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뿐만 아니라 장도 파킨슨병 발병에 중요 요인 될 수 있어"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04.28 14:27
"뇌뿐만 아니라 장도 파킨슨병 발병에 중요 요인 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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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등의 신경퇴행 환자나 고령자의 뇌에서 흔히 관찰되는 변형된 녹말 양소체.

[에너지경제신문 이나경 기자] 파킨슨병은 장에서 시작된다는 가설이 사실일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파킨슨병은 중뇌 흑질의 도파민 분비 뉴런(신경세포)이 소멸해 생기는 대표적인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팔과 다리의 떨림에서 시작해 신체 강직, 불안정한 자세 등의 증상으로 진행하다가 나중엔 누워서 지내는 상태까지 악화한다.

28일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의 파트리크 술리반 의료 전염병학 교수팀은 뇌의 뉴런뿐 아니라 장(腸)의 뉴런도 파킨슨병의 발생에 중요한 작용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담긴 논문을 저널 ‘네이처 제네틱스’에 발표했다.

인간의 신경계는 서로 기능이 다른 수백 개 유형의 세포들로 구성됐다.

여러 신경정신 질환의 원인을 이해하고 치료제 개발에 도전하려면 특정 질환이 생겼을 때 어떤 유형의 신경계 세포가 연관됐는지 알아야 한다.

이에 연구팀은 생쥐의 유전자 발현에 관한 연구 결과를 인간 유전학과 연계해, 다양한 뇌 질환별로 어떤 유형의 신경세포가 문제를 일으켰는지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도파민에 반응하는 뉴런외에도 장의 신경세포가 파킨슨병과 연관돼 있을 수 있다는 예상 밖의 결과를 도출해 냈다.

또 뇌의 지지 세포 가운데 하나인 희돌기교세포가 파킨슨병의 발생 초기부터 영향을 미친다는 것도 밝혀냈다.

희돌기교세포의 손상은 도파민 반응 뉴런의 소멸이 시작되기 전에 진행됐다. 이는 희돌기교세포가 파킨슨병의 발생 초기부터 깊숙이 관여한다는 걸 시사한다.

의료 생화학·생물 물리학과의 연구그룹 책임자인 옌스 옐링-레플레르 박사는 "동물 실험에서 지목된 데 이어 파킨슨병 환자의 뇌에서도 희돌기교세포의 손상이 확인됐다는 건 임상적 함의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희돌기교세포의 이런 작용이 확인됨으로써 사실상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는 파킨슨병 연구에 새로운 자극이 되리라는 기대도 있다.

논문의 제1 저자인 율리엔 브뤼오이스 박사후연구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희돌기교세포가 파킨슨병 치료의 매력적인 표적으로 부상했다"라고 평가했다.


이나경 기자 nakye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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