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멕시코 거부로 1천만 배럴 감산합의 '난항'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04.10 08:11

▲OPEC



OPEC+(석유수출국기구인 OPEC과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가 다음달부터 두 달 간 하루 1000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할 것이란 소식이 나왔지만 멕시코의 수용 거부로 결국 합의가 종료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OPEC+는 9일 긴급 화상회의를 열고 5월1일부터 6월30일까지 두 달간 현재보다 하루 1천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OPEC+는 7월1일부터 올해 말까지 하루 800만 배럴, 내년 1월부터 2022년 4월까지는 하루 600만 배럴을 단계적으로 감산할 예정이다.

그러나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산유국들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주도로 하루 1천만 배럴의 감산안에 잠정적인 합의가 회의 초반에 이뤄졌으나 멕시코가 동참을 거부하고 회의에서 이탈하면서 합의안이 불발 위기에 처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한 대변인을 인용해 "OPEC+은 멕시코의 참여없이는 감산에 나서지 않고 10일에 다시 회의를 진행할 의향도 없다"며 "대신 이날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에너지장관 회의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전했다. 

타스통신 역시 OPEC+는 이날 회의 후 낸 성명에서 "합의안 타결은 멕시코의 동의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OPEC+가 잠정 합의를 본 1천만 배럴의 감산안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하루 250만 배럴씩 감산하고 이라크가 100만 배럴, 아랍에미리트(UAE) 70만 배럴, 나이지리아 42만 배럴 등 나라별로 감산 부담을 일부 떠맡기로 했다. 멕시코에게 제안된 감산량은 하루 40만 배럴로 전해졌다. 

합의를 불발시킨 멕시코의 로시오 날레 에너지장관은 회의 종료 직후 트위터를 통해 향후 2개월간 하루 10만 배럴의 감산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날 국제유가는 감산안 논의에도 급등락 장세 끝에 폭락세로 장을 마감했다.

9일 브렌트유 6월물 가격은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원유 감산 논의에 힘입어 장중 10% 가까이 치솟았다가 전날보다 배럴당 4.14% 내린 31.48달러에 마감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5월물 가격도 배럴당 9.3% 떨어진 22.7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논의되는 1천만 배럴의 감산안이 합의되더라도 충분하지 않다는 관측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 경제매체 CNBC는 "잠재적인 감산규모가 큰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수요 둔화를 메우기엔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G20 특별 에너지장관회의가 한국시간 기준 10일 오후 9시 영상회의 형식으로 열린다. 회의에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비롯해 G20 회원국 에너지 장관과 국제에너지기구(IEA) 대표 등이 참석한다. 

사우디 정부는 성명에서 "G20 정상회의의 의장국으로서 에너지 시장을 안정시키는 협력을 강화하는 국제적 대화를 강화하기 위해 G20 에너지 장관 회의를 개최할 것"이라고 요청 사유를 밝혔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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