사실상 방치하는 과정에서 후진적 국민성과 지도력을 드러냈고 사수하고자 했던 올림픽마저 급기야 연기당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우리의 코로나19 대응 방식이세계 모범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높은 의료 인프라, 위기 때마다 빛을 내는 국민의식,행정 시스템과 리더십 등 여러 요인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이번에도 빼놓을 수 없는 ‘명품 조연’은 단연 기업이다.

자발적 격리 일상의 불편함을 줄여주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성시켜 준 것은 온라인 기반 유통 업체였고, 확진자동선뿐 아니라 동네 약국의 남은 마스크 개수까지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서비스, 직장인의 재택 근무, 학생들의 온라인 개학 추진 등이 가능했던 것은 IT 기업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업적인 부분 외에도,경증환자 생활치료시설로 사용할 수 있도록 사옥과 연수원 등을 지역에 제공하고 경영난에 직면한 협력사의 고용 안정과 자금 지원에 나서는 등 이번에도 기업들은 위기 극복에 팔을 걷어붙였다.

특히 이번 코로나19 해결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곳은 제약 바이오 기업이었다. 꿈을 먹고 자란 바이오 기업들이 모처럼 저력을 보여줘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동안 바이오 분야 내에서 상대적으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진단 업체들이 선두에 섰다. 묵묵히 축적해 온 독자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번 사태에 누구보다 발 빠르게 대처했고,우리나라를 세계적 ‘진단 강국’으로올려 놓았다. 검사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거나 검사를 하고 싶어도 할 능력이 없는 국가들과 우리는 국격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줬다. 지금도 전 세계에서 진단키트를 보내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주말 밤낮 없이 공장을 돌리고 신규 채용까지 하고 있지만 2달치 주문이 이미 밀려 있다고 한다.

덕분에 진단 업체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전대미문의 세계적 패닉 증시 속에서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으며, 단번에 조 단위의 시가총액을품게 됐다.

진단 업체에 이어 신약 관련 기업들도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기존의 유사 항바이러스제를 응용하거나 AI(인공지능)를 활용한 신약재창출 연구 등을 통해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만성질환 치료제나 폐질환 치료제로 손상된 장기를 복구하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유전자가위나 줄기세포 기업들도 힘을 보태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다.

현재 유전체 업계를 중심으로 NGS(차세대 염기서열 분석)기술과 AI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전 세계 감염 경로 추적 시스템 구축도 진행 중이다. 완성이 된다면 더 이상의 확산을 막을 수 있는 효율적인 글로벌 방역체계를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관련 기사에는 결국 해답은 기업이라는 댓글이 달렸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일로 국민 의식 속에 만연한 반기업정서가 조금이나마 누그러지길 바라본다.

코로나19가진정세에 접어들면서, 어느새 다가온 총선 열기도 높아지고 있다. 여러 후보자들의 총선 공약들을 훑어 보니 바이오 산업에 대한 내용도 상당하다. 바이오 산업단지나 신약클러스터 조성, 산학연 강화를 비롯해 전략산업 지원과 규제 완화까지 내걸었다.

세계가 우리나라 바이오 기업들을 주목하고 있다.바이오 기업들이 위기 속에서역량을 보인 만큼 바이오 기업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코로나와 총선 이후에도 지속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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